미란다는 정리왕 꿈쑥쑥문고 1
제프 슈피어글래스.다니엘 세인트언지 지음, 데이브 와몬드 그림, 윤승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늘 꺼내기만 하고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을 잊어버리는 한솔이. 한마디하면 두마디가 따라 나온다. "한꺼번에 치울려고 했다고요, 이거 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걸 해요?"등등. 그런 한솔이를 위해 이 책을 읽어주었다. 물론 자기 혼자서도 잘 읽지만, 이 책은 내가 읽어주는 게 좋겠다싶었다. 왜냐하면 읽으면서 한솔이 반응도 살펴봐야하고, 한솔이도 뭔가를 정리해야겠다는 마음이 들도록 유도해야했으니까.

 

물론 의도가 깔리면 책 읽기는 고역이 되고, 힘든 일이 된다. 그래서 최대한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읽어줬는데, 이 책은 그런 걱정을 안해도 되겠다. 나도 미란다의 삼촌 소유인 그 마술모자가 너무 갖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한솔이 물건만 어지럽혀져 있는건 아니니까..(^^) 배질선생님의 책상처럼 말이다.

 

미란다는 책상정리하는 날이 정말 싫다. 늘 깔끔하게 정리 된 닐라라면 아무 걱정할 것 없는 시간이지만, 마구 쑤셔 넣어놓은 미란다의 책상은 정리할 게 너무도 많기 때문이다. 반 친구들이 모두 닐라와 같은 건 아니다. 미란다의 책상만큼이나 지저분한 제이든도 있다. 제이든의 책상이 실수로 엎어졌을 때 온갖 잡동사니들이 튀어나와 미란다와 함께 쉬는 시간에 쉬지도 못하고 책상정리를 해야 했다. 미란다와 다른 점이라면 제이든은 천하태평이라는 것.

 

미란다는 오빠와 함께 알도삼촌 집에 갔을 때 삼촌의 마술모자를 하나 가져왔다. 알도삼촌은 마술사인데 여러가지 물건을 사라지게도 하고 나타나게도 한다. 그런 삼촌의 마술모자만 있다면 미란다의 책상도 그렇게 지저분해지지 않을거라는 생각을 한 것이다.

 

물론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책 속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하지 않은가? 게다가 그런 마술이 펼쳐지는 광경을 본 등장인물들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미란다가 삼촌의 마술모자를 학교로 가져갔을 때 일어날 일은 뻔하다. 그럼에도 미란다는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고 다양한 물건들을 집어넣어본다. 결국은 제이든까지 모자로 사라지는데, 제이든을 구출하는 장면이 재미나다.

 

판타지의 느낌을 주면서도 책상정리하는 미란다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은 책상정리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에서는 미란다가 마술모자를 알도삼촌에게 돌려주러 가서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를 깨닫는다. 뭐든 사라지게 할 수 있고 뭐든 나타나게 할 수 있는 삼촌도 집 청소와 정리를 위해 애를 쓴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그리고 삼촌 집에서 미란다는 어떻게 정리해야하는지 힌트를 얻는다. 그것은 바로 우리 일상과 관련지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거실과 부엌이 왜 나누어져 있는지, 그곳에 있는 물건들은 왜 거기 있는지. 결국은 책상 속도 마찬가지이다. 사용해야 하는 물건과 깊이 넣어둬야 하는 물건을 각각의 자리를 정하고 거기에 두기만 하면 된다. 마지막에 미란다는 배질 선생님의 책상도 정리해 줄 수 있을만큼 정리를 잘하게 된다. 이 책은 이래라 저래라 가르치는 이야기가 아니어서 읽는 재미도 있다. 판타지와 현실을 넘너다는 것도 그러하다. 다만 앞의 전개에 비해 마지막을 너무 서둘러 끝낸 느낌이어서 아쉬움이 든다.

 

결국 미란다가 책상 정리를 어떻게 했는지는 독자가 알아내야 할 몫이 아닌가싶다. 그건, 누구나 자기만의 물건을 정리하는 방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한솔이도 일단은, 자기 물건을 정리해놓았다. 다만 이게 언제까지 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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