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영 새싹 인물전 52
공지희 지음, 민은정 그림 / 비룡소 / 2013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이태영 변호사를 다룬 이 책을 읽은 후 검색을 해보았더니 다양한 기사가 눈에 보였다. 그런데 배우자, 아들, 손자까지 관련 인물로 검색이 되기에 살펴보았더니 아, 정치가 집안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태영이 결혼을 한 후에도 자신의 꿈을 쫓아 변호사 일을 하는 모습이 그 시절 분위기로는 어려웠을텐데 했더니... 결혼을 하고 일을 포기해야했던 내 경험이 오버랩되어서일까? 난 이태영변호사가 부러웠다.

 

큰일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그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마치 운명처럼 주어지는 듯하다. 물론 그 뜻을 펼치기 위해 그가 한 노력들이 그 기회를 만드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여자이기에 많은 것을 포기하고 살아야 할 수 밖에 없는 시대에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뜻을 펼치고 후대에 이름을 남기는 사람들이 있다. 이태영 변호사가 그런 사람이 아닐까?

 

나도 딸을 키우고 있다. 딸이어서, 여자여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것들이 있었고, 내 딸도 별반 다르지 않게 살 것이란 생각을 하면 갑갑하다. 시대는 변했고, 기회는 열려있다고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치면 말은 달라진다. 지금보다 더 어려운 시절을 살아왔던 이태영은 그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가족들의 헌신이 있었고, 격려가 있었고, 배려가 있었다. 지금도 여전히 결혼과 육아는 여성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그렇지만, 그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해내는 사람은 해낸다. 그녀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여성의 지위에 대해 고민했고,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 당당하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성의 사회진출을 달갑지 않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자신의 일을 성취해냈고, 여자가 밖으로 나돌면 가정에 소홀하게 될 것이라 말하지만 제대로 자식들을 교육시키고 사회의 쓸만한 인재로 키워냈다. 이 책은 이태영 변호사가 아이들을 어떻게 키워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꿈을 이루어 왔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훌륭한 어머니로서의 이태영이 아니라 훌륭한 사회적 인재로서의 이태영을 이야기한다.

 

가족법을 아이들에게 설명하기란 쉽지 않았다. 호주제가 있었고, 경제적으로 한 사람의 권리를 누리지 못했던 여성의 삶을 경험하지 못한 내 아이에게, 그리고 주변의 아이들에게 그것은 딴 나라이야기일 지도 모른다. 나는 그 변화의 과정을 살아왔기에 그 의미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안다. 그래서 나는 내 아이에게 너의 꿈을 좇아 공부하라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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