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좋은 형제 비룡소 전래동화 20
김용택 지음, 염혜원 그림 / 비룡소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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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이에게는 형제가 없다. 한솔이 또래 친구들도 형제가 없는 아이들이 많다. 그래서 이런 류의 전래동화를 읽힐 때 주인공을 자기화하기가 많이 어렵다. 주인공과 같은 입장이 되면 내용을 이해하기 쉬운데, 상상으로만 이해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던 탓이다. 그래서 한솔이에게 사촌 형제들을 떠올려보라고 말했다.

 

가끔 전래동화를 읽을 때면 이런 상황에 부딪치곤 한다. 보편적인 정서를 담고 있어서 오랜 세월동안 전해내려왔을 터이나, 형제애란 것이 무엇인지 경험해보지 않은 아이가 상황을 이해하기에는 참 힘들었다. 물론 표면적인 내용 이해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힘들게 살까봐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어주는 마음이 어찌 아니 이쁠까?

 

잘 알고 있는 옛 이야기지만 전래동화를 책으로 만날 때면, 작가의 표현방법이나 그림작가의 그림을 유심히 보게 된다. 전래동화란 것이 원래 입말로 전해지던 것이니, 읽어줄 때도 입말이 딱딱 떨어지게 표현되는 것이면 더 좋겠다 싶었다. 구수한 사투리가 섞인 이 책도 읽어줄 때 제법 리듬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림은 색감이 화려거나 눈에 확 띄지는 않으나, 계절의 변화는 물론이고, 농촌의 삶을 잘 보여주는 그림이었다. 형네 집의 개와, 아우네 집의 고양이까지도 아이의 눈길을 사로잡고, 자식이 셋이나 되는 형네 집과 이제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우네 집의 모습도 쏠쏠한 재미였다.

 

형제 간의 이야기지만, 우리 이웃으로 시야를 확장해도 좋을 듯하다. 내가 많이 가져서 내 배가 부른 것이 아니라, 내가 적게 가지더라도 더 필요한 곳에 전달하는 마음씀씀이 말이다. 한솔이와 이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한솔이가 낟가리가 형집과 아우집에서 왔다갔다 하면서 원래대로 똑같아졌다는 것을 이해하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다. 아, 전래동화에서 수학을 언급해야하는 심정이란...^^;

 

전래동화는 잊혀져 가는 우리의 문화를 들여다보게 할 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삶의 지혜를 알려준다는 생각이 든다. 형제의 문제를, 부모자식간의 분제를 그 인물에서 벗어나 시야를 좀더 넓게 한다면 의미가 충분히 확장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동화가 바로 전래동화가 아닌가싶다.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책을 읽고 있는 한솔이의 모습이 심각하다. 형제가 없으니 형제간의 우애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동생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그 이유는 단순하게도 집에서 같이 놀 친구가 없어서 심심하기 때문이라는 한솔이에게 자기것을 나누어주어야 하고, 혼자 모든 걸 가져서도 안된다는 것을 잘 알지는 못한다.

 

의좋은 형제는, 자신이 가진 것을 서로에게 양보를 하고 서로가 잘 살기를 바랐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었다면 이렇게 책으로 혹은 이야기로 전해지지도 않을 것이다.

 

어쨌거나, 사촌형제를 떠돌려보게 하면서 책을 읽었더니, 이렇게 일기장에 써놓았다.

아빠와 작은 아빠를 떠올린 것을 보니 그나마 이해는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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