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212
헬린 옥슨버리 그림, 피터 벤틀리 글, 노은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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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책을 보다가,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지금처럼 다 갖추어진 장난감도 없었지만, 만들 수 없는 것도 없었다. 주변에 있는 모든 것이 장난감이었고, 그걸로 상상 속의 모든 세계를 다 만들었다. 수건 하나를 갖고도 공주의 머리장식이 되기도 하고, 드레스가 되기도 하고, 아름답게 수놓아진 이불이 되기도 했다.

 

그러고보면, 조금 없는 것이 차고 넘치는 것보다 훨씬 좋았다는 생각이 든다. 완벽하게 꾸며진 소꿉놀이 주방세트가 없어도 그보다 더욱 완벽한 주방이 있다고 생각하며 놀았으니까.

 

이 그림책 속의 잭과 자크, 캐스퍼도 큼직한 종이상자 하나, 낡은 이불보 한장, 막대기 몇 개, 마대 두 장과 깨진 벽돌로 튼튼한 성을 만든다. 거기서 그들은 용과 싸우고 괴물을 물리친다. 아이들의 상상이 만들어낸 세계에서 그들은 해가 지는 줄도 모르고 논다. 그러다 거인(부모)들이 나타나 하나 둘 기사를 데려가고 잭은 혼자 남아 외로운 성을 지킨다.

 

무섭지 않다고 생각해보지만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 잭을 데리러 온 커다란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은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마구마구 솟는다. 어른인 나에게는 이 그림책이 어린 시절의 놀이를 떠올리게 해주었는데, 한솔이에게는 어떤 걸 보여주었을까?

 

아마도, 잭과 자크, 캐스퍼가 놀았던 것처럼 그렇게 상상에서는 못만들 것이 없다는 걸 알았을까? 아니면 아이들의 모험이 끝나고 엄마, 아빠의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왔을 때의 포근함을 느꼈을까?

 

한솔이는 커다란 종이상자를 하나 가지고 나와서 바퀴를 그리고, 원반던지기 하는 장난감을 가지고 와서는 핸들을 만들어서 멋진 차를 만들어내고는 거실을 돌아다닌다. 여자아이치고는 좀 엉뚱한 걸 만들긴 했지만, 그럼 어때? 오늘은 우리집이 고속도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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