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늘보 두 마리
타카바타케 쥰 지음, 문시영 옮김 / 국민서관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나무늘보 두 마리'

늘 토끼나 호랑이, 사자, 다람쥐 같은 동물 이야기만 읽던 한솔이에게 다른 동물이 등장하는 책을 읽어주고싶어서 선택한 책이다. '동물'을 그려보라거나, 동물과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그 많은 동물들을 다 놔두고 오로지 '토끼'만 선택하는 한솔이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 뿐만 아니라 한솔이 친구들과 같이 책놀이를 할 때 보면 그 또래들이 선택하는 동물이 언제나 거기서 거기였다.

 

이 책을 선택한 건 단순히 '나무늘보'라는 동물때문이었는데, 뜻밖에도 아이들에겐 큰 웃음을 준 책이었다. 특히 책의 첫머리에 옮긴이가 '나무늘보의 말을 천천히 읽어주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말을 써놓았는데, 정말이었다.(!!) 글밥이 적기때문에 후루룩 넘기며 읽어버리면 이야기를 음미할 겨를이 없다. 정말, 천천히 읽으면 그림의 내용과 어우러져 큰 재미를 주는 그림책이다.

 

이 책에는 네 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나는 특히 첫번째 '비가 온다'가 참 좋다. 나무늘보 하면 느리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그 느림의 절정을 보여주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싶다. 나무에 매달려 있던 나무늘보 두마리가 비가 오자, 너무그늘로 가서 비를 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어찌나 느린지 나무그늘에 다 닿기도 전에 비에 흠뻑 젖은 채 비가 그치고 반짝 해가 나온다. 그 뒤에 비행기가 만든 구름 모양을 보면서 자신들과 닮은 구름을 보는 장면이 있지만, 나는 이 앞 부분이 참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읽은 뒤, 한번 더 읽어달라고 해서 읽어줄 때, 아이들은 나무늘보가 나무그늘로 가서 비를 피하려고 할 때 "안돼~! 가지마~!"라고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나무늘보의 말을 흉내내면서 천천히 걸어다니기도 했다. 큰지막한 그림에 오로지 나무늘보 두마리만 등장하지만 큰 재미를 준 책이었다.

 

그 뒤에 '아, 올챙이다'는 역시 느린 나무늘보의 모습을 표현했지만, 한번 돌아볼때마다 뒷다리가 나오고 앞다리가 나오고 개구리가 되는 것은 웬지 작위적이고 뭔가 알려줘야한다는 느낌이 강해서인지 별로였다.

 

맨 뒤에 등장하는 '나도 할래'는 마지막에 고릴라가 나타나 생각지도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이 뜻밖의 즐거움을 주어서 그것도 괜찮았던 것 같다.




한솔이가 그린 나무늘보.




 

옮긴이의 말대로 나무늘보의 말을 천천히 읽어주는 것이 포인트라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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