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 난다 신난다 - 제7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동심원 3
이병승 외 지음, 권태향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절판



제7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 수상작가들의 동시집이다. 신인들의 시를 읽을 때는 기대하는게 있기 마련이다. 특히 동시를 읽을 때면, 더욱 그러하다. 지은이가 이미 어른들이기 때문에 어른의 눈으로 본 아이들의 세계를 그릴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지 않기를 바라기도 한다.

 

시인들의 약력을보니 6~70년대생이다. 나와 동시대를 살아온 작가들이다. 내가 바라본 아이들의 세상과 그들이 바라본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 시인의감수성으로 그려진 그들의 시를 읽는다.

 

이병승 시인의 시를 먼저 보자.

'15층 아파트 계단 내려가기'를 읽다가 그 장면이 생각나서 피식 웃었다. 엘리베이터 괴물이 꿀꺽 삼킨 동생을 구하기 위해 마법의 숫자 버튼을 누른 오빠. 엘리베이터에서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없는데 층마다 문이 열릴 때 느끼는 짜증은 다르 한번씩은 경험했을 듯하다. 아이들에게는 이렇게 놀이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어른들이라면 버럭 화라도 냈을텐데 도끼눈을 뜬 동생은 "오빠!! 너무해!!"라고 외친다. 귀엽다. 그래도 얘들아, 그런 장난은 안하는 게 좋겠는데? (^^)

 

'지구의 일기'는 아이들의 생활이 '지구'와 묘하게 오버랩이 된다. 입기 싫은옷 입히는 엄마, 놀고 싶은데 꼼짝 말고 있으라는 엄마, 살살 하라는데 등을 빡빡 미는 아빠, 싫은데 뭘 자꾸 바르라는 엄마. 아무래도 아이와의 생활은 아빠보다 엄마가 많다보니 하기 싫은 거 시키는 건 온통 엄마네. 지구도 입기 싫은 두껍고 딱딱한 콘크리트옷을 입어야 하고, 소나무 전나무 갈대 솜털까지 다 밀리고,. 집도 밀고 산도 밀고, 농약도 바르고 제초제도 바르고 폐수도 발라서 싫다고 말한다. 그 상황이 묘하게 겹쳐져서 울림이 있다.

 

'때린다는 것'을 읽으면 마음 한켠이 짠하다.

 

김미희 시인의 시를 읽으면 또 다른 느낌이다.

소나기를 피해 처마 밑에 숨어서는 '소나기'를 따돌렸다고 말하는 능청스러움, 수두 갑옷을 입고 ㅇ오빠 앞을 어슬렁가리는 동생의 모습이 재미나다.

 

박승우 시인의 시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이야기가 많아 조금 다른 느낌이었다. '모기 사이렌'은 마치 지금 우리집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웃음이 나왔고, '백점 맞은 연못'은 하늘 선생님이 빗방울로 동그라미를 친다는 표현이 상큼했다.

 

이 새로운 시인들이 앞으로 아이들 세계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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