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망까망 섬의 까망이 미래그림책 92
다비드 칼리 지음, 이도영 옮김, 필립 지오르다노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9년 2월
평점 :
절판


“까망까망 섬에 까망이가 살고 있었습니다.”를 흥얼거리는 아이.

 

이 책에 대한 한솔이의 반응은 혼자서 “까망까망 섬에 까망이가 살고 있었습니다.”를 흥얼거리는 데서 알 수 있다. ‘까망’이라는 단어의 느낌이 재미나나 보다. 단순하고 간단한 형태의 그림이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지 계속 “이건 뭐예요?”라고 물어 온다. 까망박쥐 코모리와 까망이는 멋진 사진을 찍기 위해 색깔이 있는 섬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멋진 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까망이의 모습은 우리 한솔이와도 많이 닮아있다. 한솔이도 카메라를 들고 엄마 뒤를 쫓아다니며 엄마를 찍거나, 혼자서 화분에 핀 꽃을 찍기도 한다. 찍은 사진을 확인하면서 엄마 말을 흉내 내듯 “이건 안 예쁘네. 다시 찍자.”라고 말하는 한솔이의 모습이 까망이의 모습 속에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초록섬에서 발이 빠진 까망이의 발에 초록 씨앗이 묻는다. 첫 번째 섬인 초록섬에서 까망이가 씨앗을 묻혀왔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이후의 섬에서는 그런 말이 안 나온다. 이런 설명이 계속 되었더라면 이야기로서의 묘미를 잃어버렸겠지. 여러 섬을 여행하는 동안 까망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경험을 하고 그것을 통해 배우게 된다. 아무 것도 얻지 못한 무의미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 까망이에게 코모리는 이렇게 말한다. “아니야, 까망아. 섬을 돌아다니면서 넌 이미 세 가지나 배웠잖아. 멋지게 보이는 것도 때론 위험할 수 있고, 먹어도 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덥석 먹었다가는 아플 수 있고, 섬처럼 보여도 물고기일 수 있다는 사실 세 가지!”라고.

 

경험만큼 좋은 스승도 없다고 했던가. 사실, 이렇게 대놓고 교훈을 설명하는 이야기를 나는 별로 안 좋아한다. 생각할 것이 줄어들기도 하고, 재미없는 이야기가 되어 버리니까. 대신 이 책에서는 까망이의 다른 섬 여행 이야기는 간략하게 서술하고만 있다. 오렌지섬, 라일락섬, 하양섬에서 까망이는 무엇을 배웠을까?

 

한솔이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4살짜리와 하는 대화가 다 그렇겠지만, 책 내용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정도이다. 달콤한 향기가 나는 꽃이지만 벌이 오지 않는 이유, 예쁘기는 하지만 맛이 없는 열매, 진짜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섬에 대해 언젠가는 이해를 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

 

까망이가 결국 자기 섬으로 돌아왔을 때 까망이는 실망을 하지만, 다른 섬을 여행하며 가지고 온 색색의 씨앗들은 까망섬을 예쁘고 아름답게 변화시킨다. 까망이가 가만히 앉아서 까망섬에 만족하며 살았더라면 이런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도전과 모험은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게 하고 또한 그로 인해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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