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동화가 숨어 있는 풀
하늘매발톱 지음, 정혜정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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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난 동화가 숨어있는 풀....에서는 도라지, 쑥, 부들, 꽈리, 벼, 보리, 인삼, 녹두, 고추, 고구마, 목화를 만날 수 있다. 이름만 놓고 보았을 때 생소한 것은 [부들]이고 나머지는 모두 익숙한 것들이다. 그런데 책을 펼쳐보니 [부들]도 주위에서 쉽게 보았던 풀이었다. 내가 이름을 몰랐을뿐. 다행이다. 이 책을 통해 [부들]의 이름을 알게 된 것도 내게는 큰 수확이라고 할 수 있다. [풀]이라 하면 딱 떠오르는 이미지는 위의 풀들과는 차이가 있다. 식물을 풀과 나무로 구분해보면 알 수 있지만, 내게는 풀의 이미지는 잡초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번에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번 풀을 인식할 수 있었다. 우리가 풀을 풀이라 인식하지 못하는데는 풀을 잎만 연상하기 때문인듯하다. 그 열매나 뿌리, 줄기를 우리가 늘 이용하고 있으면서도 모르는 것은.

 

어릴 때 기억으로 민요 도라지는 아주 익숙하다. 어느날인가 도라지꽃을 직접 보고 이렇게 꽃이 예쁜지 몰랐어요라고 했던 기억이 있다. 민요 도라지가 말하듯 산천 가득한 것이 도라지였나보다. 참고로 나는, 도라지나물을 아주 좋아한다. (^^) 이 책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는 도라지는 그만큼 우리에게는 익숙한 것인데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만큼 익숙할까? 의외로 도라지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 많을 것같다. 특히 인스턴트 음식을 즐겨먹는 아이들에게 우리 나물반찬은 언제나 뒤로 밀리기 일쑤니까 더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도라지꽃을 보면 민요 도라지도 불러보고, 도라지꽃이 된 처녀 이야기도 해주자. 예쁜 꽃을 보면서 노래도 듣고 이야기도 듣고, 또 반찬으로 먹어도 좋지~!!

 

단군신화에 나오는 쑥이야기만 알던 내게 쑥국과 쑥국새 이야기는 신선함이었다. 겨울이 끝나갈 무렵 엄마와 함께 쑥을 캐러 다녔던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도 초봄이 되면 여기저기 쑥캐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도로변에서도 쑥을 캐고 있는 사람들을 보며 공해에 찌든 쑥을 먹을 수 있을까? 했더니, 시장에 나오는 쑥이 다 그렇고 그런거란다. (우리 어머니 말씀). 지난 봄에는 산에 올라가 쑥을 캐었다. 그 쑥을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떡도 만들고 쑥국도 끓여먹었는데, 말려서 간 다음 미숫가루 만들 때 섞어도 아주 좋다. 게다가 이 책을 읽어보니 일본이나 중국에도 쑥이 있지만 우리 나라 쑥이 그 약효가 좋다고 하니 건강음식으로 개발해봄직하다.

 

부들, 아, 그게 부들이었구나. 항상 저 풀은 참 이상하게도 생겼구나 했는데, 그것이 부들이었다니 참 재미있다. 그 이름이.

 

꽈리, 요즘은 꽈리로 피리를 부는 아이들이 없겠지만, 꽈리를 보게 되면 꼭 한번 해보고싶다. 아쉽게도 꽈리를 직접 만나기가 좀 어려웟던 것 같다. 가을 단풍보다 더 빨갛게 익은 꽈리가 참 예쁘다.

 

벼는 우리 민족의 주식이다보니 벼에 관련된 이야기가 참 많은 것같다. 굳이 벼 자체가 아니더라도 옛 이야기에 끊임없이 등장을 한다. 요즘은 쌀수입이니 뭐니 하여 구설수에 많이 오른 벼지만, 벼는 먹거리로서만이 아니라 집이나 생활용품에도 많이 사용된 재료이다. 일전에 친정집에 갔다가 볏짚을 조금 얻어왔다. 감을 사왔는데, 볏짚을 깔고 홍시를 만드는 중이다. 우리 아이가 홍시를 맛있게 먹을 수 잇도록 벼가 도와주는 셈이다.

 

보리하면 보릿고개요, 보리죽이야기가 탁 튀어나온다. 그만큼 어려운 시절을 함께 해온 곡식이자 풀이라고 할 수 있다.

 

인삼, 고려인삼이 왜 그리 유명할까? 한국의 인삼이 세계최고인 것은 누구나가 아는 사실이지만, 요즘은 그 명성도 가격 앞에 무너지고 있다. 아무래도 비싼 고려인삼이 효능이나 효과면에서 좋긴 하지만, 그 효능이나 효과를 제대로 홍보하지 못한 탓인지 외국에서 만든 싼 인삼제품들이 고려인삼보다 많이 팔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듯이 요즘은 포장이 중요한 시대인 것같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인삼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발전시킨다면 포장의 허영은 벗겨질것이다.

 

전봉준이 녹두장군이었지? 녹두는 보통 녹두죽이나 빈대떡을 부칠 때 사용하는 걸로 알고 있다. 녹두가 노란 이유가 참 재미나다.

 

고추나 고구마는 외국에서 들어 온 식물이지만 우리 삶속에 꽤 크게 자리잡은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외국에서 들어온 식물이라 옛 이야기가 생략된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다. 좀더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동화가 숨어있엇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목화솜을 얻어온 적이 있다. 아주 조금이지만 무슨 체험전에서였던 것 같다. 요즘이야 무거운 목화솜이불을 잘 하지 않지만 목화 덕에 우리 조상들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풀 이야기를 읽다보니 우리 주변에 이렇게 재미난 이야기가 많은 풀들이 자란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리스로마신화나 서양의 이야기들을 통해 알려진 꽃말들처럼 우리 식물들에도 무수한 이야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아이와 함께 우리의 풀 이야기를 할 때 엄마가 뻐기며 이야기해줄 수 있겠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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