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 청소년을 위한 논어 어른이 되기 전에 꼭 한 번은 논어를 읽어라 1
판덩 지음, 하은지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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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가 대입 논술 출제 고전인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라는 책 표지의 문구가 마음에 들지 않기는 하다만... 일단 '논어'는 읽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이 책의 저자 판덩은 청소년의 관심을 고려하여 '공부'에 관련한 주제만 다루었다고 서두에 밝히고 있다. 논어의 핵심 취지가 '배움'이기 때문이며, '공부'는 학습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인간관계, 일상생활, 교우관계 등 모든 것이 배움에서 시작한다. 


목차를 보면 1장 '지겨움'을 '즐거움'으로 전환하기, 2장 공자가 말하는 격이 다른 '공부', 3장 그 누구도 아닌 '나'를 위한 공부법, 4장 공부의 블랙 레벨 락지자를 향해 로 구분하고 있다. '공부'가 '학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청소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이 책에는 '청소년'이 아닌 '직장인'을 대상으로 쓴 내용이라고 해도 좋을 부분들이 있어서 책을 읽는 대상에서 벗어난 내용이 아닐까 싶었다.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내가 중고등학교를 다니던 때는 '한문'이라는 과목이 있어서 논어의 유명한 구절들은 접해본 기억이 있다. 그때의 기억이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주입식교육이라 지탄받는 과거의 교육법도 나름 의미는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첫 장에서 제일 먼저 다루고 있는 문장은 다음과 같다. 한자세대가 아닌 청소년을 위한 배려일까? 어쨌든 한자가 아닌 한국어독음으로 읽으니 참 이해하기 어렵다. 친절하게 아래에 한자를 설명하고 있지만, 조금 아쉬운 대목이다. 


子曰: "學而時習之, 不亦說乎? 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 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


지금도 또렷이 기억나는 문장이다. 논어의 첫 문장으로 이 문장이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은 평생토록 배워야 한다. 평생 공부를 시작하는 출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배움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어떤 마음과 자세를 갖춰야 할지 태도를 정해야 한다. 이 문장은 바로 공부에 대한 태도를 다지는 문장이다."(p.22-23)


이 책은 '논어'를 주제와 소재로 삼고 있지만, 논어의 구절을 설명하며 연관 있는 현대의 저서에서 내용을 차용하고 있다. 따라서 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다른 책의 내용도 함께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위의 문장을 설명하며 로버트 풀과 안데르스 에릭슨의 '1만 시간의 재발견'과 캐롤 드웩의 '마인드셋'과 같은 책을 언급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이 다양한 다른 책이나 내용을 공유하는 이유를 독자의 '지적결함'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 밝힌다. 무지함을 인정하는 것은 조금도 부끄러운 게 아니며, 그보다 더 부끄러운 것은 더 이상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자만심과 오만함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우리가 배워야 하는 지식과 지혜는 책에만 나와있는 것이 아니며 세상 만물을 깨닫는 이치는 어디서든 배울 수 있다. 


曾子曰: "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


증자는 매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며 세 가지 이상으로 자신의 인생을 반성했다. 첫 번째 질문은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도모하면서 충실하지 않았는가?'는 자신의 일에 관한 것이다. 자신의 일에서 충실하다는 것은 바로 '전문성'을 뜻한다. '충실히 다른 사람을 위해 일을 도모'하려면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몸은 따라오기 마련이다. 적극적으로 자신에게 처한 문제를 고민하고 파악해야 한다. 이것이 충실함을 바탕으로 '생각을 갖고 일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는 학업에서의 자세가 될 터이고 직장인에게는 업무 태도가 될 것이다. 


두 번째 질문은 '친구와 사귀면서 믿음이 있지 않았는가?', 즉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이다. 인간관계는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서로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기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 질문은 '전수한 것을 익히지 않았는가?'이다. 이는 배우고 제때 익히는 것을 말하기도 하고 스승으로서 자기 반성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가르치기만 하고 실천을 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3장에서는 '나 자신을 위한 공부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 중 하나는 '실수를 만천하에 드러내라'는 부분이 있다.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而內自訟者也."


살다보면 누구나 실수를 하거나 잘못을 저지른다. 그런데 이것을 처리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아주 낮은 수준의 대처는 자신이 무슨 잘못을 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늘 남 탓을 한다. 두 번째 대처는 잘기 잘못은 '인지'하지만 '인정'하지 않는다. 이들은 자기 잘못인건 알지만 다른 사람이 지적하는 것 참지 못하거나 마음 속으로는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지만 절대 그것을 시인하지 않는다. 세 번째 대처는 자기잘못의 공론화이다. 즉 자기 잘못을 깨닫고 그것을 사람들 앞에서 솔직하게 고백한다. 공자는 비판적 사고를 해야 하며 그것은 남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비판해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결정을 하기 전에 내 생각이 과학적이고 공평한지, 논리적인지 의심하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읽기에 큰 어려움이 없다. 공자의 삶과 지혜는 2500년 전의 고리타분한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나의 삶에도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내용이 있다. 많은 이들이 논어를 읽고 인생의 깨우침을 얻듯, 청소년들에게도 힘이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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