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로 읽는 합스부르크 역사 역사가 흐르는 미술관 1
나카노 교코 지음, 이유라 옮김 / 한경arte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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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류의 책들 중 일본 작가의 책이 제법 많은 것 같다.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 가면 오디오 해설이나 도슨트 해설을 듣곤 하지만, 관련 도서가 있다면 바로 사는 편이다. 특히 도록은 반드시 사는 것 중 하나였는데, 요즘은 도록도 좀 부담되어 고민이 된다. 


마침 서울에 갈 일이 생겼고, 간 김에 이 전시도 보고 오려고 한다. 실은 10월 29일 토요일에 서울에 갔었고, 그 다음 날 보러 갈 예정이었는데 이태원 참사로 그냥 내려왔다. 다시 서울에 올라갈 일이 생겨 이번에는 보고 오려고 예매도 해두었다.


합스부르크 600년


합스부르크 역사는, 뮤지컬 앨리자벳 때문에 조금 알고 있다. 때마침 얼마 전에 앨리자벳을 보았고,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전시도 있어 이 책을 읽는 것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합스부르크 왕조는 6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어 유럽역사의 핵심이자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12점의 명화를 소개하며 합스부르크의 역사를 소개한다. 저자 스스로 밝히고 있듯이 이러한 시도는 편향적일 수 밖에 없다. 오스트리아의 합스부르크 계통에는 명화라 부를 만한 작품이 드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브레히트 뒤러, 베첼리오 티치아노, 디에고 벨라스케스, 엘 그레코 같은 화가에 의해 그려진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들의 역사를 잠깐 들여다볼 수 있다. 


합스부르크 사람들은 신에게 선택받은 특별한 존재라 생각하며 자신들의 푸른 피를 자랑스러워했다고 한다. 그 피를 다른 천한 피와 섞이지 않도록 그들은 혈족 간의 결혼으로 근친혼이 많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제1장 알브레히트 뒤러, '막시밀리안 1세'


15세기 말 독일왕 겸 신성로마 황제가 된 막시밀리안 1세는 합스부르크가가 베출한 영웅이었다. 치세 기간 26년 중 25차례의 원정을 떠났으며, 용병제도의 아버지이자 독일 최초의 르네상스인이었다. 그는 고대 로마제국의 재건보다 독일어권의 합스부르크왕조를 강화하는데 힘썼다. 


뒤러가 그린 <막시밀리안 1세>는 황제가 직접 의뢰한 초상화이다. 합스부르크가의 특징인 매부리코와 툭 튀어나온 아래턱은 눈에 띄지 않게 그려졌다. 뒤러는 막시밀리안 1세가 죽은 후 초상화를 완성하는데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다가 새 황제에게서 정산을 한다. 막시밀리안 1세는 혼인 외교를 펼쳤는데, 혼인을 통해 영지와 재산을 불려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장 베첼리오 티치아노, '황제 카를 5세의 기마상'


황제 카를 5세의 기마상은 높이가 3미터가 넘는 기념비적 대작이다. 47세의 카를은 날카롭고 용맹해보이는 외모와 주걱턱까지 왕으로서 위엄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우수에 찬 눈빛과 철학적이라 할 법한 표정을 짓고 있다. 초상화는 대부분 의뢰인의 비위를 맞추기 마련이라 미화되었을 거라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그림을 명화라 하는 것은 대상의 장점을 순식간에 파악하고 그 장점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제6장 디에고 벨라스케스, '시녀들'


벨라스케스의 '시녀들'은 꽤 유명해서 본 적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이번에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이라는 전시에서도 단연코 이 '시녀들'의 그림 중앙에 있는 마르가리타 왕녀가 주인공이었다. 이 그림에는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데, 그림 속 화가가 무엇을 그리고 있는지, 화가와 시녀가 누구를 바라보고 있는지 등등. 


제11장 프란츠 사버 빈터할터, '엘리자베트 황후'


우리에게 가장 유명한 그림이라면 바로 이 '엘리자베트 황후'가 아닐까? 뮤지컬 엘리자벳을 본 이후 누구나 떠올릴 수 있게 된 그림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들의 역사를 되짚어볼 수 있었다. 나는 엘리자벳을 꽤 오래전 시대의 인물이라 여기고 있었는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에 좀 놀랐다. 


이 책의 작가는 일본 사람이다. 그래서 명화를 비교하거나 설명할 때 일본의 것과 비교 설명을 한다. 이런 부분을 읽을 때, 나는 우리 나라 작가가 이런 책을 쓰지 않은 점이 늘 안타깝다. 650년이라는 긴 기간을 유지한 왕조라며 치켜세우지만, 일본 바로 옆에 조선도 500년이나 이어져온 나라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점에서 한국 작가들도 '전시', '공연', '예술' 작품 등과 어우러지는 책들을 출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읽고 전시를 본다면 훨씬 전시를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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