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시대 일자리의 미래 - 세계 1위 미래학자가 내다본 로봇과 일자리 전쟁
제이슨 솅커 지음, 유수진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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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칼립스와 로보토피아가 있다. 사람들은 로봇과 직업의 미래를 이 두가지로 보았다. '로봇, 자동화, 인공지능으로 야기되는 비극적인 미래인 로보칼립스와, 기계가 인류를 위해 모든 일을 처리하는 천국과 같은 로보토피아'(p.15). 영화나 먼 미래를 다룬 소설 속 세상은 로보칼립스에 가깝지만, 우리가 원하는 세상은 당연히 로보토피아일 것이다. 물론 현실은 그 중간 어디쯤일지도 모른다.

로봇이 보편화되는 세상이 오면 직업 또한 변화할 것이다. 직업의 미래 역시 긍정적인 것과 부정적인 것 두 가지 면을 다 보여준다. 자동화의 영향을 덜 받는 직업이 있는가 하면 자동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도 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공유 공간'이 유행하고 있었다. 일은 혼자서 하지만 공유 공간에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회사의 일원인 것처럼 여길 수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이 된 이후에는 공유공간의 인기는 시들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많은 것을 바꿔놓고 있다.

자동화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제조업에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여러 산업군에서 일자리가 사라지고 새로 생겨난다. 일의 특성이 정형화되고 반복적인 것들은 자동화되어 로봇으로 대체되기 쉽다. 반대로 많은 교육이 필요하고, 많은 사람과 대면해야 하는 직업은 오히려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2020년 미디어를 통해 '의료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는데, 이 책에서도 그렇게 설명한다. 이 책이 기본적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데이터와 연구자료이기 때문에 우리의 실정과는 맞지 않는 부분도 많다. 그러나 보편적인 흐름은 비슷하다. 미국에서 일자리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분야는 미국 인구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직업이 차지하고 있다. 개인 돌봄 지원, 공인 간호사, 재택 건강보조원, 음식준비/서비스 근로자, 간호 조무사 등의 직업이 그러하다. 미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20개의 직업 중에서 13개가 건강 관련 직업이라고 한다.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미래의 직업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자동화의 위험이 높은 비숙련직업과 저임금 직업은 실업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 이후 사람들 사이의 거리 두기를 실현하는 기술에 우선순위가 주어질 것으로 본다.

우리는 로봇과 자동화로 인해 시간의 여유와 자유로움을 느끼기를 바란다. 이로 인해 업무 시간뿐 아니라 개인 시간도 자유로워진다. 사물인터넷으로 제품 큐레이션 품질은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지적했듯 서점에서 즐거운 문학적 발견을 하거나, 우연히 마주치는 즐거움 등은 사라진다. 우리는 자동화로 인해 시간으로부터는 자유로워지지만, 우리의 선택을 앗아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자동화로 인해 키오스크와 ATM이 늘어난다. 우리는 패스트푸드점의 주문 시스템이 이미 키오스크로 바뀐 것을 보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셀츠계산대가 점점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셀프서비스 혁명이라고도 하는 이것은 현실이다. 이제는 누군가의 주문을 받기 위해 반드시 사람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아도 된다. 키오스크에서 스스로 주문을 하고, 음식이나 물건이 나오면 스스로 가져간다. 그런가하면 테이블에 비치된 스마트 기기로 주문을 하고, 계산을 마치기도 한다. 이러한 키오스트와 자동화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앗아가지만 그 이면에서는 물건이나 음식을 만드는 인력은 더 필요해지므로 일자리는 추가적으로 증가한다.

제조업 일자리가 하나 줄어들 때마다 그 지역에서는 1.6개의 일자리를 잃게 된다고 한다. 제조업 일자리를 잃는 지역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는 이유다. 그러나 첨단기술과 관련한 직업에서는 5개의 일자리가 추가로 창출된다. 그러므로 국가나 도시가 비숙련 노동자를 위해 해야 할 일은 숙련된 노동자를 고용하는 첨단기술기업을 유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많은 것들에 공감하며 읽었지만, 5장 사회보장제도는 조금 의외였다. 미국 사회보장제도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사회보장이 있는데 이 제도들로 인해 미국 정부 부체 수준에 가장 큰 위협이 될 것이며 미국 경제 성장에도 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가 궁극적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사회보장제도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은 사회보장제도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나의 평소 생각과는 다른 내용이어서 공감하지 못했다. 사회보장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세수확보가 필요하고 이는 자동화를 야기한다. 그렇게 되면 각종 세금 부담이 증가하고, 의료보험료도 증가하며 최저임금 인상 위험으로 고용주들이 서둘어 자동화를 추진한다는 것이다.

보편적 기본소득은 한국에서도 자주 언급된다. 보편적 기본소득의 전체 개념을 봤을 때 소득재분배와 함께 본격적인 공산주의의 낌새가 보인다고 말한다. 아니 여기서 공산주의의 낌새라니. 저자는 유럽이 기본소득을 지지하는 이유로 유럽인들이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제로 모르기 때문이라고 전한다. 즉 공산주의에 대해 잘 모르는 유럽인들이라서 지지한다는 것이다.

나는 '공산주의'라서 문제가 된다고 보지는 않는다. 기본소득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의 가장 아래 쪽에 있는 욕구, 의식주에 관한 욕구를 보장하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자신이 일한 만큼 노동의 대가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면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게 더 낫다는 말일까?

보편적 기본소득을 공짜로 지급하는 돈으로 볼 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성인이 지원금을 받아 물건을 살 수 있다면, 그것들의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한다. 저자는 물가가 올라가고 세금이 올라가므로 보편적 기본소득은 기술 개발이나 투자, 경제 활동 전반에 대한 의욕을 떨어뜨린다고 한다. 나는 내가 아직 순진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인간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것이 주어지는 세상이라면 좀더 나은 것을 만들어내며 살아가지 않을까? 적어도 굶거나 추위나 더위로 죽거나 하지는 않을테니까.

어쨌든, 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교육에 있다고 말한다.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자동화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다. 로봇의 시대에도 살아남는 직업을 가지려면 교육을 통해 전문성을 가져야 하고, 늘 더 배우기 위해 준비하여야 한다. 저자의 주장에 100% 공감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는 어차피 알 수 없는 것이므로 이런 주장도, 저런 주장도 새겨들을 필요는 있다. 어떤 것이 인간의 존엄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다 함께 잘 살 수 있을까?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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