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일기 징검다리 동화 2
이은하 지음, 황보순희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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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빼앗긴 일기, 2007
저자 : 이은하
그림 : 황보순
출판 : 한겨레아이들
작성 : 2010.04.23.




“대화란 무엇인가? 모든 마찰의 해결책이기 이전에,”
-즉흥 감상-




  마음을 담는 그릇이자 비밀 친구와의 진솔한 대화. 그리고 양심의 거울 등 다양한 수식어와 함께하는 일기. 하지만 그 화려한 이면에 배신감을 느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 책을 한권 만나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구석으로 몰려 분노의 어둠을 뿜어내고 있는 소녀의 표지에 이어, 그 소녀가 일에 치여 힘겨워하는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자신과의 약속을 잊은 엄마에게 화를 내게 되는군요. 
  그렇게 친구 집을 들르게 되는 소녀가 아버지의 생신 상 준비를 돕게 되었지만, 얼큰하게 취해 돌아온 아빠의 주정으로 상과 음식들이 엎질러지게 되는 등 친구와 함께 자신이 살고 있는 집으로 오게 됩니다. 그리고는 지난날을 추억하던 두 소녀가 잠이 들게 되었고, 늦은 시간 퇴근해 그 둘을 지켜보던 엄마가 딸아이 친구의 일기장을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게 되는데요. 그 결과 일기를 책으로 만들자는 의견을 통해 두 소녀는 말 못할 고민을 통한 고뇌의 시간을 가지게 되는데…….




  흔히 ‘세대차’라는 말로 압축되는 부모와 자식의 심리전. 그리고 그것의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대화. 하지만 그거 잘 되고 있습니까? 이 작품에서도 묘사되고 있듯 아이는 나름 대화를 시도하려하지만 ‘네가 알긴 뭘 알아?’라는 식으로 그것을 무시하고 있지는 않으신지요? 결국 작품속의 소녀는 연이은 배신감으로 구석으로 몰려 폭발해버리고 마는데요. 그런 소녀의 모습에 내심 뜨끔하고 말았습니다.



  대화란 무엇입니까? 사전을 열어보면 ‘마주 대하여 이야기를 주고받음. 또는 그 이야기’라고 되어있습니다. 하지만 의사소통이라는 것이 잘 되어야 대화大化가 되지, 그렇지 않을 때는 대화大禍를 초례하게 될 것인데요. 억눌려있던 화가 폭발해버린 아이. 이젠 어른의 시점으로 세상을 마주해야한다는 것을 강요받고 있다지만, 여전히 부모님과 마주할 때면 억눌려있는 마음속의 친구가 느껴지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동안 나름 노력의 시간을 가져왔다지만, 칭찬보다 잔소리가 쉽다는 것이 만고불변의 진리라면 계속되는 노력보다도 그 원인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생각이 되었는데요.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아이슬란드의 화산폭발과 화산재가 끼친 영향만큼이나 치명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화의 단절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그리고 ‘억눌림’은 어떻게 시작되는 것일까요? 이 작품은 그 원인으로 개인이 지닌 심연의 봉인을 담당하는 기록의 거짓과 빼앗김을 통한 자아정체성의 상실을 말하고 있다 판단해볼 수 있었는데요. 의도치 않게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게 됨으로서 발생하게 되는 배신감. 그것에 대해 이 작품은 그 사소한 시작으로 대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럼, 오늘하루도 ‘보고’가 아닌 ‘대화’로 마침표를 준비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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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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