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꽃 - 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
전희식.김정임 지음 / 그물코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똥꽃-농부 전희식이 치매 어머니와 함께한 자연치유의 기록, 2088
저자 : 전희식, 김정임
출판 : 그물코
작성 : 2009.10.21.




“나에게는 아직 철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즉흥 감상-




  우선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궁금증을 해결해드리겠습니다. 저는 2급 정사서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만, 공무원 시험을 따로 보아야만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데 알아 충격을 받았다는 것을 일단 넘기고, ‘인턴’이라 적혀있는 명찰을 달고 ‘계약직’으로 도서관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표현을 빌리자면 ‘백수’인 편인데요. 아무튼, 여느 날과 같이 무엇인가 신난다는 기분과 함께 열심히 일하고 있던 저에게 느낌의 화살을 거침없이 꼽아버린 책이 한 권 있었다는 것으로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음~ 하지만 어떤 흐름을 지닌 이야기책이 아니었기에 진행과정에 따른 내용의 요약에는 무리가 있겠는데요. 그래도 나름대로 적어보면, 노인성 치매로 고생 중이신 할머니 한분과 그런 그녀를 또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귀농생활과 더불어 자연치유의 방법에 적극적인 그녀의 아들이 그녀와 함께하는 삶의 기록들이 하나 가득 담겨져 있었습니다. 제목인 ‘똥꽃’마냥 소박하면서도 자연의 구수한 향기가 풀풀 풍기고 있었으니, 조심스러우면서도 다부진 마음으로 추천장을 내밀어볼까 하는군요.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각자의 어머니를 어떤 식으로 마주하고 계신가요? 무한의 잔소리장이? 모든 일의 해결사? 네?! 다리 밑에서 자신을 주워주신, 분명 친엄마는 아니라구요? 으흠. 아무튼, 개인적으로 마주하고 있는 어머니는 날이 가면 갈수록 어떤 일에 대한 명확성이 약해지시며, 어떠한 결정사항에 대해서도 뚜렷한 답을 주지 않으시고, 모든 일을 삶의 진리와 성찰로 설명하시는 동시에, 어머니 또한 한명의 사람일 뿐이라는 것을 생활의 실수들을 통해 증명하시느라 바쁘시며, 특히 맏이인 저를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노력하시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시는 길을 걷도록 조율하시는데 혼심의 힘을 쓰고 계신다 판단중인데요. 물론, 이밖에도 은근히 흉에 가까운 평가를 적어볼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정말 불효자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었구나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자나 깨나 자식걱정일 뿐인 어머니께 너무 과잉보호 하시는 것 아니냐고 난리를 피운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던지라, 차마 이때까지 배운 것이 있다고 반말을 하지 않고 있었습니다만, 모든 질문에 기계적으로 네, 아니오를 일관하고 있는 저 자신을 발견해 볼 수 있었는데요. 으흠. 즉흥 감상에 적은 것 마냥 철분 함유량이 높은 음식을 많이 섭취(?)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똥꽃. 사실, 처음 이 제목을 접했을 때만해도 ‘똥’과 관련된 동화를 먼저 떠올리고 말았습니다. 거기에 ‘요즘 동화들은 전부 똥 판인가?’라는 농담을 들었었다보니 일순간 주춤하기도 했었는데요. 저자의 소개 글과 책장 사이사이로 함께하고 있는 정겹고도 그리운 사진들을 마주함에 있어 만남의 시간을 결심할 수 있었으며, 잔잔한 감동의 시간 또한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예비군 훈련으로 2박 3일의 동원에 참가하여 읽으면서는 군 생활 중으로 찾아다녔던 치매노인 분들이 떠올라,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치매노인과 사회에서 그들을 마주하는 시선과 자세에 대해 많은 생각의 시간을 가지기도 했는데요. 현재는 과거와 미래 속에서 숨 쉴 틈 없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했을 때. 우리 부모님들은 물론이요 나또한 그들의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이 세상이 좋아지는 방법을 열심히 궁리해봐야겠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삶이란 무엇입니까? 마음안의 광기를 즐거움으로 포장해 미친 듯이 달려보고는 있다지만, 그것은 어떤 의미를 함께하고 있는 것 일까나요? 남이 걸어가지 않는 길을 걸어 나간다는 부분에서 ‘개척정신’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들지 않아 다른 적당한 말을 찾는 중에 있습니다만, 해야만 한다기보다는 미친 듯이 하고 싶어서, 그리고 그렇기에 이 세상에 웃음꽃을 피워 보이고 싶다는 것으로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TEXT No. 1050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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