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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 제1회 문학동네신인작가상 수상작, 3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1996
지음 : 김영하
펴냄 : 문학동네
작성 : 2020.02.22.
“대신 파괴의 흔적을 남기지 말아주오.”
-즉흥 감상-
검붉은 보름달을 배경으로, 눈송이 꽃이 피어있는 나뭇가지를 마주하며 허공을 유영중인 누군가가 그려진 표지를 살짝 넘겨봅니다. 그러자 지금까지의 쓴 작품들을 통한 작가의 소개는 살짝, 화집을 보며 지난날을 회상하는 사람으로 시작의 문을 엽니다. 그리고 의뢰인과의 만남을 기다리며,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를 밝히는데…….
책을 읽어보니 ‘나’는 물론, ‘유디트’, ‘C’, ‘K’와 같은 이름이 나오는데,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구요? 음~ 제가 읽어봐서는 이야기의 중심에는 세 명의 인물이 있는 것 같습니다. 형과 동생 그리고 여자인데요. 형은 ‘나’이자 ‘K’, 동생은 ‘C’, ‘유디트’는 ‘세연’… 음? 책을 읽는 동안에는 이렇게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출연진의 관계를 재확인하며 ‘K가 아무리 노력해도 강아지는 형에게 갔다’고 하는 부분을 발견했는데요. 그렇다는 건 ‘형’이 ‘C’이고, 택시를 운전하는 것이 ‘K’이자 ‘나’같은데, 으흠. 뭔가 시점이 왔다갔다하는 기분에 혼란스러운데, 이 부분에 대해 정리된 내용이 있으면 따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캐릭터 구분이 종종 안 될 때가 있어서요.
즉흥 감상은 어떤 의미냐구요? 음~ 이 책은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다 받아들였습니다. 그것이 누구의 죽음이며, 그런 죽음을 어떤 시선으로 말하는지 적어버렸다가는 스포일러가 되니 말을 아낄까 하는데요. 이 부분만큼은 책을 통해 감상과 생각의 시간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아무튼, 즉흥 감상은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 같은 누군가의 죽음이, 생각지도 않은 순간에 뇌리와 가슴을 힘차게 노크했던 지난날이 떠오르자 적어본 것인데요. 다른 분들은 이 책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셨을지 궁금해집니다.
책은 재미있었냐구요? 음~ 인물간의 관계에서 혼란을 느낀 것 말고는 술술 읽혔습니다. 특히 예술작품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은, 본문이 시작되기 전에 부록처럼 수록되어 있는 명화를 참고하자 이해가 편했는데요. 그럼에도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캐릭터의 인생 이야기는, 크게 와 닿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런 인생을 살아온 이들이 있었다고만 받아들여졌는데요. 혹시 이 작품에 대해 멋진 해석이 가능한 분이 있다면, 따로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제목은 어떤 의미냐구요? 글쎄요. 제목을 처음 들었을 때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생을 마감하도록 하는 행위’를 의미하는 ‘존엄사’에 대한 이야기인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본편을 읽으면서 ‘의료 행위’와는 관계가 없는 이야기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자신 정체성을 증명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에서 벗어나려 노력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는데, 혹시 다른 의견이 있는 분이 있다면 손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죽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감히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불경스러운 단어라구요? 점에서 시작해 점으로 돌아가는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니 너무 걱정할 내용이 아니라구요? 우리는 모두 매트릭스의 세상 속에서 살고 있을 뿐이라구요? 으흠. 다양한 의견 감사합니다. 아무튼, 개인적으로는 대자연이 가진 순환 시스템의 일부이기에, 생이 끝나기 전에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고 싶은데요. 우선은, 음. 지금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해보려 합니다.
그럼, 또 어떤 작품의 감상문으로 이어볼지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요. 저도 저를 파괴할 권리가 있지만, 가능하면 그 파괴가 긍정적인 재조립을 위한 발판이었으면 합니다.
덤. 감상문을 쓰고 있는 현재. 자고 일어났더니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확진자수가 폭발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데요. 그 사태를 이용하려드는 분들의 모습이 그저 안타까울 뿐입니다.
TEXT No. 3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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