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주권 빼앗겨도 좋은가? - 농촌 위기와 시인 김남주 이야기 철수와 영희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 5
김덕종.손석춘 지음 / 철수와영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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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7월 박근혜 정부는 쌀 전면 개방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최소한의 의견 수렴조차 없는 무례한 발표였다. 하지만 언론은 외면했거나 축소했고 대다수 사람들도 침묵했다. 인터넷 여론을 주도하는 네티즌들도 조용하다. 2014년은 갑오농민전쟁 120주년을 맞은 해였다.

이 책은 기자 출신인 손석춘씨가 해남군 농민회 회장이자 시인 김남주의 동생인 김덕종씨와의 대담을 엮은 책이다. 철수와 영희(이땅의 보통 사람들)를 위한 대자보 시리즈로 나온 책 중 한 권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쌀, 매일 먹기 때문에 그 소중함을 잘 못느끼고 있기도 하다. 그러는 동안 우리는 우리의 곳간을 다 내주고도 그 위험성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나부터도 기사로 잠깐 읽은 기억은 나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못한 문제다.

이땅의 농민들, 농자천하지대본이라 하지만 갑오농민전쟁이후 지금까지, 아니 지난 역사이래로 단 한번도 자신들을 위한 정권을 가져보지 못한 채 수탈의 대상이 되어 왔다. 이 대담을 읽다보면 그들을 이해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지 못한 죄책감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잘 들어야겠다. 아니 그들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밥줄에 관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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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상 - 비밀 노트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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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우연히 손에 들었다가 내려놓지를 못했다.
아고타 크리스토프.. 밀란 쿤데라에 비견되는 동유럽 작가라는데 워낙 동유럽 문외한인 나는 그녀의 작품은 처음이다.
서문도 해설도 없이 시작하는 이 책은 무엇하나 자세한 배경을 알려주지 않는다. 심지어 상권 <비밀노트>에서는 주인공인 쌍둥이 형제의 이름조차 나오지 않는다. 다만 작가의 고향이 헝가리라는 사실에서 2차 세계대전 막바지 무렵 독일군이 가고 해방군인 소련군이 들어오는 어느 시골마을이 배경이겠구나 싶다.
이야기는 철저히 아이들의 시선에서 쓰여졌다. 전쟁 상황이고 자신들을 개자식들이라 부르는 할머니 아래서 자라는 상황이지만 아이들은 너무 똑똑해서 그 누구보다 강한 생존기계가 되어간다. 아이들의 시선이 놀랄만큼 순수하다가도 끔찍할 만큼 대담하다. 그 어떤 전쟁 소설에서 묘사하는 것보다 훨씬 극대화된 비극을 경험할 수 있다.
요즘은 세 편의 소설이 합본으로 출판되었다고 하는데 원래는 각각 따로 발표된 소설이라고 한다.
일단 한 권을 집어들면 멈추지 못하고 다음 권을 읽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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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라고 하고 싶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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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1-23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곡을 찌르는 문장입니다.
 

나는 자기계발서를 싫어한다. 자기계발서들이 내 자존심을 건드리며 나를 자학하게 만들기 때문일지 모른다. 결국 모든 문제의 원인은 `나`라고 하니까. 요새 자기계발서의 남용을 비판하며 시스템적인 원인은 시스템으로 풀어야 하는데 개인의 관점에서 책임을 지우는것이 문제라고 주장하는 책들을 보면서 적극 동조하기도 했다. 그래서 처음 이책을 보고는 혹시 내가 극혐하는 부류의 책이 아닐까 했다.
그렇게 잔뜩 의심을 품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상하게 끌린다. 그간 내가 내세웠던 논리들이 철저히 나를 포장하고 있었단 것을, 나는 그것을 알면서도 겉으로는 환경이나 사회구조의 탓으로 돌리며 용기가 없어서 내 내면 속으로 숨었다는것을 들키게 된다.
자꾸 내가 숨기고 싶은 내 본모습을 들키는 기분.
결국 내가 문제인거야? 모든걸 개인의 문제로 돌린다면 사회구조적인 문제는 누가 해결할 건가? 그렇게 비판적인 시선으로 보다가도.. 그렇지, 이게 개인의 문제라면, 내가 과거의 트라우마 따위에 얽매이지 않고 목적을 위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면 지금 내게 나타나는 문제들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이겠다. 개개인의 깨달음이 사회적 연대로 나타나면 사회구조의 변화도 이룰 수 있겠다 하는 행동의 심리학으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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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받은 식탁 - 세계 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
우에하라 요시히로 지음, 황선종 옮김 / 어크로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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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차별받은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음식 문화가 있다. 보통은 남이 안먹고 버리는 것이 요리재료가 된다. 이 책의 지은이는 오사카의 죽은 소나 말을 처리하던 부락 출신인데, 그 때문에 남들은 모르는 아부라카스(소의 내장을 바싹 튀긴 것)를 먹으며 자랐다. 이 책은 가난하고 핍박받은 사람들이 `왜 그런 음식을 먹어야 했을까`에 대한 해답을 찾는 과정이다.
억압받은 자들의 식탁이 묘하게 닮아있는 점 등을 보면서 사람들이 세상과 사회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지은이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고슴도치를 먹는 불가리아 집시들의 이야기도 놀라웠지만 아직도 카스트 제도가 남아있는 네팔의 불가촉민인 `사르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마음을 흔들었다.
소울푸드는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제는 차별이 공공연하지 않은 이유도 있을거고 차별 받던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그 음식을 배척한 경우도 있다.
얼마전 본 영화 <아메리칸 쉐프>에서 실직한 쉐프가 아들과 함께 뉴올리언스에 가서 샌드위치를 먹어보고는 그 맛에 반해 푸드 트럭을 오픈하는데 이 책을 읽다가 그 샌드위치가 생각나기도 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잇는 소울푸드는 엄마가 만들어준 요리다! 이 책의 지은이도 마지막에 엄마의 요리를 그리워하며 책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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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5-01-19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따뚜이,라는 영화와 한껏 순해지던 음식평론가의 얼굴이 떠올라요. ^^

달걀부인 2015-01-19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근데 아메이카셰프라는 영화는 괜찮앗나요?

살리미 2015-01-19 11:40   좋아요 0 | URL
가볍게 보기 좋은 영화였어요^^ 제가 음식이 나오는 영화를 무척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달걀부인 2015-01-19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보고..식욕이..너무 땡기면 중년인 저의 똥배..괜찮을까요? ㅋㅋㅋ

살리미 2015-01-19 11:55   좋아요 0 | URL
그건 장담을 못하겠네요 ㅋㅋ 버터를 잔뜩발라 굽는 토스트가 무지 땡기거든요 ㅋ

해피북 2015-01-20 0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울푸드는 엄마가 해준 요리! 명언이예요ㅎ 저두 영화이야기 묻고 싶었는데 달걀부인님이 먼저 문의하셨어요 덕분에 영화보지도 않구 버터바른 토스트가 먹고싶어 졌어요 허엉ㅜㅜ 배고파요ㅎㅎ

살리미 2015-01-20 01:40   좋아요 0 | URL
ㅠㅠ 지금 딱 출출할 시간이죠? 얼른 자야겠는데 배고파서 잠도 안올듯하네요^^

해피북 2015-01-20 01:44   좋아요 0 | URL
맞아요ㅎ 뱃속에 개구리가 한 마리 들었는지 자꾸 울어요ㅋㅋ물마시구 빨리 자야겠어요 오로라님두 꿀밤되세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