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극한 상황의 끝에서는 사람을 가장 비참하게 만드는 것이  희망이다.   

 

 

희망이나 전망이 없이도 살아야 되는 게 삶이다. 그리고 그게 현실이기도 하다. 희망을 전제하지 않고 어떻게 사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데, 나는 희망 없이도 역사가 가능하다고 본다. 오히려 헛된 희망이 인간을 타락시킨다. 인간은 헛된 희망 때문에 무지몽매해진다.  

「사무라이, 예술가 그리고 김훈 - 남재일과의 인터뷰」中   

  

그럼에도, 희망을 버리기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조금의 희망도 없다는 것이 명확하면 명확할수록 더욱 희망에 매달리게 되는 것이 인간이니... 인간으로 태어나 희망을 버린다는 건, 인간의 조건을 버리는 것과도 같은 일. 

그러나... 그러나... 버려야만 하는 희망.
순하게, 많이 다치지 않고, 잘 버려 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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