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징조들 그리폰 북스 2
테리 프래쳇.닐 게이먼 지음, 이수현 옮김 / 시공사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읽은 책은 "멋진 징조들" 이라는 장르 소설이었어요.
성경에 명시되어 있는 아마겟돈과 적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읽는 내내 웃겨 죽는 줄 알았어요.
천사랑 악마가 친구먹고, 바알세불(마왕)은 바보같고, 하느님의 대변자는 어딘지 사기꾼 분위기가 나고.
지구 멸망에 관련된 이야기가 그렇게 개그스러울 수 있다는 건 웃기잖아요.

그 책에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말예요.

하느님은 어딘가 좀, 정서적으로 문제가 있어요. 꼬여 있는 사람, 음. 사람은 아니군. 여튼. 같아요.
그래서 하느님이 날 그렇게 사랑하심에도 불구하고 난 기독교인이 못되나봐요.
난 꼬인 사람이 싫거든. 잘잘못의 처음과 끝, 원인과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것도 싫어요.
생각해 봐. 웃기잖아요.
아담과 이브가 사과를 먹지 않길 원하셨다면,
전지전능하신 하느님, 에덴동산에 사과 나무를 만들지 않으셨어야지.
왜 전지전능하다면서 불완전한 인간을 시험에 들게 만들어요?
인간을 만든것도 하느님일텐데. 인간을 인간으로 만들어 놓고 인간답게 행동한다고 분노하는건 뭔가 좀,
어폐가 있지 않아요?
그건 말이지, 마치, 엄마가,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 옆에 위험한 걸 놓아두고서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가 다치고 나면 반성은 커녕 아이를 막 나무라는 적반하장의 경우와 똑같다구요.

호기심이 많고 유혹에 약한 종족으로 만들지를 말든가,
유혹당할 거리를 완전히 제거해 버리든가. 전지전능하니까 가능했을텐데.

음... 이건 마치 뭔가, 함정수사 또는 유도심문의 냄새가 나지 않아요?
인간에게 원죄를 씌워놓기 위해 함정을 파 놓고 유도를 하고선, 늬들은 이제 평생은 커녕 종족이 멸망할 때까지
죄인이니라... 그러니까 반성하며 살아라... 이거 웃기잖아.
사과를 따먹은 건 아담 그놈이지 내가 아니란 말이지. ^^ 그 죄를 몇천년이 지난 뒤의 후손인 나한테까지 뒤집어 씌워서 넌 죄인이야, 라고 말하는 건 극악무도한 연좌제 중에서도 최악의 연좌제라구요.
게다가, 판사도 검사도 형사도 모두 하느님 혼자 해 버리다니 이 무슨 불공평한 법정이란 말예요?
공정성이 결여된 재판이니까
무효!!! ^^

음. 여튼. 어제 읽은 책의 내용이 대략 그런 내용이었어요.
내 평소 생각과 비슷한 데가 많아서 한참 키득거리며 읽었답니다.

하느님이 날 총애하시니까 나도 대충 하느님 봐 주고 사는 거죠 뭐. ^^
아아, 이렇게 불경스런 말을.

부처님 자식답게 깊이 반성하며,
크리스천 친구들이 본다면 경기를 일으키고도 남을 오늘 편지는 이만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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