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강 밤배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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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을 택하는 사람들의 유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미안해 다. 최근 이은주의 유서에서도 다른 말은 흐릿한데 "엄마 미안해, 정말 미안해."라는 말만은 선명하게 기억이 난다. 그 미안해라는 말은 살아남은 사람이 지고가야 할 고통에 대한 미안함이겠지.

이 책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고통에 관한 이야기이다. 밤에 하얀 강을 배를 타고 건너는 것 처럼 몽환적인 주술을 통하여 남은 사람들은 그 고통을 건너 새로운 생활을 영위할 힘을 얻는다.

그래서 이 소설은 참 다정하다. 감수성이 지나쳐서 때로는 질려버릴 듯했던 그 문체마저도 이 소설의 분위기와 이야기엔 절묘하게 어울려 실연한 사람에게 유행가 가사가 가장 큰 위로가 되는 것 같은 그런 효과를 낳는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중에선 『키친』이후로 가장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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