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유용주 지음 / 솔출판사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밑바닥 인생을 체험한 작가가 써내려간 글이라는 점을 크게 광고하는 책이었다. 읽어보면 과연, 이 작가는 참 처참하고 처절하게 살아왔구나 싶다.

책의 첫 문장은 "내 문학은 내 삶뿐이다."라는 말로 시작하고 있다. 삶에 기초한 문학이란 튼튼한 뿌리를 가지는 것이 당연한 법, 유용주의 문학이 튼실하고 아름다운 뿌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당연하다.

그는 예민한 촉수를 가졌다. 그냥 스쳐지나갈 수 있는 것들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그것을 아름다운 언어로 표현해 낼 줄 안다. 시인에게 가장 중요하게 요구되는 재능을 지닌 것이다. 그의 비유법은 독특하고 생동감 있으며 낯선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비가 내리는 모습을 보고 "강은 소름이 돋았다.(p.28)"라고 표현해 내는 능력은 압권이다. 그의 촉수는 예민하고 그의 문체는 섬세하게 아름답다. 그리고 그는 부지런하고 성실하게 자연을 꼼꼼히 관찰한다. 땀을 흘리며 길을 걸어 거기에서 얻은 지식과 감성으로 글을 쓴다. 당연히 튼실한 뿌리를 가지고 있다.

본디, 시를 좋아하거나 읽거나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산문집을 읽고 나니 그의 시를 꼭 한번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그가 좋아한다는 이성부 시인의 시집도. (사실, 이성부 시인은 나도 좋아한다. 이성부 시인의 『봄』은 절창중의 절창이다. 기다려도 오고 기다리지 않아도 온다.)

그가 하도 극찬을 하기에 소설가 이문구의 소설집도 두 권 샀다.

남의 독서목록을 훔쳐보기도 오랜만이다. 참 좋은 글.

「좋은 작품은, 온 몸으로 일하고 치열하게 삶을 밀어붙인 사람에게서 나온다」
유용주, 『그러나 나는 살아가리라』, 솔출판사, p.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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