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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둘 다 놀고 있습니다
편성준 지음 / 몽스북 / 2020년 10월
평점 :
편성준씨가 전자책으로 낸 <제주에서 한달 살기>를 재밌게 읽었으면서도, 책 제목 딱 보고 이걸 읽어말어 살짝 망설였음을 솔직히 밝힌다. 왜냐하면 ˝너무 부러운데...˝ 심리였다. 사실 재벌 부모님의 유산이 있지 않는 한 누구도 세상을 살아나가는 데는 ‘돈‘에 자유로울 수 없는 걸 알면서도, 그저 마냥 부러웠다. 아직 다행히 남편이랑 꽤 죽이 잘 맞는 편인 나도 ‘놀면 잘 놀 수 있다‘는 막연한 부러움이 섞인 질투심ㅋ
그래도 의리가 있지, 함 읽어보자, 한줄평이라도 쓸라면하며 읽기 시작했다. 남녀가 사귀기 시작할때의 연애 심리, 소소한 생활의 이야기, 때론 어려움, 실수담들을 읽기 시작과 동시에 이야기의 매력에 빠져버려, 빨리 끝을 보고 싶어 회사 가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울 회사 사람들, 이 줄은 안본 척 해주시라) 다행히 금방 토요일이 되어 후딱 다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쓰는 문장이 짧지만 임팩트가 있는 건, 카피라이터로 다져진 습관인 듯 하다. 보통 페북 글도 충분히 그런데, 책에 쓴 글은 더욱 그렇다. 자신의 허당끼를 나열하면서도 문장의 재미에 빠지게 한다. 또 하나 깨닫게 된 점은, 우리 부부도 자의던 타의던 금방 ‘둘 다 놀게‘ 될 것이며 그랬을 때 성준씨네 부부만큼 엉뚱발랄하게 잘 놀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각자의 삶에서 잘 노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 젤로 행복한 거다. 사는거 뭐 있나... 싫은 사람 안만나고, 큰 곤혹을 치르지 않고, 슬렁슬렁 맛있는 거 먹어가며 살 수 있으면 되는거지^^ 성준씨네 부부가 계속 ˝잘 놀 수˝ 있기를(play) 바라며, 나도 그들의 노하우를 엿보았다가 언젠간 그렇게 살아보겠다는 야무진 다짐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