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희의 소설과 산문이, 곁에 와서 연달아 읽었다. 그녀의 첫 작품 <센티멘털도 하루 이틀> 소설집의 제목과 표지에 이끌려 보기 시작했으니, 알게 된지 벌써 6년. 김작가의 소설엔 이렇다 할 대단한 스토리가 있진 않다. 참으로 소소한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은 그저 평범하다. <복자에게>는 어릴적 제주 고고리섬-가파도 정도의 작은 섬-에서 만났던 옛친구 복자랑, 나이들어 판사와 원고의 위치에서 재회하게 되는 내용이다. 한 문장으로 해놓으니 조금 거창해 보이는데, 소설로 읽으면 그렇지 않다. 사람 사는게 다 그렇게 다시 얽히기도 하고 풀리기도 하는 것이다. 주변인물들을 통해서 다른 라인의 이야기를 섞어 놓는 것도 그녀 글의 특징이다. 90년도 투쟁시기에 일어난 고모 이야기, 주인공을 어렸을 적부터 좋아했던 오세, 경제적으로 능력없었던 가족, 해녀였던 복자네 할망이야기, 이선 이모 이야기... 이 또한 자연스러운 삶의 이야기들이다. 그녀는 이제 문단에서 상도 많이 타는 중심(!) 작가이다. 산문집을 보면 마흔 근처인 듯 한데, 그녀에게 또 다른 인생의 굴곡이 생길때마다 어떤 이야기로 깊어질지 기대가 되는 작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