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비가 나리시더니 오늘은 맑은 공기를 가르며 햇살이 아름답습니다.

이곳 정선에 내려 온지도 벌써 열흘이 지났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다보니 잠자리도 밥도 영 설고 어설퍼서

몸이 고단합니다. 집을 짓기도 전에 병이 나면 안될텐데.. 걱정이 앞섭니다.

 

제장마을에 들어 가면 전화도 메일도 원활하질 않아서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습니다.

임시로 쓰는 전화라도 하나 놓고 나야 조금 숨통이 트일듯 합니다.

4월부터는 같이 있을 사람들이 있어서 위안이 됩니다.

지금은 호주로 공부를 하러 가서 저 혼자지만 조만간 사람들이 합류하면

집 짓는 일에 속도가 붙을듯 합니다

 

정선에 일이 있어서 나오면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정선 도서관에 옵니다.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아서 언제라도 자리를 차지할 수 있지요.

지금도 햇살이 좋은 도서관 창가에 앉아서 메일을 씁니다.

아직도 눈이 쌓여 있는 산머리가 보이지만

햇살이 이렇게 좋은걸 보니 이제는 정선에도 봄이 오려나 봅니다.

멀리 있으면서도 이렇게 사랑하는 사람들을 그리면 편지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기쁩니다.

 

종종 연락은 드리지 못해도, 멀리에 서 혼자 있다보니 더욱그리워지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회가 되는대로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평안한 하루 되시길 빕니다.

 

- 정선에서 홍화씨 드립니다. 2005. 3.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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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홍화씨께서 정선에 정착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뿔뿔이 흩어져, 따로 또 같이
그렇게 조각나 있던지도 한해가 지난 것이다.
먼 훗날에는 물 좋고, 바람 좋고, 빛 좋은 정겨운 곳에서 모여 살기를 염원하며
도시의 마성과 부대끼고 있는 것이다.

부디,

부디 그의 새터에 새봄의 온기가 충만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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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5-03-23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선...1993년 봄에 아우라지 강을 갔던 기억이 납니다.
아우라지 강가의 치맛자락 날리던 댕기머리 아가씨 청동동상은 잘 있을까요?
님의 글을 읽으며 복귀하신 님의 서재에도 새봄의 온기가 충만해지고 있음에
마음이 따딴해집니다.^^

Laika 2005-03-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지 가득 따뜻한 햇살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햇살이 좋은 도서관 창가" 자리.....너무 좋습니다.
여흔님 반갑습니다. 제가 한동안 뜸해서 여흔님의 서재활동을 감지 못하고 있었네요..
여흔님, 비록 봄비소식은 있지만, 따뜻한 봄날 맞으시길 바랍니다.^^

김여흔 2005-03-23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파란여우님, 그 따딴한 마음 늘 간직해 주세요.
라이카님, 참 오랜만이죠? 백수가 되셨다구요? 이런 ... 님도 따딴한 봄날되시길.

stella.K 2005-03-24 0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여흔님이 정신에 계시다는 줄...울 언니있는 곳이라서요.^^

nugool 2005-03-24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종종 보이시니 좋습니다. 봄이 오나 했더니 다시 추워지다니요... 추운거 이제 정말 지겹네요. ^^:;;

잉크냄새 2005-03-24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민둥산 억새를 찾아떠났던 어느해 가을날이 떠오르네요.
민둥산은 오르지 않고 차로 돌아다니던 정선 국도변의 가을 풍경, 가히 예술이더군요. 언제 한번 더 다녀와야할 곳이란 생각이 드네요.
아, 그리고 아우라지 강가는 작년 가을에는 바싹 말라 있더군요. 황량한 모습으로...

김여흔 2005-03-24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텔라님, 네 제가 아는 분이 그곳에서 살게 되셨답니다.
너굴님, 그러게요. 운전을 하고 다니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니려니 지난 겨울은 유난히 춥더군요. 오늘도 봄볕은 따뜻한데 바람이 몹시 차더라구요. 건겅 조심하시구요.
잉크님, 정선도 다녀오셨군요. 저는 아직입니다. 이제 지인도 계시니 틈나는데로 가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