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쟈님 페이퍼에서...

인터뷰어: 외국인

인터뷰이: 드팀전

장소/일시: 회사 내 자리 컴퓨터 앞. 자정을 앞두고

가장 했복했던 때는?
초등학교 5학년때, 내 실투로 실점을 하고 마지막회 공격에서 역전 3루타를 쳤다. 외야수 뒤로 넘어가는 하얀공의 궤적이 아직도 기억난다.

가장 두려운 것은?
내가 오늘 집에 도착하지 못하고 병원 영안실에 있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사실을 누군가 아내에게 알려야 된다는 것

가장 어릴 적의 기억은?
아버지를 기다리며 흑백 TV에서 하는 만화영화를 봤다.


가장 존경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생각해본 적 없다. 이건 왜 모든 면접에 꼭 등장하는 지...

당신 자신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영화 <세븐> 기억나나...그 7가지 대죄다.





타인들에게서 당신이 가장 개탄하는 특성은?
모든 종류의 우상 숭배

가장 당혹스러웠던 순간은?
학교에 갔는데 팬티를 안입고 간 걸 나중에 알았다

자산을 별도로 하고, 당신이 구입했던 가장 값비싼 것은?
신혼여행 여행권





가장 소중한 소유물은?
나...self 

당신을 침울하게 만드는 것은?
어린 아이들이 어른들이 만든 세상에서 죽어나가는 것


당신의 외모에서 가장 싫은 것은?
입과 왼쪽 머리털

가장 매력 없는 습관은?
사람들과 이야기할 때 눈을 잘 처다보지 않는다.

가장무도회의 의상을 고른다면?
난 정말 유명한 디자이너가 만든 네이비블루 슈트를 한 번 입어보고 싶다. 연간 양복착용 횟수가 1-2/365이기때문에 


가장 죄책감이 드는 쾌락은?
사놓고 못읽은 책과 CD가 있는데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올때...

부모에게 빚진 것은?
그 분들이 채권자로 생각치 않으실테니 채무 관계 없다. 이 또한 그 분들 덕이다.

미안하다고 가장 말하고 싶은 사람은, 그리고 이유는?
죽기 전에 사랑한다고 말해주지 못했던 사람들...

사랑의 느낌은?
방배동 4거리에서 환호성을 지르며 팔짝 팔짝 뛰어다녀도 전혀 쪽팔리지 않는...

일생의 사랑은 무엇 혹은 누구인가?
생(生)

좋아하는 냄새는?
예찬이 냄새, 비오는 숲 길 냄새

그런 뜻이 아니면서 "널 사랑해"라고 말해본 적이 있는가?
없다. 만약 누군가 그런다면 '나도 딱 네가 하는 만큼은 사랑한다' 라고 말하겠다.

가장 경멸하는 생존 인물은, 그리고 이유는?
피(血) 위에 서 있으면서 그걸 모르는 사람들 

당신의 최악의 직업은?
이삿짐꾼. 내 육체 능력 밖이다

가장 큰 실망은?
'실망했다.' 라고 말하는 나를 바라보는 '실망'

당신의 과거를 편집할 수 있다면 무엇을 바꾸겠는가?
야구를 핑계로 피아노 학원을 때려치우진 않았겠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면, 어디로 가겠는가?
 20년 전으로만. 대신 군대는 면제 시켜 줘야한다.반드시

어떻게 쉬는가?
그때 그때 마음이 원하는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얼마나 자주 섹스를 하는가?
섹스의 의미에 달려있다.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갔던 때는?
지방도로 가로수를 들이박았을 때, 엄청난 속도감과 함께 '아..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신의 삶의 질을 향상해줄 단 하나가 있다면?
그래...로또 한 방이다 !! 이것 외엔 달리 돈 벌 재주가 전혀 없다.




당신의 최대 업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업적 좀 만들어야겠다.

삶이 당신에게 가르쳐준 가장 중요한 교훈은?
삶은 그대를 속인다는 것. 그것도 자주 여러 번...그러니 호들갑 떨지 말라는 것.

'삶이란 기껏해야 걸어다니는 그림자,
무대 위에서 주어진 시간동안 뽐내고 안달하다,
다음엔 더 이상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불쌍한 배우.
그것은 바보가 지껄이는 이야기, 음향과 분노로 가득차 있을 뿐,
의미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나니'

그런데 그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소중한 것이니 영원한 존재의 딜레마다.

우리에게 비밀을 하나 말해달라.
난 너무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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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8-08-21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의 문답을 읽으니 저도 해보고 싶은 충동이 스믈스믈 이는데 '가장' 이라는 말이 너무 많아서 엄두가 안나요... 가장 인상깊은 대답은, 야구를 핑계로 피아노를 때려치지 않겠다... 하하

드팀전 2008-08-21 09:11   좋아요 0 | URL
음...그 때가 대한민국에 프로야구팀이 생길때인데...
저역시 같은 반 아이들을 모아서 창단을 했습니다.^^
제가 구단주,감독, 투수, 3번타자 .다했어요. 독재야구구단

마노아 2008-08-21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답변과 저 사진이 놀라우리만치 잘 어울리네요. ^^

드팀전 2008-08-21 09:13   좋아요 0 | URL
제가 요즘 좋아하는 친구에요.
물려받은 돈은 많은데 막걸리통 돌 굴러가는 소리를 내는 어리버리 배트맨보다
훨씬 프롤레타리아적이지요.ㅋㅋㅋ

2008-08-21 02: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8-08-2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팀전님과 만나면 서로 당혹스럽겠어요. 난 상대방의 눈을 정시하는 걸 지나치게 좋아해서 항상 오해를 사죠.

드팀전 2008-08-21 09:16   좋아요 0 | URL
서로 다른 곳을 보니까 별로 당혹스럽진 않겠군요...조선인님은 저를 보시고 저는 술 잔을 바라보면 될 듯..ㅋㅋ
원래 거짓말장이들이 잘못본데요...

호랑녀 2008-08-21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로또한방 최고입니다 ^^
난 왜 저 생각을 못했을까.

드팀전 2008-08-21 12:13   좋아요 0 | URL
달리 돈 벌 재주가 있으신가보죠 ..^^

마늘빵 2008-08-21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랬었나요. 드팀전님이 눈을 바라보지 못하셨던가... 그랬던거 같기도 하고. -_-a

드팀전 2008-08-22 09:07   좋아요 0 | URL
^^ 그게 정확한거에요...
들쩍 날쩍 바라보기.

글샘 2008-08-26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잘 봤습니다. 산다는 게 고담 시의 조커 한 장 같은 건데...
살고 있을 땐 엄청 중요한 줄 안다는 거... 마치 자신을 에이스처럼 느낀다는 거... ㅠㅜ

드팀전 2008-08-26 09:17   좋아요 0 | URL
산다는 것은 엄청 중요한 일이지요. 조커인지 에이스인지 상관없이...

드팀전 2008-08-27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등은 넓고 팔은 짧아서 내 등도 잘못 긁어...
그러니까 다른 이의 손을 좀 빌리거나, 효자손을 이용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