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퍼왔습니다.저작권이 문제되면 바로 삭제할테니 알려주세요.^^)
<풍월당>이라는 곳이 있다.서울 압구정동인지 청담동인지 하는 곳에 있다.그곳은 한국 자본주의의 꽃이든가 아니면 하수종말처리장 중에 하나일 것이다.새로 옮긴 곳에 나는 아직 가보지 않았다.올 여름에는 한번쯤 들러볼 예정이다.
한국의 클래식 시장은 협소하다.음반 판매량도 90년대를 들어서면서 현격히 줄어들었다.각 지역마다 음악 사랑방 구실을 하던 대형 음반 매장들도 하나 둘 문을 닫았다.그런 와중에 풍월당이 등장했다.의표를 찌른 것이다.사람들은 이 매장이 과연 성공할까 걱정을 했다.그런데 몇 년이 지나고 풍월당은 한국 클래식 소비시장의 아이콘이 되었다.우리나라에서 클래식을 좀 듣는다고 하면서 풍월당의 존재를 모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풍월당은 "음악과 계급/자본과 문화" 등등 문화적이며 사회적인 차원에서 재미있는 질문들을 던지는 공간이다.내가 만약에 대학원을 갔다면 풍월당을 중심으로 문화적 현상에 대한 분석을 해봤을지도 모른다.
내 개인적인 결론이자 바람을 먼저 이야기하면..."서민을 위한 팡파르"가 아닌 "서민을 위한 풍월당"을 어딘가에 한 번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 부르디외를 잠깐 봐야한다.왜냐? 예술이나 취향이란 것이 무턱대고 독립적인 어떤 것이라고 믿는 신화가 우리에겐 너무 강하기 때문이다.
"부르디외는 행위자들이 가지는 취향을 선천적으로 물려받은 어떤 것이 아니라 행위자들이 스스로의 경험과 생활 속에서 획득한 후천적 성향으로 본다. 취향은 "구분하고 평가하는 획득된 성향"이며 "계급의 표시자로 기능 한다"(Bourdieu, 1984: 466). 취향은 순수하고, 중립적이고, 개인적인 현상으로 보여진다 할지라도, 객관적 계급위치와 함께 변화한다는 것이다. 취향은 객관적 계급위치의 사회적 위계를 반영하는 문화적 위계로 조직화되기 때문에, 취향들 사이의 갈등은 계급 갈등으로 간주된다(Turner, 1990: 516). 이처럼 부르디외에 의하면, 취향은 결국 소유하고 있는 물적·비물적 '자산'에 의존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자산의 소유는 각각의 사회계급들에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풍월당에 가면 왠지 어색함이 느껴진다.이건 수 십년전 압구정거리가 뜰 때 구경삼아 다녀왔을 때 느꼇던 그 어색함과 같은 맥락이다.풍월당의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풍월당의 전체적 느낌은 상당히 귀족적이고 도시적이며 엘리트적이다.그렇다고 풍월당에귀족들만 가는 것은 아니다.내가 이야기하는 바는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정서를 말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풍월당 노동자들과 인연이 있다.내가 위의 그런 불만을 이야기하자...그 노동자 언니(거기에는 다 언니다.)왈 "글쎄 사장님이 그런 지향으로 가는 건데..뭐 다들 좋아하는 분위기에요..괜히 노친네 같은 소리하시기는... "
1년에 3분의 1을 외국에서 공연보시는 사장님을 부러워하는 사람들도 있다.그 부러워 하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대단하고 쫓고 싶은 가치가 될 터이다.그러나 나처럼 별로 부러워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보인다....BMW를 타고 다니시며 압구정동 유한부인들께 오페라 강의하시는 분과 월급쟁이인 내가 같을 수는 없다.(부러워해야 하는데 부럽지가 않으니 뭔가 내가 이상한거 같다.)
풍월당이 재생산하는 가치의 문제가 내게는 지속적으로 마음에 걸린다.
우선 거기에 오고 가며 음악 듣는 사람들이 음악/계급을 분리시키고 있다는 것이다.월셋방 살면서 풍월당에서 너그러운 부르주아들의 배려에 놓쳐버리는 것은 무엇일까? 돈많이 벌어서 이렇게 살아야지 하며 역할 모델을 만들어줄까?
풍월당에서 와인파티도 하고 뭐도 하고 하나보다.좋은 서비스다.그 모임 안에서 자본(이건 여러종류의 자본을 뜻한다.)이 없는 무산계급은 초대받아도 소외될 듯 보인다.풍월당에서 경제적 자본 없이도 소외되지 않는 방법은 부르디외가 말하는 다양한 자본을 가져야 가능하다.
단 한가지 예외가 있다.그 풍월당의 부르주아적 미덕을 자신의 롤 모델로 삼아 추종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소외감을 느끼진 않을 것이다."저분들의 모습이 나의 미래의 모습이 되어야해" "나도 음악을 사랑하며 음악에 대해 식견을 나누는 저런 문화인의 모습이 되어야지" 라고 생각하며 구석탱이에 찌그러져서 소심하게 와인 홀짝거리는 대학생...
그걸 재생산한다.풍월당은....
뭐가 나쁘냐고? 정답은 모르고 질문은 이어진다.
음반 파는 공간이 왜 그런 소외의식을 유발시켜야 하지?
베토벤이 말한 '인류애'가 풍월당의 고급 스피커를 통해 청담동 창가를 내려다보는 이들의 마음에 울려퍼지는 방식이었을까?
월셋방 총각은 거기서 '소비자'이다.그리고 타월펠리스에서 오신 그분들도 거기서는 '소비자'다.같이 '소비자'로 분류되니까 같은 사람일까? (그들과 1주일만 같이 살아봐라..그들이 그 총각을 사람으로 보는지..)
나는 풍월당과 약간 인연이 있다.풍월당을 싫어하진 않는다.하지만 또 싫어한다.
"풍월당" 이름부터 신화적이다....선비들의 음풍농월... 한국의 미라고 다들 좋아한다.멋진 말이다.그런데 나는 전생에 노비여서 그 말이 가진 정치경제적 의미를 알고 있다.
선비님은 툇마루에서 책 읽으시며 풍월을 즐기셨다.나는 어젯밤도 아픈 허리를 두드리며 밤새 새끼를 꼬았다.언년이를 생각하며...
선비가 책보고-이러면 또 누군가는 가난한 선비들 이야기하겠지 이덕무와 친구들 하면서-글 읽을 때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물적 토대가 어디서 나오는지...스님이 면벽수도할때 먹고 사는 밥은 어떤 토대에서 나오는지.....
그리고 사족처럼 ..
풍월당에 앉아 거들먹거리며 음반을 펼치는 -그래봐야 음악잡지에 홍보성 CD 리뷰나 쓰는- 음악 평론가들 (부산말로) 쫌....
아..이 아파.
오늘 치과에서 금니 2개를 해넣었다.오늘 하루만 무려 65만원....내 월급의 몇 % 인지 알기나 하는가 ? 우리회사 20대 비정규직 아이들 한달 일하면 80만원 받는다.우리회사 청소부 아줌마도 80만원 수준... 의사들의 고급노동에 대한 댓가이기에 정당하다고...푸훗.만약 의사들의 의료체계와 수가를 정부가 다른 식으로 재편한다면 그게 그렇게 비싸질까..그리고 또 자식들 낳으면 다 의사시킬까..
제도의 수혜를 보면서도 자신의 능력이라고 믿는 건 웃긴 일이다.가글하는 소리..툇툇
....>풍월당은 광팬들이 무지 많은 관계로 상식이하의 댓글은 삭제합니다.내용이라봐야 자기가 좋아하는 팬 클럽 씹었다고 욕해대는 수준일거로 생각되기때문에..
당신이 열심히 100분에 걸쳐 댓글을 쓰셔도 저는 단 1초에 삭제버튼으로 삭제할 수 있으니 제가 무조건 유리한 게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