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란 프로그램을 보고......
1. 복순이의 임신
제목은 내 임의로 붙인 것이다. 보통의 강아지들은 60일을 전후로 하여(평균 63일) 새끼를 낳는다. 60일에서 일주일만 넘겨도 그것은 심각한 것이다. 왜냐하면 강아지들이 제 때에 나오지 못하고, 어미의 뱃속에서 크기 때문에, 뱃속의 강아지들이 죽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어미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우리집 개도 강아지를 예정일보다 일주일 가량 늦게 낳은 적이 있다. 그때의 내 기분이란...얼마나 불안했던지..혹여나 강아지와 개에게 무슨 일이 생긴것은 아닌가 하여 노심초사하여 그 옆을 매 순간 지키기 일쑤! 아무것도 손해 잡히지 않았었다. 폴로(우리집 개)가 새끼를 낳는 그 순간...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개들은 뱃속의 아기들이 많을 수록 새끼들을 일찍 낳고, 뱃속의 아기들이 조금 들어 있을수록 새끼들을 늦게 낳는다고 한다. 그 당시 폴로의 뱃속에는 3마리의 아기가 들어있었다. 더군다나 예정일보다 일주일 가량 늦게 낳았던 지라 새끼들은 어미 뱃속에서 크고 있었던 것! 어미는 어미데로 힘들고, 아기들은 아기데로 힘들고....
그런데, TV속 개에게 주목해 보자. 맙소사!! 예정일보다 40일이나 늦었는데도 불구하고, 아기가 나오지 않았단다. '복순이'라는 그 개의 배는 정말 산만했다. 시골에 사시는 '복순이'의 주인인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애타게 복순이가 새끼만을 낳을 날을 기다렸던 것! 병원에 갈 시간도 없고, 농사일로 바쁜 할아버지, 할머니 들이었으니까...
드디어, 취재팀과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차에 올랐다. 병원에 도착한 그들...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청천벽력' 그것은 이때에 딱 어울리는 말이리라....
복순이가 임신을 한게 아니라굽쇼!! O,O
그렇다. 복순이의 배에는 아기들은 없었다. 그것은 병이었다. 뱃속에는 물이 차 있었던것. 그동안 아기들만 나오길 애타게 기다렸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복순이의 병을 키우고 있었던 것!! 세상에나...이럴수가....
몸은 몸데로 약해진 복순이와, 복순이의 산만한 배....
할아버지, 할머니가 이런 말을 했다. 다 자기들이 몰라서 그런 거라고..시골에 살아서 몰라서 그런 거라고 자책하는 두 노인의 말씀이 아직까지도 가슴에 울려 펴진다.
복순이의 뱃속에 들어있던 물은 15L(1.5L콜라병이 10개나 되는 셈이다.) 그 많은 물을 뱃속에 안고 살았을 복순이의 마음은 어땠을까....말 못하고 끙끙되었을 그 마음은 어떤 심정이었을까...갑자기 슬퍼졌다.
복순이 복부의 물을 빼내고, 평생 치료를 하며, 약을 먹여야 된다고 했다. 그 비용만 해도 무려 500만원~1000만원 정도가 든다고 하니...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앞으로 복순이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일까....그날 밤 난 기도했다.
'하느님, 제발..제발 복순이의 병을 낮게 해 주세요. 두분들에겐 소중한 가족같은 동물입니다. 제발 낮게 해 주세요.....'
세상이 각박한 이때, 다른 이들 같으면 그 동물을 안락사 시킬수도 있고, 길거리에 버리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설마'라고...아니, 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있다. 그렇지 않겠는가. 얼마 나가지도 않는 개 한마리 때문에 몇백만원을 들여 치료비를 내며 돌봐줄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하지만, 동물이란 때론 돈보다 소중한 가족임을 알아야 한다.
예전에 폴로가 지금의 아기들 말고, 2년전에 아기들을 낳았을때 이와 비슷한 적이 있었다. 태어난지, 불과 1달 조금 지났을까...강아지들이 아파하고, 어머니는 병원으로 데리고 가고. X-RAY 촬영이며 치료비까지....한마리당 거의 30만원가량의 병원비가 들었다. 게다가 그 강아지는 세상을 달리했으니...
세상살다 보면 그런 일이 참으로 많이 일어나는 것 같다.
만약에 정말 아끼는 동물이 복순이와 같은 심한병에 걸렸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인가? 과연......어떻게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