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몸값
조지 기싱 지음, 김경식 옮김 / 문학사상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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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후면 학기가 마무리된다. 이번 학기는 마지막일수도 있고 또 다른 시작일수도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다. 방학맞이 스터디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전투할 준비를 해야 한다.

1857년 생인 조지 기싱의 <이브의 몸값>은 원제가 “Eve’s Ransom”이다. 영국 자연주의 작가로 빈민층의 생활을 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빈민층의 사실적으로 묘사한 작품으로 가난한 주인공 모리스 힐리아드가 아버지 빚을 갚는 신사를 만나 돈이 생기고, 그 돈으로 자유의 도시인 파리로 간다. 사진 속 여인인 이브를 만나기 위해서이다.

현실주의자인 이브 매들리는 가난한 사람과의 결혼은 인생의 파멸이라 생각한다. 사랑하지만 가난한 사람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원한다.

기싱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영국사회 가치관을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돈이라는 물질을 사용함에 있어, 물질의 중요함과 무서움을 함께 보여준다. 돈을 선택하는 것도 나름의 이유가 있고, 자유를 선택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사랑이 주제이지만 무엇이 더 나은 삶인지는 해석하기 나름이지만, 인간의 자유를 위해서 물질은 얼마나 필요한 것인가, 물질로도 채워질 수 없는 것은 무엇인가. 삶에서 , 물질, 사랑, 자유 중 우리는 무엇을 추구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이 모든것을 다 가진다면 진정 행복에 다다를수 있는지는 각자의 생각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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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심연 을유세계문학전집 9
조셉 콘라드 지음, 이석구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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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심연"이란 단어를 좋아한다. 그것은 사전적 의미 중 부정적 의미가 아니라 " 마음이나 의식속의 깊은곳"을 말하는데, 문학을 통해 의식의 깊은곳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어둠의 심연>은 십대 때 제목에 이끌려 읽었고, 그 후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학부 졸업논문으로 다루었다. 이후  대학원에서 탈식민주의적 입장에서 재분석하는 기회도 있었다. 이번에 읽음으로 여러 번 읽게되는데, 읽을 때마다 작품이 다르게 보인다.

19세기 초까지는 원주민들이 자연에서의 삶이 더 행복하다는 개념이 어느 정도 존재했었으나, 빅토리아 조에 이르면 일종의 cultural chauvinism적인 자만적인 태도가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원주민들은 백인들이 가르쳐야 할 존재로 생각되었고, 영국은 기술에서는 발달한 나라였지만, 그들에게는 도덕적으로도 우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지배하였다. 진화의 사다리에서 하층에 위치한 아프리카는 우월한 유럽인의 지배를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 소설로 조지프 콘래드의 작품으로 소설치고는 그리 많지 않은 분령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어서 이 작품을 분석하는 관점은 문명과 야만, 인간성의 어둠만이 아니라 제국주의와 탈식민주의의 관점과 함께 드러나지 않은 여성인물 알아보기에 이른다. 

인공 말로는 친척의 도움으로 무역회사 소속의 증기선 선장이 된다. 업무의 일환으로 어느 강에 도착한 말로는 그곳에서 전설의 인물 커츠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커츠는 원주민으로부터 방대한 양의 교역 물품을 이끌어내며 그 지역 무역량의 상당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로, 말로는 커츠의 교역소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중에 원주민들의 공격을 받게 되며 나오는 이야기이다

소설은 1980년에 실제 있었던 콘래드의 콩고 강 운항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인종적 차이가 아프리카인의 야만성의 징표로 여겨지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엽에 들어서 나타난 의식으로 이러한 인종적 열등성이 제국주의적인 지배를 정당화 해주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커츠를 영웅적인물로 묘사하며 이상주의에 대해 쓰고 싶었던 콘래드의 마음이 보이면서도, 당시 현실에 대한 정확한 비판의식을 가진 회의적인 측면이 보인다. 자연 속 원주민들이 문명으로 변질된 모습을 본 말로가 그들을 ugly하다고 하는 부분을 보며, 문명화된 인간의 모습과 그들의 본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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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수사와 번게이 수사
로버트 그린 지음, 이영주 옮김 / 지만지드라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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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그린은 엘리자베스 1세 시대인 16세기에 나온 극작가로 셰익스피어의 여러 작품에 영향을 끼친 작가로 영문학사에서 최초로 성공한 낭만희극으로 알려진 1589년 작품 <베이컨 수사와 번게이 수사>를 그렸다. 앞을 내다보는 수정구슬과 시공간을 넘나드는 마법으로 최고의 현자라 칭송받는 수사 베이컨이 마법과 연금술의 능력을 발휘하다 신에 대한 도전을 한 후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가게 되는 과정을 그린 극이다.

이 희곡은 르네상스 시대를 배경으로 마법에 대한 주제를 다루는데, 마법이 가장 뛰어난 베이컨 수사와 번게이 수사를 통해 마법의 힘을 보여준다. 마법은 그 당시 영국인들에게 인간의 능력에 대한 무한한 믿음을 주었고 특히 여기에서 나오는 놋쇠머리는 작가가 마법에 대한 경고로 상징적으로 사용한 것이다. 놋쇠머리는 연금술에서 나온 것처럼 인간이 추구하는 지식의 상징이다. 인간의 지식이 점점 발달하여 결국에는 신의 능력을 능가하고, 스페인의 침략을 막아주는 벽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놋쇠머리에 대한 해석은 여러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그것은 인간이 마법을 부리는 능력이 신의 능력에 대한 도전이라는 것이다. “시간은 있다, 시간은 있었다, 시간은 지나갔다라는 놋쇠머리의 마지막 말을 끝으로 그것은 파괴된다. 결국 신에 대한 도전 및 모든 시도가 실패로 끝이 나지만 극의 마지막 베이컨 수사의 대사에 학문을 통한 깨달음으로 인하여 그나마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음을 암시한다.

그린의 작품은 430년이 지난 오늘에도 시공간을 초월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음에 현재에도 가히 적응 가능한 문학적 가치가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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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9-11-20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곡에 나오는 베이컨 수사가 철학자 로저 베이컨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로저 베이컨도 연금술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

Angela 2019-11-20 23:44   좋아요 0 | URL
네~맞아요. <베이컨 수사에 관한 유명한 역사>라는 중세시대 로저 베이컨의 연금술에 관한 이야기를 쓴 책에서 가져온 거예요. 역시~ 예리하십니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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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의 작가 치누아 아체베는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 작가의 왜곡된 시각과 편견에 반기를 들며 아프리카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을 썼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2007년 부커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이 폭력적인 서구 세력의 유입으로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 내어 아프리카 탈식민주의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오콩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19세기 아프리카 부족 마을의 삶과 정신세계, 아프리카의 문화들이 담겨있다. 영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들어선 19세기 중후반을 배경으로 하지만 침입자인 백인들에게 무작정 책임을 묻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우리의 세계는 왜 이토록 무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나?” 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아프리카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탈식민주의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가정 폭력 사건에 대한 마을 대표들의 현명한 판결은 폭력적 남편을 처벌하고 가정을 제자리로 되돌려놓는다.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아프리카 속담과 이야기를 통해 아프리카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작품에서 아프리카 여성을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인물로 묘사하지만 결국에는 가부장적 체제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닫힌 사회구조 속에서의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구 제국주의의 물결 안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하고 7년 동안 지도자의 부재로 인하여 무너지는 부족의 모습을 보이며, 결국 서구 이데올로기의 침투로부터 부족 고유의 모습을 잃어가며 파멸하게 된다. 이것은 탈식민주의를 추구하였으나 실패로 끝나는 그들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아프리카 출신 작가로 아프리카의 사회구조를 보여주지만 피식민지 안에서 서구세력에 맞선 지도자의 저항이 무기력하게 묘사되어 결론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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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대왕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9
윌리엄 골딩 지음, 유종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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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마음으로 동대구역에 내렸다. 대구라서 그런지 날이 따뜻했다. 택시를 잡으러 밖으로 나오니 방향에 따라 동, , 남쪽 방향으로 가는 곳만 표시가 되어있었다. 나는 북구로 가야되는데. 가는 방향은 오른쪽인데, 나는 계속 왼쪽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여긴 영국이 아니라 한국인데. 낯선곳에 가면 갑자기 길치가 된다. 신난 마음은 사라지고 길 잃은 미아가 되었다. 그래도 소기의 목적은 달성했으므로 성공!

<파리대왕>은 무인도에 떨어진 아이들이 어떻게 의견을 조정해 나가고 결국 서로 죽이기까지 하게 되는지 보여준다. 문명과 야만이란 어떠한 차이가 있는가. 어느 것이 더 가치 있고 우위에 있는 것인가. 인간의 내면에는 야만의 성향과 문명의 성향이 공존한다.

평등사회에서 폭력을 행사하거나 힘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은 도덕, 윤리적으로 옳지 않다고 교육받았다. 하지만 모든 상황이 변하고 야만적으로 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면 가장 순수하다고 생각되는 어린아이들조차 내면의 폭력과 야만성이 드러난다. 인간의 잔혹성은 본성의 일부이다. 파리가 살아남기 위해 무언가의 피를 먹듯이 인간도 살아남기 위해 버둥거릴 때 무언가의 피를 봐야한다.

해변에서 랠프는 소라를 불어 아이들을 모으고 투표를 통해 대장이 된다. ‘산호섬이라는 장소는 소설이 얼마나 허구인가를 보여주기 위한 상징이고, 소라를 발견해 섬에 표류된 아이들을 불러 모은 랠프는 대장으로 선출되고 합법적으로 우두머리가 되지만, 성가대 단장이던 잭은 투표로 뽑힌 랠프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다. 표류 전 성가대 지휘했고 호전적 성격으로 섬에 표류된 후 그들을 완전히 장악하였지만 성가대 대원이 다수가 아닌 상황에서 선거로 뽑힌 랠프를 무시할 수는 없다. 대신 그는 독자적인 행동으로 랠프의 지도력을 흔든다. 표류된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은 봉화를 피워 구조를 받는 것이다. 랠프는 봉화피우는 일에 역량을 집중하려고 한다. 잭은 자신이 잘하는 멧돼지 사냥을 우선하자고 한다. 아무리 잘 먹어도 구조되지 않으면 섬에 갇힌다. 잭도 봉화의 중요성을 알지만 그것을 인정하면 랠프의 지휘를 받아야 하고 자신이 잘하는 사냥을 해야 인정받는 일이라 생각하다. 랠프는 봉화를 잭은 사냥을 외치며 둘은 분열한다. 그 후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피그는 죽임을 당하고 야만적은 상황에서 민주주의는 파괴당한다. 잭은 민주주의가 비능률적이라 하고 소수에 의해 다수의 다스림을 주장한다. 야만상태에서 인간의 합리성과 민주주의 원칙은 무너진다.

우리가 판단하는 누구는 천성이 착하다는 말은 사람에 대한 판단에 영향을 준다. 골딩은 인간 본성에 대한 탐구로 인간의 폭력성에 도달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에 내재한 야만성을 폭로한 것이다. 소설의 중심에는 안간에 대한 이해가 들어있고 그 이해를 통해 민주주의도 결국엔 이성적인 사회에서만 가능하고 야만적 내면의 본성 앞에서는 무력해지는 인간은 사회적동물이지만 사회성이 결여될 때는 결국 동물의 본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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