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불안과 함께 살아간다 - 희망과 회복력을 되찾기 위한 어느 불안증 환자의 지적 여정
스콧 스토셀 지음, 홍한별 옮김 / 반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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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였지만 쉬지를 못했다. 평소보다 더 피곤하다. 이유를 생각해 보니 할 일이 좀 많다. 능력치를 벗어나고 있다. 슬슬 도망치고 싶어진다. 스트레스는 아닌데 귀찮아지고 있다. 이 책이 눈에 띄었다. 혹시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인가 싶어 펼쳤다.

스트레스가 불안의 문화적 징후라는 말이 나온다. 스트레스는 불안만이 아니라 모든 정신적 질환의 요인이 되고 심지어는 신체적 질환까지 그 영향을 미친다. 내 불안의 원인은 경험이나 유전자의 요인보다 더 깊은 곳에 있을 수도 있다. 보스턴 대학의 불안과 장애 센터 소장인 데이비드 발로는 불안이 없다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는데 운동선수, 예술가, 기업인 학생들의 성취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38). 프로이트는 두려움과 불안을 구분하는 대신 정상적 불안과 신경증적 불안으로 나누었다. 여기서 불안을 긴장으로 해석하면, 어느 정도의 불안은 도움이 되지만 일정 수치 이상의 불안은 독이 될 것이다. 정상과 이상을 구분할 때 정신건강이라는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미국 DSM을 따르는데, 이는 수백 종의 정신장애를 정의하고 유형에 따라 분류하고 환자가 해당 진단을 받으려면 얼마나 많은 증상이, 얼마나 자주, 많이, 심하게 나타나는지를 열거했다(64).

천재적 예술가들은 불안, 스트레스와 함께한다. 강박증을 예술작품에 담는 작가들도 있고 글에서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다. 천재도 아니고 예술가도 아닌 평범한 사람의 불안은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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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뮬라크르의 시대
박정자 지음 / 기파랑(기파랑에크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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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알라딘에 들어왔다. 책은 종종 사는데, 글 쓸 여유가 없다. 일주일이 빡빡하다. 내가 추구하는 생활은 워라벨이나, 안분지족 같은 삶인데, 딱히 금전적 여유로움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신적 여유도 아니다. 연휴에 책을 찾다 표지가 마음에 들어 집어들고 읽다 보니 공감가는 부분이 있다.

이미 우리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구분이 모호해진 사회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전에는 영화에도 등장한 아바타를 사용하여 나처럼 꾸미고 즐기는 역할놀이에 심취했었고, 영화 <매트릭스>에서는 알약을 먹고 가상세계로 가는 이동하는 영화적 기법은 오래전부터 소개되었다. 로봇이 로봇처럼 보이던 예전의 로봇에게 그래, 넌 가상인물이고 고철덩어리야라고 말했던 시대는 지났다. 광고에 등장하는 가상인간은 너무나 우리와 흡사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마그리트 시뮬라크르 광고로 나타난다. 요즘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오징어게임속 현실도 시뮬라크르로 설명되는데, 이는 프랑스 보드리야르가 시뮬라크르와 시뮬라시옹에서 도입한 용어이다.

이 책은 시뮬라크르를 플라톤의 이데아로 시작해 설명한다. 원본과 시뮬라크르의 관계는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으로 다시 설명되고 우리는 시뮬라크르의 세상안에서 사는 것이다. 그 안에서 하나의 세계관을 만드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것은 시대마다 사회마다 적합한 방식이 있는데, 지금 이 방식이 우리 사회에서 효과적으로 주입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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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10-05 2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론물리학인가에서는 믾은 이들이 현재를 시뮬레이션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고 들었어요 ㅎ :-)

Angela 2021-10-06 12:36   좋아요 0 | URL
그건 너무한거 아니예요? ㅎㅎ
 
가면 뒤에서 인문 서가에 꽂힌 작가들
루이자 메이 올콧 지음, 서정은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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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무엇일까 글쓰기는 정말 어렵다. 친구에게 이야기하듯 글을 쓰면 이게 글인가 수다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내 생각을 적다 보면 일기가 된다. 조야한 내 글은 나아질 기미가 안 보인다. 초고를 여러 번 수정하다 퇴고 후, 다시 읽어보면 또 실수가 있고 다시 좌절한다. 글쓰기 하는 법에 관한 책을 읽다 보면 끄덕끄덕 공감하지만 내 것이 되기가 쉽지는 않다. 수필도 어렵고, 소설은 더 어렵다. 

유명세를 받은 작가의 작품 후속 작품이 그만큼 명성을 얻는 것은 더 힘들다. <해리포터> 후속작이 그렇고, <앵무새 죽이기> 후속작인 <파수꾼>도 그렇다.

루이자 메이 올컷은 <작은 아씨들>로 명성을 얻었는데, 그녀의 중편소설인 <가면 뒤에서>는 1980년대 선정소설로 불린다. 청순하고 지적인 진 무어가 가면을 쓰고 남자들을 마음대로 해서 자신이 원하는 남자와 결혼한다는 다소 통속적이지만, 문학적으로는 가부장적 사회 규범 안에서 그것을 비웃기라도 한 듯 바라보는 주인공 진 무어를 통해 사회적 야망을 품은 여성이 남성 중심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정쟁하고 복수하는지를 그린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에서 이상적으로 바라는 여성의 모습과는 다른 여성을 그리는 올컷은 <작은 아씨들>에서는 조를 탄생시켰고 <가면 뒤에서>에서는 무어를 통해 그녀의 의식을 대변하였다. 집안의 천사처럼 행동해야 한다는 여성의 역할과 그것을 요구하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을, 마치 가면 뒤에서 필명이나 익명으로 집필해야 하는 여성의 위치와 병치시켜 그럼에도 시대에 저항하는 강한 여성상을 가면뒤에서 정말 그리고 싶었던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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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술
에리히 프롬 지음, 황문수 옮김 / 문예출판사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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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기술이 있다면 그렇게 수많은 이별도 절절한 노랫말도 유려한 싯구도 없을 것이다. 나 역시 그런 기술을 연마했다면 지금쯤 첫사랑과 알콩달콩 살고 있지 않을까. 호르몬의 화학적 반응이든, 큐피드의 화살이든 간에, 사랑은 참... 이다.

독일의 위대한 20세기 사상가 에리히 프롬이 쓴 <사랑의 기술>은 연애 고수들이 하는 기술이나 고민 상담을 해결해주는 카운셀러의 이야기는 아니다. 그래서 아쉽다. 그런 팁이 있어야 실용 가능한데 말이다. 이 책은 가독성이 좋다.

프롬이 제시하는 방법은 일단 능동적으로 자신을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자신이 먼저 제대로 된 인간이 되어야 사랑할 자격이 생긴다는 것인데, 사랑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계획하고 생각하고 준비하는 것과 일단 저지르는 것과 어느 쪽이 성공확률이 높을까.

프롬이 제시한 사랑이 가진 다섯 가지 형태는 형제애, 모성애, 이성애, 자기애, 신에 대한 사랑이고, 사랑은 네 가지 요소를 가지는데, 그것은 배려, 책임, 존중, 지식이다. 이런 것이 잘 갖춰져야 사랑에 성공한다는 것이다. 교과서에 나와서 시험 볼 때 외운 내용 같다. 타인에 대한 배려, 책임, 존중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부분이니 가지고 가야 되는데, 쉬운 일은 아니다. 까칠한 성격은 80까지 간다니까. 이번 생은 여기까지 하는 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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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1-09-05 13: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까칠한 성격은 80까지 간다니...ㅎㅎㅎ

Angela 2021-09-05 18:51   좋아요 1 | URL
맞는것같아요. 성격은 바뀌기 쉽지않죠~
 
프로젝트 헤일메리 앤디 위어 우주 3부작
앤디 위어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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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니 갑자기 영웅이 되어 있다. 내가 이런 상황을 맞는다면 어떨까?

소설 속 주인공은 모르지만, 나는 싫다. 나는 조용히 평범하게 물 흐르듯 살고 싶다.

작품 속 나는 백인 남성이고 영어를 쓰고 디스토피아로 가는 지구를 구할 영웅이며 희망이라고 하기엔 너무 보잘것없어 보인다. 피곤하다. 나는 잠에 빠져든다. 갑자기 “2 더하기 2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들었다. 대답조차 귀찮아서 다른 대답을 하면 틀렸다는 어떤 여자의 목소리만 계속 들린다. 결국 네에에엣이라고 말하고 나니 이 질문은 끝이 났다. 그리곤 다시 잠이 들었다. 한참 후 깨어나서 의식을 잃은 것인지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온 것인지 혼란스러워하며 전화기를 확인하니 내가 있는 곳은 지구가 아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라는 제목을 보면 우주 이야기 같기도 하고 SF 환타지 소설 같기도 하다. 맞다. 딱 그런 소설이다. 앤디 위어의 우주 3부작 마션, 아르테미스에 이은 세 번째 소설이다. 마션은 영화로, 아르테미스는 소설로 보았는데, 위어는 정말 화성을 좋아하는 것 같다. 화성에서 살고 싶은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아르테미스는 달에서 사는 이야기지만, 닮은 거의 불가능이고 화성은 엘론 머스크도 간다고 하니 가능성이 있긴 있나 보다. 내가 인류의 희망이 되어 멸망 위기의 지구 구하기 프로젝트 이야기이다. 너무나 예상한 대로 들어맞아 조금 싱겁다. ‘헤일메리(Hail Mary)’는 미식축구 용어로, 경기 막판에 역전을 노리고 하는 패스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에 나오는 우주선도 헤일메리호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 우주선도 지구를 구하기 위해 마지막 역전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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