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1
치누아 아체베 지음, 조규형 옮김 / 민음사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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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출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의 작가 치누아 아체베는 아프리카에 대한 서구 작가의 왜곡된 시각과 편견에 반기를 들며 아프리카의 진정성을 보여주기 위한 작품을 썼다.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2007년 부커 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19세기 말 아프리카 우무오피아 마을이 폭력적인 서구 세력의 유입으로 서서히 몰락하는 과정을 생생하게 그려 내어 아프리카 탈식민주의의 대표적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오콩코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사건들 속에서 19세기 아프리카 부족 마을의 삶과 정신세계, 아프리카의 문화들이 담겨있다. 영국이 아프리카 대륙에 들어선 19세기 중후반을 배경으로 하지만 침입자인 백인들에게 무작정 책임을 묻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우리의 세계는 왜 이토록 무력하게 무너질 수밖에 없었나?” 라는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아프리카의 주체성을 강조하며 탈식민주의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한다. 가정 폭력 사건에 대한 마을 대표들의 현명한 판결은 폭력적 남편을 처벌하고 가정을 제자리로 되돌려놓는다. 작품 안에서 여러 가지 아프리카 속담과 이야기를 통해 아프리카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작품에서 아프리카 여성을 주체적이고 저항적인 인물로 묘사하지만 결국에는 가부장적 체제 속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찾지 못하는 닫힌 사회구조 속에서의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서구 제국주의의 물결 안에서 그들의 정체성을 지키지 못하고 7년 동안 지도자의 부재로 인하여 무너지는 부족의 모습을 보이며, 결국 서구 이데올로기의 침투로부터 부족 고유의 모습을 잃어가며 파멸하게 된다. 이것은 탈식민주의를 추구하였으나 실패로 끝나는 그들의 딜레마를 보여준다. 아프리카 출신 작가로 아프리카의 사회구조를 보여주지만 피식민지 안에서 서구세력에 맞선 지도자의 저항이 무기력하게 묘사되어 결론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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