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돌렸다는 글이 무색해졌다.

지난 토요일 버릇처럼 시골로 갔다.  저녁도 먹고 축구도 봤다.

전반전이 끝난 후 할아버지가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져서 주무르고 물먹이고

등 두드려드리고.... 휴....지난번에도 이러다가 괜찮아졌으니 괜찮을꺼야..

엄마말씀에 의하면 그간 아빠랑 돌아가면서 밤을 샜다고 한다.  할아버지께서 혼자서 돌아가시면 안되니까....

일요일 새벽 3시 30분 작은아빠가 우리를 모두 깨웠다

할아버지가 이상하단다. 할아버지가 숨을 너무 거칠게 쉬신다. 허억..허억...

얼굴이 점점 까매지는 것 같다. 몸이 차가워진다.

둘째 작은아빠가 오열하시기 시작한다. 아버지를 외친다

난 할아버지의 움직이는 손을 보고 있다. 할아버지 죽지 않았는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눈도 떠져 있는데 숨도 쉬는것 같은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할아버지 손..움직였단 말이야 소리치고 싶었는데 자꾸 식구들이 운다....

아빠가 운다. 엄마도 운다. 셋째 작은아빠도 운다.

엄마는 재빨리 준비해놓았던 옷으로 갈아입힌다.

엄마가 밉다. 뭐가 그리 급하다고 아직 죽지 않았는데 죽지 않았다고...

-----------------------------------------------------------------------------------------

토요일날 내려가길 잘했다.

할아버지..혼자가 아니라 우리 식구들 우리 지원이 얼굴까지 다 보고 가신거다.

할아버지..이제 안아프죠?

그곳에서 행복하게 먼저 터 닦아 놓으세요 곧 우리도 갈께요

가서 우리 함께 살아요.... 아프지 않고 슬프지 않고 그렇게....

할아버지 행복하세요....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물만두 2006-09-06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할아버님 명복을 빕니다. 좋은 곳에서 안 아프시고 행복하시기를...

하늘바람 2006-09-06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할아버지 명복을 빕니다.
마음 아프시겠어요

이쁜하루 2006-09-08 09: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돌아가시기 직전 많이 힘드셨기에 이제 안아프시겠지..
하는 마음에 마음이 놓이는 부분도 있답니다.
하늘나라에서 행복하게 사실것을 믿기에 이땅에서 자손들이
행복하게 사는것이 울 할아버지 행복하게 해드리는 일이라 여기고
열심히 살려구요!
감사합니다.
 

친구의 도움으로 공연을 보게 되었다.

넌버벌 퍼포먼스 더문, 대사 한마디없이 몸짓과 춤, 무술(주로 태권도), 음악, 조명 등으로 이야기를 하는 더 문.

시작할 때 흰 커튼에 먹물이 번지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그리고 잔뜩 기대가 되었다.

생각했던것보다는 별로였지만 그런데로 멋있었다. 남자들의 부채춤은 이렇구나.... 남자들의 북춤은 이렇구나.. 남자들의 군무는 이렇구나...

어느새 난 이 공연을 남자들의 공연으로 정의 내리고 있었다.

가녀린 여인은 주인공을 유혹하고 나쁜놈에게 납치되어 자신도 죽고 그 사랑하는 남자도 죽게 만든다

진짜 남자 연극이고  남자 퍼포먼스다.... (이거 이거 요즘 페미니즘에 대하여 너무 읽었나부다 ^^;;)

왜 여자를 납치했는지, 주인공이 여자를 구하러 갈 때 날마다 같이 훈련하던 그친구들은 왜 함께 해주지 않았는지...이곳저곳 개연성에 있어서 너무 말이 안된다.

혹 점프를 보았는지...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넌버벌 퍼포먼스는 점프인데..좀 배워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점프가 보고싶네..전용관이 내일 오픈을 한다는것 같은데 한번 살짝 다녀와볼까나..^^


댓글(3)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씩씩하니 2006-09-0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남성 위주(이렇게 표현해되..될지..)의 공연은 접해본적이 없어서 잘 모르지만,,,잼날꺼 같애요..새로울꺼 같구...
요즘은 애들 뮤지컬이니 뭐니 따라다니느라 제 위주로 영화 한편도 제대로 못고르지뭐에요,,흐..........

씩씩하니 2006-09-03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님 유진이 많이 나았어요,,걱정해주셔서 감사드려요,,바로 글을 못올려서,,,다들한테 죄송한거 있죠?

이쁜하루 2006-09-06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가 많이 좋아졌다니 다행이에요~
뭐 공연에 남자 위주 여자 위주..뭐 이런게 있겠어요..그냥 느낌상..^^
청주 가을 소식 고마워요 ^^
 

 


미쳤나보다..
내 생애 20만원 넘게 (안주 하나 시키지 않은 채..) 술값이 나온건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비가 왔다.
아침에 햇살이 좀 나길래 서울 근교의 절에 다녀올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2시 이후부터 조금씩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새카맣게 하늘을 덮어버렸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 있기 싫었다. 어제까지 잔뜩 쌓여있었던 과제가 끝이 나서인지
이대로 있기가 너무 싫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랜만에 가끔가던 와인숍에 가자고 했다
커피숍이라면 커피숍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는 주로 그곳에서
와인을 마셨으니 와인숍이라 하련다. 6시 조금 넘게 도착해
떡볶이로 저녁을 때우고 그곳으로 갔다.
주말이 아닌 날에 오긴 처음이였다. 손님이 몇 없어 우리는 여기
저기 자리를 재며 어디에 앉을까 고민했다.
창가에 앉았다. 후두둑..떨어지는 빗소리도 너무 좋았고 비때문에
흐려지는 시야도 좋았고 와인도 좋았다.

한병, 두병....세병....
친구가 취하기 시작한다. 와인잔도 깨고 깨진 조각에 베어 피도
났다. 난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 상황들이 즐겁기만 했다
아마도 조금은 취했나보다.
친구들이 좀 더 모이고 술병은 점점 늘어났다.

몬테스 까베르네 쏘비뇽으로 시작하여 얄리 두병,  우리가 마신
것중 가장 비쌌던 몬테스 알파, 그리고 마무리로 와인을 처음
접한 두 친구를 위해 바바로제타 빌라 무스 까텔...

친구와 지금까지 나눠보지 못했던 얘기에 조금씩 취했나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와인속으로
젖어들었나보다...

우리는 그렇게 소주를 마시듯.. 여러 와인을 섭렵하며 진한
우정속으로 진한 사랑속으로 그렇게 젖여들었다.

그 시간... 몸이 좀 아프긴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쿨핫 Cool Hot 6 - 하트.비트.사운드
유시진 지음 / 코믹스투데이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처음엔..음..동성애 얘기가 아닐까 생각했다. 남자같은 여자, 여자같은 여자, 그저 친구 관계인 남녀, 동성 친구에게 과도하게 신경써주는 친구 등등... 무슨 얘기를 할지 참 궁금했고 캐릭터들을 내 머릿속에 자리잡히는데도 2권 이상의 소요 됐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정말 매끄럽게 잘 진행이 되었고, 이건 남녀간의 문제가 아닌 그냥 인간의 이야기를 다루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와 책을 요즘 읽었더니 성에 관한 이야기에 자꾸 관심이 가진다. 그리고 그것을 뛰어넘어 인간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이 가진다. 이건 여자 이야기, 남자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사람에 대한 이야기구나! 라는 느낌을 자주 받곤 한다. 이 책 쿨핫이 그랬다. 중요한 건 내 자신을 사랑하는 것과 자신감 있게 사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걸 하며 사는 것, 솔직하게 사는 것이라는 것.. 그런것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만화책 답지 않게 재미있고 익살스런 장면보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나를 돌아보게 하는 참 좋은 만화였다. 절판이라니 너무 아쉽고 마니처럼 곧 애장판이 나오길 바래본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함께 고민하고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사람 사는 이야기에 대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니 1 - 한국만화 명작선
유시진 지음 / 시공사(만화) / 2002년 8월
평점 :
품절


처용가에서 처음 아이디어를 가져왔다는 마니! 마니는 여신이다. 천계에서 왕좌에 오르기 위해서는 반드시 싸움을 거쳐 가장 강한 자가 살아남아야하는데 형제가 여럿일때는 딱 한명과 싸움을 하여 살아남는 자가 왕이 되고 나머지 형제는 살 수 있다. 하지만 형제가 달랑 둘일때는 둘중하나는 반드시 죽어야하는 것이다. 마니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았고 성인이 된지 꽤 오래인 마니의 오빠는 마니보다 힘이 훨씬 세다! 마니는 이 싸움을 하고 싶지도 않고 아니 일단 살고 싶다. 그리고 왕이 되고 싶은 생각도 없다. 마니는 인간계로 내려와 그 싸움을 피하려고 자신의 힘을 감추고 살아간다. 오빠가 자신을 죽었다 여기고 찾지 못하고 그냥 욍 즉위식을 하길 간절히 바라면서...

마니는 몇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식으로 뒤죽 박죽 섞여있다. 그 순서랄까...그 그림을 구별하지 못하면 헷갈리고 어렵고 이거 뭐야~ 하고 할만한 그런 만화이다. 그러나 정신차리고 천천히 보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과거 현재를 뒤섞어 놓았는지 이해가 된다.

얼마전 상을 받은 그린빌에서 만나요 라는 만화도 마지막권에 가서는 이게뭐야? 할정도로 참 헷갈린다. 유시진님의 특별한 능력이 바로 이런 뒤죽박죽과 끝과 시작을 알수없게 만드는 뭐 그런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더 기대가 되고 음... 뎃생을 한듯한 정성스런 그림은 참 좋지만 세련미가 떨어지는 것이 좀 아쉽고 등장인물들이 좀더 개성이 있어서 과거 현재 왔다갔다 해도 주인공 알아보는데 힘이 들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다. 앞으로의 작품에 더 기대를 걸어볼 생각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