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쳤나보다..
내 생애 20만원 넘게 (안주 하나 시키지 않은 채..) 술값이 나온건
이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싶다.

비가 왔다.
아침에 햇살이 좀 나길래 서울 근교의 절에 다녀올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12시 이후부터 조금씩 구름이 끼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새카맣게 하늘을 덮어버렸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집에 있기 싫었다. 어제까지 잔뜩 쌓여있었던 과제가 끝이 나서인지
이대로 있기가 너무 싫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오랜만에 가끔가던 와인숍에 가자고 했다
커피숍이라면 커피숍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는 주로 그곳에서
와인을 마셨으니 와인숍이라 하련다. 6시 조금 넘게 도착해
떡볶이로 저녁을 때우고 그곳으로 갔다.
주말이 아닌 날에 오긴 처음이였다. 손님이 몇 없어 우리는 여기
저기 자리를 재며 어디에 앉을까 고민했다.
창가에 앉았다. 후두둑..떨어지는 빗소리도 너무 좋았고 비때문에
흐려지는 시야도 좋았고 와인도 좋았다.

한병, 두병....세병....
친구가 취하기 시작한다. 와인잔도 깨고 깨진 조각에 베어 피도
났다. 난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그 상황들이 즐겁기만 했다
아마도 조금은 취했나보다.
친구들이 좀 더 모이고 술병은 점점 늘어났다.

몬테스 까베르네 쏘비뇽으로 시작하여 얄리 두병,  우리가 마신
것중 가장 비쌌던 몬테스 알파, 그리고 마무리로 와인을 처음
접한 두 친구를 위해 바바로제타 빌라 무스 까텔...

친구와 지금까지 나눠보지 못했던 얘기에 조금씩 취했나보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의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와인속으로
젖어들었나보다...

우리는 그렇게 소주를 마시듯.. 여러 와인을 섭렵하며 진한
우정속으로 진한 사랑속으로 그렇게 젖여들었다.

그 시간... 몸이 좀 아프긴 했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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