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옳다.
모든 것은 지나갈 것이다.

다시 한번 그대가 옳다.
그대와 나의 이야기는 언제고 끝날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천천히 올 것이고, 그대와 나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162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제국의 위안부 - 식민지지배와 기억의 투쟁
박유하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박유하 교수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하면서 삭제판을 무료배포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 이 책을 찾아보지 않았을 것이다. 텍스트를 제대로 읽지 않고 지레짐작하는 것은 언제나 위험을 수반한다. 짧게 인용된 표현의 앞뒤만 잘라내도 마음대로 이용당할 수 있는 것이 언어이기 때문에 그렇다. 나로서는 이번 사태의 본질을 알고 싶었고, 이 책의 어떤 부분이 '위안부' 분들의 분노를 사게 되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때에 삭제되기 전의 초판을 빌릴 수 있었다는 게 다행인 듯 싶다.


이 책에 대해서 한줄평을 쓰라고 한다면 나는 아마 이런 식으로 적을 듯하다. '문제의식은 좋았으나, 정작 '제국'이 없다.' 이 책이 겨냥하고 있는 대상은 흔히 우리에게 각인되어 있는 '위안부'의 이미지이고, 그러한 이미지를 당사자에게 덮어씌운 정치세력(좁게 본다면 정대협)이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위안부'는 우리가 생각하는 단일한 형태가 아닌 매우 다양한 형태로 존재했으며, 이는 단순히 일본군의 직접적인 억압이 아니라 식민지로 표상되는 제국주의의 모순적인 구조에 책임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일반 사람들의 통념과 배치된다는 점에서 자극적이기도 하고, 쉽게 수긍이 가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앞부분에서 저자가 가장 즐겨 인용하는 것은 90년대에 정대협에서 펴낸 '위안부'들의 증언이다. 그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논지가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저자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되는데, 오히려 중간에 어줍잖게 소설이나 영화를 자료로 활용하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것 같다.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존재했던 위안부 문제가 아닌, 일본이라는 제국에 속해 있었던 '위안부'의 존재다. 여기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위안부'와 정신대는 전혀 다른 개념이고(정신대는 국가총동원법에 따라 교육제도 안에 있던 사람들을 연행한 것이라고 나온다), '위안부'를 직접적으로 모집한 주체는 군인이 아니라 업자들이었다는 것이다. 저자는 그들의 증언을 토대로 일제 강점기의 '위안부'가 갖고 있던 총체적인 모습을 재현하고자 하며, 획일화된 기억이 아닌 총체적인 기억의 복원이 그 뒤에 숨겨진 '제국'의 모순을 똑바로 볼 수 있게 해줌을 강조하려는 듯하다. 하긴, 같은 '위안부'였어도 이들이 처해있던 장소와 조건이 다르고 사람이 각각 달랐을 것인데, 어떻게 그들의 모습이 하나의 이미지로 정형화될 수 있겠는가. 더욱이 식민통치 속에 억압받는 민족이면서 외부에는 '일본의 2등 시민'으로 인식되는, 이러한 이중성을 양산해낸 식민지 구조에 '위안부'의 비극이 존재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굉장히 풍부한 사료 연구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갖는 문제점은 상당히 많아 보인다. 저자는 소위 정대협 등의 단체들에 의해 제공되어 굳어진 '위안부'의 이미지를 깨고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그랬는지, '위안부'의 동원이 대부분 '업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지나치게 많이,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저자의 의도였던 '위안부'의 총체적인 모습이 흐려지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이 와중에 저자가 끊임없이 지적하는 것 중 하나는 일본이 식민지 사회에서 구축한 제국주의적 질서와 계급 차별, 그리고 가부장제인데, 이것이 어떤 모순을 생산해서 어떻게 작용해 '위안부'가 생겨나게 되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매우 적다. 기껏해야 이 책의 제4부 '제국과 냉전을 넘어서'의 한 꼭지로 다루어지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러다보니 '직접적인 책임은 업자에게 있다'는 주장만 강조되는 결과를 낳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고정적 이미지를 만들어낸 주범인 정대협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정대협 비판에 지나치게 치중해 있거나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난 사례에 너무 집중한 감이 있다. 마지막으로 일본에 대한 저자의 신뢰가 확고하다 못해 순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 뭐 책이 쓰여진 시기와 달리 지금은 평화헌법이 위태위태하니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오늘날까지 우리 머릿속에 그려지는 '위안부'의 이미지를 주입한 정대협과 진보세력이다(그래서 정대협이 더욱 발끈해서 소송까지 제기한 게 아닐까). 자신의 입맛에 맞는 사실들만을 선별적으로 수용하고 공개하면서 피해 당사자들에게 '민족'과 '이념'의 도구가 되도록 조장했다는 것인데, 내가 보기엔 이 책에서 보이는 과거 일본의 행적 역시 오해의 여지를 충분히 남겼다는 점에서 잘한 건 없고, 일본 내부도 서로 분열하는 와중에 '위안부' 문제를 현재의 전후일본에 대한 인식문제로 치부하면서 본질에서 멀어진 감이 있다. 지금은 일본 사회가 점점 더 우경화되는 듯한 상황에서, 저자가 기대하는 일본 정부의 새로운 조치가 가능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리뷰가 더 산으로 가기 전에 논란이 되고 있는 표현들에 대해 잠시 언급하자면(그렇다. 언제나 그렇듯, 결국에는 표현이 문제다), '동지적 관계'라든가 '신체적,정신적으로 위안을 주는...', '애국하는..'과 같은 표현이 사용된 맥락은 일본이 구축한 제국적 질서 아래에서 조선인은 일본과 표면적으로 그런 관계를 성립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맥락과 저자의 논조를 따라서 읽으면 왜 이런 표현을 썼는지 이해는 가는데... 그래도 논란의 여지가 있는 표현을 피하는 것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대협이 '위안부' 당사자들의 개별적인 목소리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하는 저자가 정작 그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표현을 쓰는 아이러니라니.. 이런 표현이 결국 비판적 논의의 장을 흐리고 본격 명예훼손 소송의 장을 열었다. 국민참여재판이 제대로 이루어지긴 할지, 아니, 무료배포된 판본을 제대로 읽고 오는 판사, 검사, 배심원이 있을지 모르겠다..


저자의 문제제기는 분명 수긍할 법하지만, 비판의 여지가 충분히 있고, 좀더 알아봐야 할 주제이기도 하다. 이 책이 무엇보다 크게 실패한 것은 일본의 태도 변화에 대한 낙관적 전망, 그리고 제국주의의 모순적 구조를 파헤치지 못한 점이 제일 클 것이다. 하지만 저자의 자료조사 범위는 상당히 넓어 여러모로 참고할 만한 인용자료들이 있었다. 출간 후 옹호 및 비판이 굉장히 활발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옹호 쪽에서는 정승원 연구원의 기고문(4회), 비판 쪽에서는 정승환 부교수의 논평(6회)이다. 인터넷에 따르면 저자가 정승환 부교수의 논평에 대한 반박도 기고했다고 하는데, 이런 식으로 주장의 타당성이나 신뢰성을 따져가는 논의가 더더욱 필요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방금 언급한 논평들은 인터넷으로 확인할 수 있는데, 저걸 읽기 전에 내가 먼저 해야 할 일은 반납하기 전에 체크해야 할 부분을 다시 찾아 타이핑하는 일이다...


+) 꼬투리 잡는 심정으로 말하자면, 이 책에서의 문장부호 사용이 상당히 조잡했다. 열어놓고 안 닫는 경우는 부지기수고... 그리고 인용방식이 처음에 저자와 연도만 밝혀놓고 이후에는 쪽수만 괄호로 표기하는 식이어서, 이게 어디서 발췌한 건지를 찾기가 굉장히 난해했다. 이럴 거면 차라리 각주를 달아라... 제2판의 PDF 파일을 확인하진 않았는데, 이건 안 바뀌었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화 <동주>를 보고나서, 시인 윤동주가 살아왔던 모습을 그의 친구 송몽규와 함께 최대한 생생하게 그려내려는 노력이 많이 돋보인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아쉬운 점도 많았는데, 사소한 것부터 말하자면 정지용 시인의 영향에 대한 부분만 부각되고 백석 시인의 영향이 별로 부각되지 않은 점(영화에선 송몽규가 윤동주에게 <사슴>을 건네는 한 장면만 있으며, 윤동주의 대사에서도 백석 시인에 대한 언급을 찾을 수 없다), 몇 편의 시들이 실제 쓰여진 시기랑 맞지 않게 배치되었다는 점('흰 그림자'는 1942년에 쓰여졌다) 등이 있겠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영화가 어떤 대립구도를 지향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윤동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시키려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윤동주가 송몽규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로 그려졌다는 점이다. 하긴 나 역시 윤동주의 삶보다 그의 시를 먼저 접하고, 그의 삶에 대해 제대로 알지는 못하니 실제로 그런 열등감이나 질투가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보았던 시 속의 윤동주의 모습, 그의 부끄러움은 송몽규와 대비되는 자신의 모습이 아닌, 시대 속에 살고 있는 자신 그 자체였고, 단순히 열등감만으로 가득찬 부끄러움이 아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나는 나 자신일 수밖에 없다는, 그럼에도 나는 시를 쓸 수밖에 없다는 다짐을 하는 윤동주였다. 그런 시인의 모습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아마 '자화상'일 것이다.


영화에서 워낙 두 인물의 삶이 대조되다 보니, 윤동주보다 송몽규가 더 두드러지는 느낌을 받았고, 윤동주는 자신은 왜 몽규처럼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지를 자책하는 모습이 많이 부각됐다. 특히 진술서에 서명하지 못하겠다며 대사를 토해내는 부분에서 그런 자책과 부끄러움이 극대화되는데, 여기서 영화는 두 인물의 대사를 교차편집하며 결국 이 둘의 지향점이 같았음을 말하려는 것 같다. 결국 항일투쟁으로 연결되는 것인데, 시의 배치나 이런 편집이 윤동주의 항일투쟁에 방점이 찍히는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실제로 윤동주의 시 중에 시대의식이 분명하게 드러나는 시라고 기억되는 것은 많지 않다. 지금 생각해봐도 '쉽게 씌어진 시' 정도다. 그 외의 윤동주는, 자신의 자의식, 외로운 자아와 투쟁하는, 하지만 결국 그것을 보듬으며 나아갈 수밖에 없는 '자화상'과 '참회록'의 윤동주다. 그런 시기에 시를 쓴다는 것, 문학을 한다는 것 자체가 시대에 대한 저항이 될 수밖에 없는 맥락이 있지만, 윤동주의 시 세계를 지나치게 한정하는 것이 아닌가, 그의 시가 송몽규의 삶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으로 그려지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을 해본다. 이런 내 생각도 문학이나 문학교육의 '순수' 이데올로기의 영향일지도 모르겠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잔잔한 흐름을 이어가고, 강하늘의 연기는 정말 윤동주는 저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흑백이지만, 그리고 슬픈 이야기를 다루지만 윤동주의 삶을 아름답게 그려낸 차분한 영화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너무 항일, 독립운동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닐까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어 감상을 정리한다. 나중에 찾아볼 기회가 있겠지..


+) 내가 가지고 있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는 두 권인데, 하나는 풍림출판사본(89년 출간인데, 이 책에는 시가 쓰인 연도가 없다)이고, 다른 하나는 열린책들에서 나온 <한국 대표 시인 초간본 총서> 중 한 권이다. 초간본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살까 고민하다가 사지 않은 것은 이미 두 권이나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 영화를 보고 문득 살 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그냥 <사슴> 초간본을 주문한 것에서 만족하기로...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oren 2016-03-0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의 시작 부분부터 종반부로 치달을 때까지 곳곳에서 너무 지나치리만큼 자주 `두 인물의 성격 대비`를 보여주던데, 감독이 자의적으로 연출한 것인지, 실제로 두 인물의 `성격 차이`가 널리 알려질 만큼 그렇게 `시인에게 억울한 쪽으로만` 두드러졌던 것인지 내내 궁금하더군요. 아무 님의 글을 읽어보니 `감독의 의중`이 많이 가미된 것처럼 생각되기도 하네요. 시인의 시세계를 온전히 보여주기엔 `형무소 장면`이 너무 지나치게 많았던 것도 아쉬움으로 남고요.

아무 2016-03-01 23:33   좋아요 0 | URL
이 부분에 있어서는 저도 역사적 사실을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맞다 아니다를 답변드리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윤동주 평전>이나 <처럼>을 찾아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지만 이준익 감독이 `저항`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아요. `흰 그림자`를 낭송하는 부분에서도 마지막 연 `신념이 깊은 의젓한 양처럼/하루 종일 시름없이 풀포기나 뜯자.`가 생략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하필 임정으로 가는 몽규를 보여주면서 이런 식으로 `흰 그림자`를 보여주는 부분이 지나치다고 느꼈던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송몽규라는 인물을 재조명해주었다는 점에서, 윤동주의 삶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켜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영화로 전 기억하고 있습니다. 흑백으로 처리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는 생각이 드네요..

oren 2016-03-03 00:27   좋아요 1 | URL
책을 읽다가 묘한 구절을 만나고 보니, 문득 이 페이퍼에 담긴 `글쓴이의 깊은 뜻`이 다시금 생각나서 밤 늦게 다시 찾아왔습니다. 그 대목을 공유해 볼까 해서요...
* * *
위대한 인간들을 공적 이익이라는 궁색한 관점으로 바라보면, 오해하게 마련이다. 그들에게서 어떠한 이득도 취할 줄 모른다는 것, 이것 자체가 바로 위대함에 속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

- 니체, 『우상의 황혼』

아무 2016-03-03 00:30   좋아요 0 | URL
방금까지 읽던 책에서도 니체를 잠시 다룬 부분이 있었는데, 이렇게 다시 보게 되네요ㅎㅎ 감사합니다^^ 첫 문장부터 인상적이네요....

프레이야 2016-03-01 23: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소영의 시인 동주,에는 그런 대목이 좀 엿보이더군요. 백석의 사슴 초판본은 출간이 연기되었다고 하여 더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 2016-03-01 23:36   좋아요 1 | URL
<시인 동주>를 읽어보지 않아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번에 영화를 본 걸 계기로 윤동주의 삶이 어땠는지 궁금해지고 관심이 가게 되더라구요... `별 헤는 밤`을 이야기할 때 항상 나오는 것이 `흰 바람벽이 있어`와의 영향관계일 만큼 백석의 영향 역시 정지용 못지 않은 것이었죠. 분량상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에 그건 그렇겠거니.. 합니다. 저도 <사슴> 초판본 연기되었다고 해서 마냥 기다리고 있는데, 영화에서 나온 표지가 알라딘에 뜬 표지랑 정말 똑같더군요..

파란자스민 2016-03-01 23: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소영의 시인,동주를 먼저 읽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대립 구도가 조금 납득은 가더라구요^^ 이준익 감독도 사실적인 이야기가 바탕이긴 하지만, 좀 더 영화스럽게 끌고가려다보니 그렇게 연출하신 것 같아요. 실제로 윤동주 시인이 송몽규에게 열등감을 느낀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아무 2016-03-02 01:21   좋아요 1 | URL
사실 정말 그랬을 수도 있겠죠. 다만 그 이야기를 해줄 두 분이 해방 전에 돌아가셨으니...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가장 윤동주답다고 여겨졌던 부분은 연희전문학교에서 문예지를 만들 때 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서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말하던 모습이었습니다. 윤동주의 시와 삶에서 `일제강점기`나 `저항`을 빼놓고 말하는 것도 어리석은 일이지만, 너무 그쪽만 강조하는 것도 전부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영화가 그들의 삶을 재조명해주었다는 점에서, 그들이 겪어야 했던 비극을 잘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하는 제 소심한 아쉬움 같은 것이죠...^^;;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8200001&sid1=001

며칠 전부터 관련 기사를 볼 때마다 자꾸 불편한 지점이 있는데, 여자가 나무로 변하는 이야기는 <채식주의자>가 아니라 `내 여자의 열매`다. 한강의 문체가 갖는 서정성이 잘 표현이 될까라는 의문이 있었는데, <채식주의자>나 <소년이 온다>는 다루는 내용 자체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주목받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 다만 외국인들이 한강 소설의 어떤 부분에 열광한 걸까라는 생각과, 이것도 한때의 유행처럼 지나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우려가 있을 뿐..


댓글(9)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6-02-21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 년도에 나온 작품 이란 것까지 적어주시면 더 좋을것 같아요!^^
잘 읽고 가요.

아무 2016-02-21 23:14   좋아요 1 | URL
<채식주의자>는 단행본이 2007년에 나왔고 `내 여자의 열매`가 실린 단편집은 2000년에 나왔다고 하네요. 연재된 날짜는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채식주의자>의 작가의 말에서도 `내 여자의 열매`와 비슷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내용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확히 어떻게 쓰여있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그장소] 2016-02-22 00:22   좋아요 1 | URL
요즘에 한강작가의 인터뷰 들을 읽고 있어요.
작가를 이해하기 위해 ㅡ제 나름의 방법들인 셈인데 ..이런 글은 도움이 된다고 봐서 ..고맙거든요. 최근작과 멀어질수록 책이 발표된
년도를 표기치 않아서 전작을 읽기 하는 저 같은 경우 ㅡ약간 불편하거든요. 순서대로 읽으면 더 좋겠는데..싶고요.
좋은 정보 고맙습니다 . 아직 갈길이 멀다 ㅡ 생각이 들어요.^^

아무 2016-02-22 00:10   좋아요 1 | URL
작가의 인터뷰는 항상 호기심을 부르죠. 어떤 생각으로 이 작품을 썼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저는 한강 작가의 책을 장편 두권, 연작소설 한권, 단편 한 편을 읽었는데, `내 여자의 열매`와 <채식주의자>는 인상적인 작품이어서 아직까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ㅎㅎ 전작을 읽으려면.. 저도 아직 갈길이 멀죠^^;;

[그장소] 2016-02-22 00:23   좋아요 1 | URL
초반에 읽던 때와는 좀 시간이 많이 지나서 한강 작가가 가진 고유한 것들을 그녀 목소리로 잘 듣는 게 중요할것 같아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이전에 제가 쭉 읽어 왔던 작가라면 안그랬을텐데..혹, 제가 의도치않게 잘못읽고 있는 부분이나 이해를 다른 면으로하고있는게 있을까 싶어 ㅡ저를 경계키 위한 ㅡ것이랄까.
그렇다고 너무 그 말들에 삼켜지는 글은 싫고요.
방향만 잡아보는 정도 ㅡㅎㅎㅎ
저는초기작부터 만나서요.검은 사슴.여수의사랑 희랍어시간.등등 ..단편은 나오는 데로 본 것 같아요.시집때문에 ..다시 읽기 시작했네요..이 작가는..

아무 2016-02-22 00:31   좋아요 1 | URL
희랍어시간은 저도 봐야지 봐야지 하면서 여태 안 보고 있는 책 중에 한 권입니다 ㅎㅎ... 시집은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제목이 묘하게 끌리긴 하더라구요. 조만간 다시 찾아보기로.. (이러고 또 잊어버리려나..) 전작읽기는 참 험난하죠ㅠㅠ 파이팅입니다!!

[그장소] 2016-02-22 00:35   좋아요 1 | URL
시집은 꼭 ㅡ보셔도 좋을 듯 ㅡ
희랍어시간을 중간에 툭 읽는 바람에
전체적 인상이 제가 가지고 있던 선들과 좀 엉켰던것 같아요.
앞으로 더 읽어봐야겠지만 .^^
아직 읽을게 남았다니 기쁘네요.^^
저녁을 서랍에 넣어두었다 ㅡ시집 ㅡ좋아요!

2016-03-13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3-13 01: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치와 진리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9
김선욱 지음 / 책세상 / 2001년 5월
평점 :
절판


『정치와 진리』는 아렌트의 사상을 중심으로 정치는 진리의 영역, 진리 추구의 수단이 아니며 인간의 '복수성'에 기반을 둔 공적 영역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책이다. 개인적으로는 아렌트의 사상에 대해 좀더 알기 위해 구입한 책인데, 저자의 주장과 논리 대부분이 한나 아렌트의 이론을 기반으로 하고 하버마스와의 비교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내게는 매우 유용한 책이었다. 하지만 '직업' 정치가가 아닌 시민이라고 해서 대표성을 띨 수 있는 불편부당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경제가 사적 영역에서 사회적 영역으로 옮겨가고, 준거와 기준을 요구하는 성격 탓에 정치의 성격이 훼손되었다는 사실에는 공감하지만, 시민이 자신의 지역적, 사적 배경을 고려하지 않고 세계적 연대로 나아갈 수 있을 지는 의문이 든다. 그만큼 신자유주의의 파도 아래 개인이 경제에 종속되었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아렌트의 사상을 통해 설득적으로 의견을 전개하고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읽은 뒤『인간의 조건』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금 내 책상엔 아렌트에 대한 책이 두 권이나 놓여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