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짜기의 백합 을유세계문학전집 4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정예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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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노레 드 발자크의 작품은 공무원 생리학 이후 두 번째 만남입니다. 혹자들은 그의 소설을 두고 전원 소설이라 말하던데요. '골짜기의 백합'이라는 작품을 읽어보니 왜 그런 명칭이 붙게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주인공 펠릭스는 현재의 연인 나탈리에게 자신의 삶을 들려주려고 편지를 쓰게 됩니다.


부모의 보살핌과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펠릭스는 불운한 성장기를 거치게 됩니다. 이러한 성장 환경은 그의 몸과 마음을 점차적으로 병들게 합니다. 이야기 속 배경인 프랑스는 나폴레옹 제정기가 끝나고 부르봉 왕조가 다시 들어서게 되는데요. 이를 축하하기 위해 귀족들은 연회를 열게 되죠. 펠릭스는 그곳에서 한 여인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에게 강렬한 첫인상을 남깁니다.


19살 젊은 청년은 이렇게 사랑의 열병을 앓게 되고, 부모님과의 삼한 갈등으로 마음의 병도 점차 짙어집니다. 결국 펠릭스의 부모는 그를 파리에서 시골로 요양을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그는 그곳에서 골짜기의 백합 같은, 그가 연회장에서 반한 첫사랑 여인과 다시 조우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년느 이미 모르소프 백작의 아내이며 두 아이의 어머니였죠. 그런데도 청년은 그 집을 자주 방문하게 되고, 여인과 청년의 정신적 사랑이 시작됩니다. 


모르소프 백작은 가정에 무심하고 경제적으로도 무능한 폭군에 가까운 남편이었고, 모르소프 백작 부인은 병약한 아이들과 집안의 대소사를 책임져야 하는 실질적 가장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의 삶 속으로 뛰어든 한 젊은이는 모두에게 특별한 성장기를 안겨주게 됩니다. 총명하고도 예의 발랐던 펠릭스! 그런 그의 앞날을 걱정했던 모르소프 백작 부인. 그녀는 그의 앞날을 위해 시골 생활을 정리할 것을 조언합니다. 그렇게 파리로 간 펠릭스는 모르소프 백작부인의 호의 아래 사교계의 유명 인사가 되고 새로운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이 소설은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의 관계를 이분법적으로 보이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합니다. 그리고 소설 끝머리에는 나탈리가 연인 펠릭스에게 답장을 하면서 끝이 나는데요. 역시 발자크 다운 기운?이 담겨 있는 결말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편지 형식으로 구성된 이 소설의 묘미는 아름다운 문체라 생각합니다. 한 문장 한 문장 가슴에 남는 문구를 만날 때마다 프랑스인이 이 글을 읽는다면 언어가 주는 완연함에 한발 더 다가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부럽더군요. 마치 우리가 황순원 작가님의 '소나기'를 오롯이 우리의 정서로만 이해할 수 있는 영역이 있는 것 처럼 말이죠. 수려한 문장력이 돋보였던 작품 '골짜기의 백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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