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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게으른 몸

나에게는 친구처럼 지내는 후배가 있다. 후배라고는 하지만 고등학교 후배이고 (대학 후배이기도 하다.)한 학년 차이라서 별로 느끼지도 못하지만 어찌 되었건 그녀는 나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오랫동안 따랐다.

후배 : 요즘은 웰빙족이 유행이란다 언니

나 : 엉. 그렇다고 하더라

후배 : 우리도 요가 배울까?

나 : 요가?

후배 : 그래 요가. 그거 하면 회춘한데 언니

나 : 나이도 어린년이 회춘은 무슨

후배 : 그래도 요가복 하나씩 사서 배워보자. 어디 나가서 배우는게 쪽팔리면 요즘 요가 비디오도 많던데 그거라도 틀어보고 배우자

나 : 너 다리 찢을줄 알어?

후배 : 아니. 언니는?

나 : 아가리를 찢었으면 찢었지. 난 다리는 못 찢는다.

후배 : 휴... 요가 기본이 다리 찢는건데.

나 : 그거 몸 유연해야 하는거 아냐? 우리처럼 마른 북어 같은 것들은 그거 하다 괜히 어디 부러지지 싶다. 그냥 살자.

예전에 수업중에 연기론이 있었었다. 그 수업을 하면서 육체적으로도 유연한 배우가 되기 위해 스트레이칭도 하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들 다리 찢기를 할때 나만 구석에서 손으로 발끝잡기를 하고 있었었다. 교수님이 졸업하기 전에 손으로 발 끝 잡으면 A를 준다고 했지만 나는 결국 오늘까지도 내 발끝을 내 손으로 잡아 본 적이 없다. 다들 왜 그게 안되냐고 하면 다리가 길다고 하거나 상체가 놀랍도록 짧아서 그렇다고 대답한다. 하지만 나는 진실을 알고 있다. 내 몸은 정상이나 그 유연성에 있어서 만큼은 정말 골때리는 수준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일까? 나는 몸을 사용하는 일에는 지나치게 인색하다. 쇼파에 잠깐 앉았다가 침대로 몸을 날려 뒹구르르 하는 것 까지는 참을 만 하지만 계단을 오르 내린다거나 운동이랍시고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을 정말로 싫어한다. 엄마는 젊은년이 그렇게 몸을 안움직여서야 어쩌냐며 걱정을 하지만 나는 싫은걸 억지로 하는 것 보다 그냥 게으른 지금이 좋다.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안좋다지만 나는 밥먹고 바로 눕기를 누구보다 즐긴다. 그리고 그로 인해 탈이 난적이 한번도 없다. 늘 부지런하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면 참 경의롭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저럴수가 있을까? 새벽마다 조깅을 하고 비나 눈이 오면 러닝머신 위에서라도 달려야 하는 사람들. 일주일에 서너번은 헬스장에서 무거운걸 들며 이며 몸을 만들고 재즈 댄스나 라틴 댄스를 배우러 다니는 사람들. 참으로 대단하다 싶다. 그렇지만 부럽거나 그렇게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는다. 나는 그냥 게으르게 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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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이력서 쓰는 요령

다들 이력서를 한번 쯤은 써 봤을꺼라고 생각한다. 나도 예전에는 무조건 있는 경력 없는 경력 다 넣어서 쓰곤 했었는데 심지어는 이력서가 한장을 넘어 가기도 했었다.  그리고 이력서 쓰는 요령을 당최 알수가 없어 늘 자기소개서 같은 곳에서 엄청 막혔었다.  대체 어떻게 써야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아니 이런 인재가 아직도 썩고 있었다니 국가적 손실이 아닐 수 없는걸?' 같은 반응을 보이게 할 수 있는걸까?

답은 간단했다. 자신이 직접 면접관이 되어서 이력서를 한번 받아보면 안다.  나도 이 회사에서 처음으로 직원들을 뽑기위해 이력서라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내가 본 이력서들은 대부분 한숨이 나올 정도로 제대로 작성하지 못한 것들이었다.  내가 말해주는 이력서의 요령이 어디에나 먹혀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렇게 썼다고 해서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요즘에는 이력서에 당사의 소정양식에 따라 작성하라는 경우도 많지만 그냥 보통 이력서를 쓴다고 가정했을때는 어느정도 도움이 될 것이다.

먼저 이력서의 학력 및 경력사항이다.  이걸 보면 그 사람이 얼마나 제대로 된 학력과 이력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흔히 대학을 막 졸업하고 나면 쓸것이 없어서 온갖 택도아닌 것들을 다 집어넣는데 그런다고 가산점 조금도 붙지 않는다. 오히려 허접스런 인상만 가중시킬 뿐이다. 대학 다닐때 봉사활동 서클활동 다 필요없다. 다만 들어가려는 직장에 도움이 될 만한 봉사나 서클 활동 기타 등은 적어도 무관하다. 예를 들어 디자인 회사에 들어간다고 쳤을 경우 대학생 디자인 공모등에서 상을 받은 것은 적어도 무관하다. 하지만 거기다 디자인 공모만 딱 적는 것은 참가는 했으나 아무 성과가 없었던 것이므로 (미대 다니는 사람치고 공모전 한번 안내보는 바보는 드물다.) 괜히 적어서 이력서를 지저분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 이력이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다. 지금 가려는 회사와 하등 상관이 없는 온갖 이력을 다 적지 않길 바란다. 허접스런 이력 100개 보다 제대로 된 이력 1개가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나같은 경우 이력서가 2가지 버전이 있다. 일을 두 가지로 나누어서 해 왔기 때문에 내가 하고자 하는 그 일에 맞는 경력만 적어서 낸다.(과거에는 두 가지 이력서가 다 똑같었다.) 정말이지 담당자가 봤을때 택도 아닌 경력들은 제발 적지 않길 바란다. 그냥 솔직하게 말하자면 우습고 허접해 보일 뿐이다. 처음부터 잡다한 인상을 주길 원치 않는다면 간략하고도 눈에 확 들어오면서 중요한 이력만 적어야 한다. 회사에서 요구하는 경력이 아니다 싶은데도 어디서 아르바이트 한 것 까지(이를테면 디자인 회사에 원서를 내는데 패스트푸드점에서 계산원 아르바이트를 했다던지) 다 적어낼 필요는 없다.

그리고 요구하지 않더라도 경력자의 경우 경력 증명서를 첨부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워낙 사람이 서로를 서로가 믿지 못하다 보니 나도 간혹 이력서의 경력이 지나치게 화려하다 싶으면 확인을 해 보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확인하는 번거러움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도 경력 증명서는 반드시 첨부하는게 좋다.

자기 소개서. 이건 정말 문제다. 나 역시도 저걸 잘 쓴다고는 할 수 없으나 다른 사람들이 쓴걸 보면 한숨이 나옴은 어쩔 수 없다. 자기 소개서는 작문 교실이 아니다. 나는 심지어 거기다 이모티콘을 집어넣는 정신나간 인간들을 보기도 했으며 저는 어디서 태어나 무슨 학교를 다니고 정도로 끝나면 되는 어린시절을 죽도록 길게 늘여놓은 것을 보았다. 어차피 이력서를 검토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어린시절 따위나 자기 자신이 말하는 성격상의 장 단점 따위는 보지도 않는다.  어린시절 불행했다는 사람 하나도 못봤으며 아버지는 대부분 엄하시고 어머니는 가정적이시며 온화하다. 그리고 성격상 장점은 일을 너무 꼼꼼하게 하는거라던가 완벽주의자 라는 것이 거의 대부분이다. 그리고 단점은 저 부분들이 어떤 면에서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을 서술한다. 이 정도면 진짜 빵점짜리 자기 소개서이다. 차라리 그렇게 적을 바에는 아까 이력서에서 넣기를 포기한 잡다한 경력들을 소개하는 것이 좋다. 경력이 좀 있는 사람들은 구체적으로 그 경력사항에 대해서 근무기간이나 근무실적 등을 자세하게 서술하는 것이 좋다. 다시 말하지만 어린시절 어떻게 자랐는지 성격상의 장 단점은 무엇인지는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고 또 아무도 믿지 않는다. 그냥 가족관계 정도나 짚고 넘어가면 된다. 학교생활은 원활했다고 하면 된다. 동창에게 전화 해 볼 일도 없을테니 말이다.  그리고 회사에 지원하는 동기를 분명하게 적어야 한다. 어떤 생각으로 왜 지원을 했는가를 말이다.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도 비교적 현실적으로 적는 것이 좋다. 회사를 위해 이 한몸 그저 부서져라 봉사하겠다고 적어봐야 믿어주는 사람도 없고 괜히 허황된 인상만 심어 줄 뿐이다. 딱 실현 가능한 정도로만 그 회사 입사할 경우 포부 정도를 결코 길지 않고 간략하게 밝혀야 한다.  회사 입장에서만 본 자신의 포부가 아니라 개인적인 목표를 적는것도 나쁘지 않다. 이를테면 그저 아무 일이나 시켜만 주신다면 열심히 일하겠다던가 최선을 다 하겠다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 보는 앞으로의 포부이다.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3년이내 어떤 자리에 혹은 위치에 서고 싶다던지 아니면 구체적으로 이러저러한 경력을 쌓고 싶다던지 하는 것은 개인적인 포부인 것이다. 내가 볼때는 후자가 훨씬 솔직하고도 현실성 있어 보인다. 회사에 노예로 들어가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쓰기 전에 이것을 내가 어디에 낼 것이며 누가 보는가 하는 사실을 다시 한번 머리속에 되뇌여야 한다.  그래야 지원하는 회사에 필요도 없는 이력만 잔뜩 쓴다거나 초등학교 작문교실 같은 시시콜콜한 개인사로 가득찬 자기 소개서를 쓰지 않게 된다. 튀어 보이려고 이모티콘을 집어 넣거나 컴퓨터 용어를 쓰는 것은 자살 행위이다. 귀여니는 그걸로 책도 내고 대학도 갔지만 멀쩡한 회사에 취직을 위한 이력서에 그런짓을 하면 안된다. 튀는것도 좋지만 그건 모든 기본이 다 갖춰졌을때 그 이후의 문제이다. 개뿔 아무것도 없으면서 이력서에 색을 넣거나 형광팬으로 칠하는 짓은 정말이지 나 유치원생이랍니다. 하는 소리이다. (안 믿기겠지만 나는 여러번 봤다.) 아무것도 없을수록 기본과 정도를 걷는게 답이다. 하다못해 신뢰감이라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력서와 자기 소개서를 내는 목적을 분명히 생각해야 한다. 튀는게 문제가 아니라 이력서를 보고 나를 채용하는 것이 목적이다. 아무리 이력서가 많다고 해도 회사에서 이력서를 보지도 않고 쓰레기통에 넣어 버리진 않는다. 그래서 이력서가 조금이라도 튀어야겠기에 이력서에 호작질을 했다는건 적어도 내가 알기에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는 사진. 제발 부탁하건데 이미지 사진 좀 넣지 않길 바란다. 요즘 이력서를 받아보면 100에 90은 전부 이미지 사진이다. 이력서에는 멀쩡한 사진관에서 필름넣은 카메라로 찍은 증명사진을 부착하는 것이 아직까지는 정석이다. 디지털 카메라도 나오고 사진에 온갖 뽀샵질이 가능해졌지만 그건 이력서용으로는 절대 아니다. 이쁘다고 뽑아주지 않는다.(TV방송용 리포터나 대형 백화점의 안내데스크 혹은 엘리베이터걸은 다를수도 있다.) 사람들은 바보가 아니다. 이미지 사진이 이쁘다고 해서 이 사람이 실제로도 엄청나게 이쁠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실물과 얼마나 다를지 기대할 뿐이다. 그러니까 아무리 밉게 나오더라도 손대지 않은 증명 사진을 붙이기 바란다. 아직까지는 정면을 보면서 약간 미소를 짓는 정도가 먹혀 들어간다. 여긴 한국 사회이므로 괜히 옆으로 삐딱하게 서서는 느끼한 웃음을 흘리는 사진을 넣지 않길 바란다. 사진으로 사람을 평가하진 않지만 적어도 느낌을 주기는 한다. 이력서가 오면 상관없는 직원들은 우선 사진을 가지고 품평회를 한다.(기분 나쁘겠지만 이력서를 볼 수 있을 경우에는 늘 저런짓을 한다.) 누군 이쁘네 못생겼네 어쩌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뽑히거나 탈락하진 않는다. 다만 이미지 사진으로 자신의 이미지를 외곡되게 심어줄 필요는 없다. 뽀샵질로 피부 뽀샤시하게 하고 눈 키우고 턱 깍아봐야 정말 당신이 그렇게 생긴것도 아니니 면접에서 다 뽀록난다. (아님 그전에 뽀샵질 해 놓은것 처럼 수술을 하던가. 붓기가 가라앉을지는 걱정이다만)

쓰다가 보니 너무 신랄하게 써 버린것 같다. 하지만 저건 내가 그만큼 한심스런 이력서를 많이 봐 왔기 때문이다. 요즘 들어갈 회사가 없는것도 사실이지만 혹시나 저런 사실을 몰라서 이력서 때문에 탈락한것은 아닌가 살펴보기 바란다. 난 아무리 경력이 좋아도 기본이 안된 이력서는 가차없이 서류과정에서 탈락시킨다. (이렇게 쓰고나니 내가 무슨 경영자 같은데 내 담당 직원을 뽑을때만 그렇다. 오해없길 바란다.) 나도 만약에 늘 이력서를 내기만 하는 입장이었다면 처음 고백했던 것 처럼 되도 안한 경력 다 집어넣어서 이력서가 두 장인것을 뿌듯해 하며 냈을 것이다. 하지만 직접 단 한번이라도 이력서를 본인이 받아 본다면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이력서를 받을 일이 없다면 상상이라도 해 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분명 내려고 하는 회사가 원하는 이력서를 작성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끝으로 이력서 편지 봉두에 접어서 내는거 아니다. 이력서 크기만한 봉투를 사서 접지 않고 내는 것이 예의이다. 문서 철을 할때도 꾸깃하거나 접힌 이력서는 담당자의 짜증만 유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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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이해할 수 없는 것들.

나는 아직도 세상을 살면서 이해가 안되는 것들이 너무너무 많다. 그 너무너무의 대부분은 물어보기도 참 뭣한 것이고 설사 물어본다 하더라도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는건지 알 수가 없다. 내 속이야 어찌 되었건 간에 나이는 꾀나 먹었으므로 '음... 모든걸 다 이해하고 있어'하는 표정으로 끄덕 끄덕 하고는 있지만 사실은 이해가 안가는 것들 때문에 가끔은 잠이 안온다. 오늘은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을 죽 한번 나열해 보겠다. 혹시 나만 몰라서 바보 되는거 아닌가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해 안가는건 이해 안간다고 여기에서 만큼이라도 외치고 싶었다. 

1. 재생용품의 가격 - 알다시피 재생용품이란 물건을 한번 쓰고 버리지 않고 그걸 다시 수거해서 이러저러한 과정을 거친다음 본래와 비스무리하거나 영 다른 모습으로 탄생시킨 물건들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재활용 종이가 있다. 그런데 문구점에 가서 재활용 노트 가격 한번 보길 바란다. 옆에 있는 그냥 노트보다 훨씬 비싸다. 내가 본 대부분의 재활용품은 재활용 하기 이전의 그 물건들 보다 비싸다. 재활용 종이로 만든 책들도 비싸다. 대체 왜 그런걸까? 재활용 하는 비용 때문에 그런가? 그렇다면 굳이 재활용품을 우리가 써야 하는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에는 적어도 반 값 정도는 떨어져야 그런걸 사는 맛이 있을텐데 말이다.

2. 세상의 모든 사용 설명서들 - 나는 한번도 사용설명서 따위를 읽고 단번에 '아하 이게 이렇게 되는 것이고 저건 저런 것이로구나'하면서 무언가를 알게 된 적이 단 한번도 없다. 그들은 아무것도 몰라도 사용 설명서만 보면 그 기계에 대해 반쯤은 전문가가 될 것 처럼 요란하게 떠들지만 사실은 우릴 절망시킬 뿐이다. 그것들은 분명 사용방법을 어렵게 해서 물건을 만든 회사를 숭배하게 만들려는 속셈이 있거나 그도 저도 아니면 사용법을 몰라서 사용을 못하게 만든다음 그만큼 A/S 비용이 감수하게 만들려는 책략인지도 모른다.

3. 음식과 질병의 상관 관계에 대해 떠드는 뉴스 - 물론 알고 싶은 사람도 많을 것이다. 뭐가 해로운지 뭘 먹으면 어디에 좋은지. 하지만 나처럼 전혀 알고싶지 않은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뉴스에서는 매일 뭘 먹으면 식도암을 예방하며 뭘 먹으면 자궁암을 예방하고 또 뭘 먹으면 심장질환에 좋다고 한다. 근데 내가 알기로는 음식 중에서 완벽한건 없다. 어디에 좋은 부분이 있는가 하면 또 그 음식으로 인해 안좋은 부분도 있게 마련이다. 가만 보면 똑같은 음식을 가지고 하루는 암예방에 좋다고 떠들더니 하루는 과잉섭취하면 눈이 멀수도 있다는 소리를 해댄다. 그냥 가만히 놔두면 우린 먹고싶은 만큼 적당하게 먹고 아무 탈도 없을 텐데 그런 뉴스를 한번 듣고나면 먹기전에 머리만 복잡해진다. 대체 식사도 다 끝난 9시 뉴스 시간에 음식에 관해 떠드는건 무슨 심뽀일까? 만약 마늘이 폐암을 유발한다고 했을때 마늘 짱아치를 실컷 먹고 트름을 하고 있던 사람은 기분이 어떨지 그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4. 비상시 행동지침에 나오는 그림 - 비행기를 타면 비행기가 추락할 경우 어떻게 하라는 행동 지침이 적힌 책이 있다.  아니면 교련 교과서만 보더라도 비상시에 어떻게 하라는 그림이 나온다. 근데 위급한 사람은 물론 그 옆에서 돕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그림들을 암만 처다봐도 '이런 정말 대단한 위기 상황인걸? 언제 나에게 닥칠지도 모르니 숙지해두자'하는 마음이 눈꼽만큼도 생기지 않는다. 그냥 그들의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큰일도 아닐 뿐더러 그런 일이 닥치더라도 얼마든지 대처 가능하다는 생각만 하게 만든다. 위험할때 침착한건 좋지만 미소까지 띌건 뭐란 말인가?

5. 얼마를 버는지 몰라요 - 연예인을 인터뷰한 프로그램들을 보면 하나같이 돈 문제는 엄마가 관리를 해서 잘 모른다고 한다. 그들은 데뷔 전부터 버는 돈은 모조리 엄마가 관리를 하기로 약속을 한 걸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자신이 얼마를 버는지를 모를까? 만약 진짜로 모른다면 엄마가 중간에서 좀 삥땅하는지 의심이 가진 않는걸까? 어쩌면 모른다고 해 놓구서는 엄마를 안심 시킨 후, 엄마가 중간 중간 슬쩍하는 돈들을 다 계산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일정 금액이 되면 '엄마 저랑 대화좀 하시죠'하면서 진지하고 심각한 얼굴을 하기 위해서 일지도...

6. 남자 앞에선 확 달라지는 여자들 - 다들 그렇게 말한다. 니가 그래서 남자가 없는 거라고. 어쩌면 그 말이 맞을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이해가 안간다. 어떻게 방금까지도 나랑 '똥을 참아라 이년아'같은 소릴 하다가 지들 남자친구가 오면 목소리, 억양, 톤, 표정, 태도 가 동시에 확 바뀌는지... 언제나 나만 그 보조를 맞추지 못해 어리버리 거리다가 화장실로 불려가서 주의를 듣는다. 하던 행동 그대로 하면 정말 나처럼 남자가 없는 걸까?

7. 비싼 명품 - 나는 뭐가 명품인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좋은 소재와 튼튼하고 견고한 모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나오는 것들을 보면 비닐 이건 천이건 아무 소재나 막 써대는것 같아서 위에 나열한 요소가 꼭 맞아 떨어지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만 생각을 해 보니 그것들의 특징은 딱 한가지로 요약이 되는데 바로 죽도록 비싼 가격이다. 그렇다면 내가 가방 공장을 하나 차린 다음에 작은 손가방도 500만원 짜리 이하가 없도록 판매를 한다면 내가 만든거도 명품이 될까?

8. 독서가 취미라고 하면 웃는 사람들 - 다들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나는 책읽기 라고 말한다. 움직이길 귀찮아 하는 내가 스쿼시니 수영따위가 취미일리 없다. 그렇다고 해서 국민학교때 퍼 맞으면서 배운 피아노라고 하기에는 기억이 가물거려 학교종이 땡땡땡이라도 제대로 칠 수 있는지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는 한글을 깨우친 그날부터 지금까지 별 어려움 없이 해온 책 읽기를 취미라고 말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꼭 웃는다. 왜 웃는걸까?

9. 개별 연락을 주겠다는 면접관들 - 어딘가에 면접을 보거나 시험을 보면 공고가 나는 곳도 있지만 합격 여부를 개별통보라고 해 놓은곳도 많다. 기다려 본 사람들은 안다. 그게 얼마나 애간장 타는 일인지를... 거기다 언제까지 연락을 주겠다는 말도 하질 않아서 하염없이 기다려야 한다. 이쯤이면 이미 연락을 다 받고 누군가는 출근을 하고도 남았겠다 라고 생각하기도 하지만 또 돌아서면 전화기를 만지작거리거나 화장실 갔다온 사이에 전화라도 오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그들은 대체 왜 정확하게 언제까지 연락을 주겠다는 말 조차 해 주지 않는걸까?

10. 화장실 밖에서 계속 문 두드리는 사람들 - 상대가 한번 두드렸고 나도 적당한 강도로 똑똑 하고 두드려 줬음에도 계속 문을 두들기는 사람들. 기다리는 동안 똑똑 하고 노크 놀이를 하자는 걸까? 아님 내가 화장실에서 잠이라도 잔다고 생각하는 걸까?

11. 간만에 전화가 와서 연락 안한다고 화내는 친구들 - 꾸벅꾸벅 졸고 앉았는데 전화가 와서 반갑게 받았더니 연락좀 하자고 훈계하는 친구들. 먼저 연락했단 이유 하나만으로 손가락이 부러졌냐는둥 무심하다는둥 지가 먼저 연락하기 전에는 결코 연락을 하지 않는다는 둥 하고 말한다. 그러면 나는 '그게 말이지 하면서 변명하기에 바쁘다. 왜 그런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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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 이야기> - 부자가 될 준비와 각오

'선한부자'라는 카페에 간혹 올린 글입니다.

제가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쓰게 된 마이리뷰입니다.

이 리뷰 덕분에 죠수아님의 메일도 1통 받게 되고, 이 카페도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1달 전에 책을 많이 주문해 버린 뒤에 나온 책이라 그 전부터 죽 사고 싶었지만 지금에야 보게 되었다. 이 책 덕분에 신나게 주말을 보냈다. 읽으면서 밑줄 그으면서 많은 감탄을 하게 만든 책이다.

<한국의 부자들>,<나의 꿈 10억 만들기>,<부동산으로 10억 만들기>,<부자들의 돈버는 습관>,<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 등이 올해 나온 국내 저자의 재테크 서적 중 상당히 훌륭한 수준의 책이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이 그 중에서 최고라고 생각된다.

나도 33살이다. 그리고 저자 수준은 안 되지만 재테크에 상당한 관심과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남들이 평가한다(^^;). 직업이 부동산 관련업이고 강남에서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창업을 한 지 2년 정도 되었고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도 하나 소유하고 있다. 올해 사무실을 하나 더 오픈할 계획이라 그 때는 추구하는 목표에 조금 더 빨리 다가갈 수 있을 거라 믿고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토마스 스탠리의 '백만장자'시리즈(<이웃집 백만장자>, <백만장자 마인드>)나 스테판 폴란의 <부유하게 살자>,<다 쓰고 죽어라> 같은 외국 작가의 책들이 국내에 번역이 되면서 국내 재테크서적에 태동이 시작되었다고 본다. 그 이후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시리즈가 나오면서 국내 재테크 서적의 황금기를 촉발시킨 것 같다.

그런데 나는 이 책을 보면서 1권은 교훈을 얻었는데 그 이후의 책들은 왜 나오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그리고 로버트 기요사키의 뜸들이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뭔가 이야기해 줄 듯 하면서 그 이야기를 바로 하지 않고 질질 끄는 스타일 말이다. 그리고 다 읽고 난 뒤에 '그러면 뭘 어떻게 해야 하지?'라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나만 그런 느낌을 가졌는 지도 모르지만 하여간에 창업을 해서 법인을 가져야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유일한 교훈을 얻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에서 세이노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에 대한 비판을 읽고 공감하면서 더 많이 깨닫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세이노의 이야기들이 더 한국적이고 공감이 많이 간다)

요즘 <한국의 부자들> 이후 모든 책에 '부자'라는 단어들이 들어가는 것 같다. 거기서 더 나아가 '알부자''X-파일''노트'(노트 시리즈도 엄청 많다. 경영노트,독서노트,성공노트..) 같은 제목을 달고 수준 이하의 책들도 나오고 있다.

이 책은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우선 첫째로 저자가 '젊은 부자'라는 점이다(물론 저자는 아직 부자가 아니라고 하지만 누가 봐도 33살에 14억의 자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부자라고 할 만 하다. 다른 책에 나오는 부자들이 대부분 50-60대라서 젊은 부자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그리고 둘째, 저자 자신의 투자사례는 말 그대로 사례일 뿐 참고만 하지 그대로 따라 하지 마라고, 그러기엔 시대,법,환경,사람이 변했다고 충고한다. 당신의 기회는 당신이 찾아야 한다.

세째, 저자 자신의 실패 사례도 보여 주면서 훌륭한 교훈을 준다. '지금 희생하고 미루어두는 만큼 근사한 미래가 기다릴 거라 믿지 마라'라고 얘기한다. 그 이외에도 저저 특유의 솔직함이 책 곳곳에 묻어 나온다. 마치 톰피터스의 책을 보는 듯 하다.

네째, 다른 책에서는 '저질러라'고 했던 부동산투자에서 '날 내몰지 마라. 더 이상 날 부추기지도 마라. 패자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승자는 자신을 드러낼 수 있겠지만, 패자는 그냥 사라졌던 것이다. 보이기 전에는 절대로 움직일 수 없다.'라고 멋지게 표현한다.

다섯째, 주위 사람들에게 투자 권유와 조언을 이젠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한다. 맞는 얘기다. 부동산업을 하면서 지켜보니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고, 이유가 있더라.

그 외에도 하고 싶은 얘기가 많지만 책 읽는 재미와 감동을 위해 그만 줄이고자 한다. 끝으로 절대적으로 공감을 했던 부분이다.

'과거에도 기회를 알아보았던 사람과 그렇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듯이, 지금 이후로도 역시 기회는 있을 거라 믿었다. 그리고 내게 기회가 왔을 때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기를 바랬다.’

 

위 리뷰에도 제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내용이 약간 나오는데 덧붙이자면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에 사무실이 있고, 전문분야는 사무실임대차/빌딩매매/상가임대차 등을 하는 컨설팅 회사 대표입니다. 그다지 큰 회사는 아니지만 실속은 조금 있는(^^;) 회사입니다.

오는 7월이 되면 그 땐 죽전에 33평 아파트와 삼성역 인근 오피스텔 상가에 제 이름으로 등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땐 사무실도 2개가 됩니다. 지금 사무실과 오피스텔 상가에 신규 오픈하게 되는 부동산 사무실 말입니다.

 (절대 자랑하려고 이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저도 2년 전엔 가진 게 별로 없었습니다.)

정신없이 2년을 달려오다 보니 어느 정도의 결실은 얻게 되었습니다.

 

사실 11월 하순에 본 카페에 글을 쓰다 날아가 버려서 시간이 흘러 버렸습니다.

처음에 들어온 사람들은 대부분 느낄 것 같은데요. 교주와 그 추종자들의 분위기, 죠수아님의 글에만 보이는 압도적인 조회건수(물론 프로 몇 분은 나름대로의 지지층을 가지고 계신 듯 했지만), 10-20대가 주요 회원으로 활동하는 칭찬 일변도의 느낌(다소의 비난과 지적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구요) 등이 사실 쉽게 적응이 안 되더군요. 하지만 그 이후 조슈아님의 게시판 글과 회원 전체를 대상으로 쓴 글들을 보면서 정말 괜찮은 카페라는 생각이 점점 커졌습니다.

 

제가 알라딘에 리뷰를 쓸 땐 책 소개에 있는 작가의 말에서 필(feel)을 받아 책을 사게 되었고, 읽으면서 정말 대단한 친구(동갑이니까. 속으론 뭔 생각을 못 합니까?)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여기저기서 참고한 내용이 일부 있었지만 기본적인 마인드와 표현은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했고, 생각과 사례를 든 것들이 대부분 제 생각과 일치하는 점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본 카페에 미력하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 기본적인 신상정보(위에 있는 자산내역, 업무 등. 물론 비웃으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죠. 짜식 별 것도 아니면서 뭐 이렇게요.)를 알려드리고 제가 아는 선에서, 제가 해온 선에서 전 이렇게 해 보니까 좋던데요.라고 편하게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해 온 몇 가지를 요약해서 말씀 드리면

 

1.       창업을 했습니다.

2.       영업 업무입니다. 부동산 관련.

3.       경제경영, 자기계발, 동기부여 서적을 많이 봤습니다.

4.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합니다.

5.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습니다. 물론 불필요한 곳엔 돈 잘 안 씁니다.

6.       드림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7.       과욕과 허세를 부리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8.       직원들이 돈을 많이 벌어야 저도 많이 번다는 win-win relationship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대략 이 정도인데요.

그다지 궁금해 하시는 분들도 없는데 구체적인 실천사례로 들어가기는 다소 민망해서 주저하고 있습니다.

꿈만 가지고 부자가 되기에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실천이 중요하고, '종자돈을 만들 수 있는 현업이 무엇인가'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십시오.

부자가 되고 싶다는 욕망에 책과 정보만 쫓아다니고 지금 하고 있는 사소한 실천에 자부심을 느끼는 자만과 착각 속에 살고 있지는 않은지요?

저는 내년이면 1단계 목표에 도달합니다. 3년마다 단계별 목표가 있습니다.

그 목표를, 꿈을 저는 이루고 싶습니다. 노력할 겁니다. 행동으로, 실천으로 말입니다.

아직도 갈 길은 멉니다. 아직도 굶주려 있습니다.

 

이 선한 부자 카페가 정신적인 부자, 마음만 부자가 아니라 뭔가 계기를 만들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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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MBC/천생연분

븐 스파게티를 해 먹고 배를 두드릴 즘 TV에서 황신혜가 나왔다. 요즘 그녀가 나오는 드라마는 전부 느끼하고도 실망스러웠지만 예전에 신데렐라(SBS로 기억하는데 이승연이 동생으로 나옴)에서 보여준 연기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절로 눈이 갈 수 밖에 없었다. 중간부터 봐서 처음 내용이야 어찌 되는지 모르겠지만 꼬고 얽히고 섥히는 관계들은 없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나 내가 혐오하는 뒤에서 일을 새끼처럼 꼬는 악녀(요조숙녀에 박한별같은)가 아직까지는 등장하지 않았다. (물론 그럴 가능성이 농후해 보이는 박탐희가 있긴 하지만)

용은 이러하다. 서른 여섯먹은 노처녀 황신혜. 직업은 항공사 승무원. 한때 받쳐주는 얼굴과 괜찮은 직업으로 남자 많았으나 현재로는 옛 영광이나 곱씹으며 살고 있다. 그러나 절대 성깔만큼은 죽지 않았으며 아무나 잡아 시집가겠다는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좀 사는 집안 자식인 그녀에게는 남동생이 있는데(권오중) 맨날 오락만 하는 서른살 백수고 그 친구는 은행원(안재욱)으로 집안사가 좀 복잡하다. 황신혜와 안재욱이 어찌어찌 해서 만나게 되고, 쪽팔리고는 못사는 황신혜는 승무원의 밤 파티에 파트너로 안재욱을 부른다. 불응하고 싶으나 자기 은행에 거액의 예금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의 예금을 다 뺀다고 협박하고 성질 지랄같은 동생에게 다 코바른다고(술김에 황신혜 한테 뽀뽀함. 이걸로 성희롱 고소도 한다고 역시 협박) 하는 황신혜 때문에 억지로 간다는 내용이다.

용은 뭐 별로 시덥잖다고 봐도 되겠다. 뻔하디 뻔한거시 서른여섯 노처녀 황신혜가 알고보니 서른 안재욱과 천생연분이더라 정도가 아니겠는가. 중간에 갈등구조라면 박탐희(쇼호스트. 황신혜와 친분있는 여자 피디가 근무하는 홈쇼핑에서 근무) 랄지 성질 더러운 동생(권오중) 정도가 등장 할 것이고 말이다.

럼에도 내가 이 드라마를 처음 본 순간 될성부른 나무구나(즉 재밌겠구나) 했던 것은 마치 제 옷을 찾아 입은듯 딱딱 맞는 역활을 꿰어찬 배우들 때문이었다. 황신혜야 이미 그 바닥서 있을만큼 있었으니 연기력은 당연히 받쳐준다. 그리고 알다시피 그녀는 미인이기 때문에 뻔한 캐릭터 보다는 좀 더 개성있는 역을 해야 지겹지가 않다. 이 드라마에서 황신혜는 도도한척도 고귀한척도 하지 않는다. 속물스런 구석도 적당히 있고 언제나 꿈에 사는 노처녀가 아닌 현실에 있을법한, 한때 잘나갔으나 어쩌다 보니 남자가 없어 그냥 결혼을 하지 않는 여자 캐릭터를 리얼하게 살리고 있다. 우리가 봐온 독신녀는 대부분 철딱서니가 없거나 (주로 주인공의 시집 안간 언니 캐릭터) 너무나 똑 부러지는 바람에 바늘하나 들어갈것 같지 않은 페미니스트거나(배종옥 캐릭터 같은) 둘 중 하나였다. 그러나 황신혜가 맡은 노처녀 캐릭터는 딱 그럴 수 있겠다 싶을 정도이다. 공주도 아니고 나 잘난 맛에 사는 여자도 아니다. 쪽팔리는거 싫어하고 남자가 헤어질때 '너만을 사랑했었다'고 하면 '지랄하네'라고 댓거리를 해 줄 줄도 안다.항공사 승무원이라는 그럴듯한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그거 하나로 세상 남자 다 후릴수 있다는 환상(요조숙녀 김희선)을 심어주지도 않는다. 약간의 푼수끼가 있긴 하지만 그건 노처녀라서가 아니라 그냥 그녀의 천성일 뿐이다.

음 안재욱. 나는 사실 저 남자를 좀 싫어한다. 여태 저 남자가 나온 드라마는 다 재미없었고 생긴것도 영 맘에 안들며 연기를 잘 한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 본적이 없다. 오로지 별은 내 가슴에 하나로 떠서 이날 이때까지 과대평가 되어온 연기자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르다. 능청스럽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남자를 아주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온갖 똥폼을 다 잡는 역활만 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딱이다. 그닥 카리스마도 없어 보이는데 카리스마 가득한 면을 요구하지 않는 이 드라마는 아마 안재욱의 연기 인생에 새로운 획을 긋지 않을까 싶다. 적어도 나처럼 그를 싫어하던 인간을 연기 하나로 다시 보게 했다면 가능성이 없는 얘긴 아니다. 돈도 없고 빽도 없고, 나름대로 지는 선수라고 생각하는데 알고보면 여자들이 지 머리위에 올라 앉아있는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고 있다. 여기서 더 오바하거나 갑자기 카리스마나 똥폼만 잡지 않는다면 환상의 캐스팅이라고 본다.

지막으로 다모에서 홀로 괴상한 말투를 구사했던 권오중. 그 역시 마스크도 되고 체격도 좋은데 순풍산부인과 외에는 별로 생각나는 역활을 맞지 못한 배우이다. 그런데 여기서 멀쩡한듯 보이지만 전혀 멀쩡하지 않은 백수역활을 맡아서 잘 해내고 있다. 누나인 황신혜를 아끼지만 실 생활에서는 갈굴 수 밖에 없는 아이러니를 절묘하게 표현해 내고 있으며 대사 치는것에 있어서도 어색함이 많이 줄었다. 아직은 조금 모자라는 구석을 보여주고 있지만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서면 권오중도 어느정도 자리 잡힌 연기를 보여주리라 기대가 된다.

.목 드라마 인데 어제는 31일날 방송을 못했는데 두개 연달아 해 주었었다. 이제 월화 대장금에 이은 수목 천생연분(제목은 맘에 안든다.) 을 보는 재미가 새로 생길것 같다. 아, 그리고 하나 유열(가수)은 대체 왜 나올까? 신성우, 이현우의 끔찍한 계보를 잇나보다.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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