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수, 화가에게 말 걸다
최병수.김진송 지음 / 현실문화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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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달라진 것이 없었다. 그런 그를 생각하면 내 머리가 복잡해지곤 했다. 그는 늘 단호하고 투명하고 거침없이 말하고, 민첩하고 정확하게 행동했지만, 내가 보기에, 그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은 늘 미심쩍고 모호하고 불안했다. 그는 거칠고 고집스럽고 직전적으로 말하고 안하무인에다 우격다짐으로 행동했지만, 내가 보기에, 세상은 그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조금 더 절묘하고 신중하고 합리적으로 돌아갔다. 때로는 그가 매우 어리석고 무지한 운동가처럼 보였으며 때로는 그가 매우 현명하고 영악스럽게 자신의 의지를 실현해 가는 투사처럼 보였다.
-14쪽

화가가 되기 전 그의 직업은 무려 열아홉 가지다. 중국집 배달원을 시작으로 전기공, 웨이터, 막노동꾼, 배관공, 목수 등등. 그가 그렇게 많은 직업을 전전했던 이유는 '탓'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장이 돈을 떼어먹거나 부당한 일을 시키거나 손님이 마음에 안 들거나 몸을 다치거나 하는 그런 탓이다. 그만큼 그가 먹고살기 위해 선택한 직업의 세계도 녹녹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한번도 자신이 잘못했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싸우고 대들고 말썽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것을 그가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었다.-32쪽

언제부터인가 누군가의 투쟁은 누군가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묻혀 버렸다. 생각하고 싶지 않을 만큼 끔찍한 무관심이 일상화되어 있다는 사실조차 아무도 알지 못한다. -81쪽

그런데 이제 와서 자꾸만 나는 최병수를 그가 서 있는 자리에서 끌어내리고 싶었다. 어느 누구보다 실천적 삶에 충실한 그의 손과 발을 꼼짝 못하게 묶어놓고 싶었다. 그에게 신념보다는 갈등을, 확신보다는 의문을, 실천보다는 사색을, 단호함보다는 주저함을 말하고 싶었다. 그것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그의 언어를 다듬어낼 수 있는 내면적 깊이를 그가 가져주기를 바라는 심정이었다. 물론 이건 나의 오만일 것이며 주제넘은 생각이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늘 그의 생각과 말과 행동이 이 사회에서 정당하게 요구할 수 있는 가치들과 정확히 일치하는 것이 불안했다. 그는 절대적으로 옳은 쪽으로 생각하고 사회적으로 올바른 방향으로 행동한다. 물론 그는 스스로를 '정당한' 이데올로그의 실천무기일 수 있지만 그 스스로 이데올로그가 될 수는 없다고 규정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수록 나는 그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이 사회적으로, 정치적으로 '올바른' 가치들과 완벽히 일치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그의 생각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왔다. 제발 너의 생각을 말해줘. 아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알아주지 않는 나를 답답해 하고 있을 것이다. -143-144쪽

신화적인 세계 속에서는 사물 혹은 동물은 인간과 항상 동등한 위치에 놓인다. 인간과 자연의 대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세계다. 우리들이 흔히 오해하듯이, 신화 속에서 곰이나 호랑이가 나타나는 것은 그 영물들이 오래전에 살았던 어느 부족이나 세력을 상징하기 때문이 아니다. 신화적 세계에서는 자연이나 동물들이 인간과 다름없이 말을 주고받거나 인간과 유사한 생각과 행동을 지니고 있거나 혹은 인간이 신과 엇비슷하게 변신하거나 신이 인간의 곁에서 더불어 살아간다. 그러나 그 세계가 인간 세계의 은유와 상징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인간과 곰이 동등한 입장에 있지 않는 세계 속에서는 신화가 창조되지 않는다. 다시 말하면 신화적 상상력은 사물과 현상에 대한 인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지적편견'이 가득한 곳에서는 자라지 않는다. 오늘날 신화가 창조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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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트루먼 카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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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진지한 대작을 쓸 생각을 하고 있어. 그 작품은 소설과 아주 똑같을 거야. 한 가지 다른 점만 빼면, 그 안에 적힌 모든 단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진실이라는거지."

하지만, 작품을 읽은 독자라면, 작품 속 모든 문장들이 그의 주장처럼 전적으로 진실인지에 대해서는 의심을 품을 수 밖에 없다. 트루먼 카포티는 수십, 수백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 하면서도 녹음기나 노트를 쓰지 않았고, 철저하게 기억에 의존해서 그들의 증언을 재구성했다. 하지만 다른 논픽션 작품처럼, 작품의 사실성이 기억의 불완전함으로 의심받는 것이 아니었다. 죽은 자의 속내, 본인조차도 언어로써 표현하지 못한 의식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묘사한 <인 콜드 블러드>는 사회적 진실을 구축하는 새로운 방식을 표현하고 있었다. 작품 내에서 작가는 문학의 고전적인 주제인 '진실이란 무엇인가'를 꾸준히 탐구해 나갔고, 그러한 탐구 아래 작품은 문학적 성취를 이뤄낸다. -529-5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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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교육 심리학
이용남 외 지음 / 학지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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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교육심리학> 과 서울대 김성일 교수의 <교육심리학 서설>과 더불어 가장 많이 팔리는 교육심리학 책 중 하나이다. <신교육 심리학>은 이용남, 강만철, 김계현, 방선욱, 송인섭, 이신동 등의 서울대, 숙명여대, 청주대, 동아대 등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수들이 모여 만든 책이다. 그들의 출신대학은 소개글에 나와있지 않아 알 수 없으나, 이 책은 서울대와 고려대 교수가 휘어잡고 있는 교육학계에서 지방대 교수들이 모여 만들었다는 점에서 또다른 의미가 있다. 앞서 소개한 두 책이 1996년에 출판된 책인데 비해 이 책은 1999년에 쓰여진 책이다. A4 사이즈 보다 훨씬 작은 사이즈로 되어있어 가지고 다니기 부담스럽지도 않다.

  내용면에서는 역시나 다른 교육심리학 책과 마찬가지롤 별 반 다를 바는 없어보이지만 좀더 핵심내용을 간결하게 소개한 측면이 있다. 공저자로 소개된 여러 교수들이 각각의 장을 맡아 썼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각장의 이어짐이 자연스럽지 않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지만,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또한 매 장마다 연습문제가 담겨있어 이를 토대로 배운 내용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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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서설
이성진 지음 / 교육과학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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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분야의 교재 중에서 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교육심리학>과 더불어 많이  쓰이는 교재 중 하나다. 고려대 출신 제자들은 임규혁 교수의 것을, 서울대 출신 제자들은 이성진 교수의 것을 사용하리라는 것은 추적해보지 않아도 뻔한 일.

  이 책은 여타 다른 교육심리학 교재와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교육심리학의 본질, 정의에서부터 연구법, 학습자의 지적발달과 특성, 환경, 행동주의, 인지주의, 수업이론, 수업과정, 동기유발, 평가 등등 담고 있는 내용은 다른 교육심리 교재와 다를 바 없다. 다만 어떻게 짜깁기를 해놨느냐 하는 점에서만 조금씩 차이를 보일 뿐. 결국 내용은 같다. 어느 교재가 더 낫다 덜 낫다 하는 점은 논하기 어렵다. 다 거기서 거기이고 다 괜찮게 쓰여졌기 때문. 두께과 판형도 비슷하고, 가격도 비슷하다. 학습자의 편의에 따라 이 책을 선택하든 임규혁의 <교육심리학>을 선택하든, 선택자의 마음이다.  두 책 중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하지는 않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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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심리학 (임규혁) - 학교학습 효과를 위한
임규혁 지음 / 학지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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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치열하게 순위다툼을 하고 있는 책 중 하나이다. 판매율은 나로서는 정확한 집계를 알 수 없으니 뭐라 말할 수 없으나 1,2,3위 다툼을 하고 있는 책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책이 그만큼의 가치를 지니는가 하는 점은 또 별개의 문제다. 부동의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질적인 측면에서도 베스트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문제다. 일단 판매율을 최고를 달리고 있다고 하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유지할 수 있는건  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제자들이 학계에 널리 퍼져있고, 그들 또한 강의교재로서 이 책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의 밑에서 배운 여러 제자들이 또 강의를 통해 그들의 제 3의 제자를 길러내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인 복종인지 비자발적인 복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발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선생이 된 제자가 이 책을 가장 낫다고 판단해서가 아닌, 스승에 대한 예의로서 이 책을 택한 것이라는 생각.

  1996년판이라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다. 10년전에 지은 책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면 최소한 10년 이란 세월의 변화를 반영해야 할 것일진대, 그렇지는 못한 듯 하다. 10년전 책이나 지금의 책이나 다를 바는 없다. 이 책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잘 썼다. 잘 썼지만 이 책 하나로 교육심리학계가 평정되는 것은 옳지 못한 현상이다. 다양한 좋은 교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재가 학계를 평정한다는 것은 어쨌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또한 이 책이 다른 심리학 교재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라는 결과는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교육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굳이 이 책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다른 좋은 교재들도 많고, 다른 교재들도 심지어 어느 단락은 조사 하나 조차도 똑같을 정도로 같다. 다른 교재들과 제목은 달리하고 있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어느 학계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전공서적의 판매율은 어느 대학의 교수에게서 나온 제자들이 얼마나 대학 강단에서 활동하고 있느냐를 반영한다. 제 1의 교수에서 제 2의 여러 교수들이 나오고,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대학생들에게서 또 제 3의 제자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강사들이 대학 강단을 주름잡고 있는 만큼 그들의 제자들이 사용하는 교재는 출신대학 교수의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질을 떠나 학계의 세력다툼(?)에 의해 편중된 교재 선택은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P.S. 이 책의 좋은 점 하나는 매 장이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연습문제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시 출제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해주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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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4-1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정말 잘 쓴 교재리뷰입니다.
저도 이 책 별로 안권하고 싶은데;;;

이잘코군 2006-04-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
네 교육심리학 책이 다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별반 다를 거 없는데 굳이 이걸 택할 이유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