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심리학 (임규혁) - 학교학습 효과를 위한
임규혁 지음 / 학지사 / 1996년 12월
평점 :
절판


 

 교육심리학 분야에서 치열하게 순위다툼을 하고 있는 책 중 하나이다. 판매율은 나로서는 정확한 집계를 알 수 없으니 뭐라 말할 수 없으나 1,2,3위 다툼을 하고 있는 책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이 책이 그만큼의 가치를 지니는가 하는 점은 또 별개의 문제다. 부동의 베스트셀러라고 하여 질적인 측면에서도 베스트라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다른 문제다. 일단 판매율을 최고를 달리고 있다고 하나, 질적인 측면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를 유지할 수 있는건  고려대 임규혁 교수의 제자들이 학계에 널리 퍼져있고, 그들 또한 강의교재로서 이 책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한 교수의 밑에서 배운 여러 제자들이 또 강의를 통해 그들의 제 3의 제자를 길러내고 있는 셈이다. 자발적인 복종인지 비자발적인 복종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자발적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그것은 이제 선생이 된 제자가 이 책을 가장 낫다고 판단해서가 아닌, 스승에 대한 예의로서 이 책을 택한 것이라는 생각.

  1996년판이라면 지금으로부터 10년전이다. 10년전에 지은 책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면 최소한 10년 이란 세월의 변화를 반영해야 할 것일진대, 그렇지는 못한 듯 하다. 10년전 책이나 지금의 책이나 다를 바는 없다. 이 책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잘 썼다. 잘 썼지만 이 책 하나로 교육심리학계가 평정되는 것은 옳지 못한 현상이다. 다양한 좋은 교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교재가 학계를 평정한다는 것은 어쨌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이다.

  또한 이 책이 다른 심리학 교재들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최고라는 결과는 잘못되었다는 생각이다. 교육심리학을 공부하기 위해 굳이 이 책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다른 좋은 교재들도 많고, 다른 교재들도 심지어 어느 단락은 조사 하나 조차도 똑같을 정도로 같다. 다른 교재들과 제목은 달리하고 있지만 내용은 거의 비슷하다.

 어느 학계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전공서적의 판매율은 어느 대학의 교수에게서 나온 제자들이 얼마나 대학 강단에서 활동하고 있느냐를 반영한다. 제 1의 교수에서 제 2의 여러 교수들이 나오고, 그들에게 가르침을 받는 대학생들에게서 또 제 3의 제자들이 나온다. 아무래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출신 강사들이 대학 강단을 주름잡고 있는 만큼 그들의 제자들이 사용하는 교재는 출신대학 교수의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질을 떠나 학계의 세력다툼(?)에 의해 편중된 교재 선택은 별로 바람직하지는 않다.

P.S. 이 책의 좋은 점 하나는 매 장이 끝날 때마다 연습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연습문제는 중간고사, 기말고사시 출제되는 문제를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게 해주며,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데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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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6-04-10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정말 잘 쓴 교재리뷰입니다.
저도 이 책 별로 안권하고 싶은데;;;

마늘빵 2006-04-1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감사합니다. ^^
네 교육심리학 책이 다 거기서 거기더라구요. 별반 다를 거 없는데 굳이 이걸 택할 이유는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