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줄라 - 몬태나 대학교 성폭행 사건과 사법 시스템에 관한 르포르타주
존 크라카우어 지음, 전미영 옮김 / 원더박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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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꽤 오랜 시간에 걸쳐 읽었다. 실제 미국에서 발생한 몬태나 대학교 내의 성폭력 사건을 다룬 르포르타주이다. 사건을 소설화하여 재현한 이 책 속에는 피해자가 어떤 일을 겪는지, 가해자가 어떻게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는지, 가해자의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피해자를 고립시키고 낙인찍는지, 주변 방관자들에 의해 가해자가 편안하게 살아가고, 피해자가 2차 가해를 받으면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수위 높은 강간 범죄뿐만 아니라 우리는 성희롱, 성추행 등을 포함한 성폭력에 대해 관대해서는 안 된다. 피해자는 바로 당신 또는 나일 수 있으며, 나의 아내나 여자친구, 여동생, 어머니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가해자의 행위가 아무런 제재나 비난을 받지 않고 시간이 흘러 주변 사람들에 의해 그가 ‘우리’의 범주로 돌아오게 될 때, 피해자는 더 고통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그것은 2차 가해이다. 방관자는 2차 가해자이다. 

때문에 우리는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 내가, 나와 가까운 사람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해서 남의 일처럼 언급하거나 별 거 아닌 사건처럼 취급하는 순간, 그 일이 내 일이 될 때,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일이 될 때, 나는 똑같이 주변 사람에게서 외면 받게 될 것이다.

조민기, 이윤택, 조재현 등 미투에 언급되는 많은 유명인들이 다정다감하고 선한 이미지로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실제로 그들은 연기한 것이 아닌, 주변 사람들에게 다정다감하고 선한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다정다감하고 선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이고 가해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그리고 그가 선한 사람이고, 다정다감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면, 그가 누군가에게 나쁜 사람이 된 그 행동과 말을 멈추도록 해야 한다. 

미투의 대상자들은 악인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이 그를 방관하거나 감쌀 때 그의 행위는 더 나빠진다. 때문에 지금, 당장, 그에게 그것은 나쁜 행동이니 멈추라고 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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