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기
장 필립 뚜생 지음, 이재룡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흰색바탕에 빠알간 색감으로 확 눈에 띄는 표지에 누구나 끌릴 법한 '사랑하기'라는 제목을 지니고 있는 이 책, 내가 뭘 읽은건가 싶을 정도의 멍함만 남겨준 채 마지막 장을 덮는다. 번역서 169페이지에 달하는 그리 길지 않은 소설 한편이 읽는 내내 너무나 불편했다. 어려운 소설은 아니다. 쉽게 책장을 넘길 수 있으나 뭘 읽는지는 모른다. 내용이 없다. 하나의 간단한 줄거리를 지닌 채 묘사와 묘사로 이어지는 글은 도통 나의 시신경을 자극하지 않는다. 머리로라도 읽어보려하지만 이도 쉽지 않다. 마음으로 읽는건 더더욱 어렵다. 번역의 잘못일까, 아니면 장 필립 뚜쟁의 소설이 나의 정서를 움직이지 못하는 것일까. 아마도 후자는 아닌 듯 하다. 성급한 일반화를 오류를 범함을 인정하고서 말하자면, 나 아닌 이미 이 책을 읽은 다른 누군가도 책을 읽고 난 뒤의 느낌의 나와 비슷한 듯 하니 말이다.

  사랑에 관한 소설이다. 그렇다. 하지만 사랑에 대한 어떤 느낌도 전달되지 않는다. <욕조><무슈><사진기><망설임> 등등의 책들이 큰 상을 받았고, 대중들에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하지만 - 일본에서는 길거리에 지나가는 그의 얼굴을 보고 사인을 부탁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 그에 대한 이러한 칭찬과 찬사는 나의 느낌과 너무나 괴리가 크다.

  원제 Faire l'amour (2002) 는 본래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는 잘 모르겠다. 역자에 의하면 노골적인 성적인 단어라고 하는데, 불어(맞나?)를 모르는 나로서는 그저 혹시 '섹스' '애무' 뭐 이런게 아닐까 추측만 해볼뿐. 궁금증만 증폭된다. 이 글을 보는 누군가가 원뜻을 알면 좀 알려주시길. 궁금해. 원뜻을 한글로 번역시 낯뜨겁기 때문에 '사랑하기'라고 되돌려 번역했다고 하는데 아이 궁금해.

  제목만 보고 이 책을 선택하시려는 분께는 별로 추천해주고 싶지 않은 책이다. 다른 좋은 사랑에 대한 소설들이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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