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대의 바람둥이 카사노바. 지아코모 카사노바라는 한 사람의 이름이 이제는 바람둥이의 대명사 '카사노바'로 불리우고 있다. 그는 요즘말로 '작업꾼'이다. 그러나 그다지 힘들이지 않고 여자를 꼬시는 고도의 기술을 지닌 작업꾼이다. 그가 직접 작업걸지 않은 여자들조차도 그를 사랑하게 되고, 그를 원하게 된다. 이 무슨 마법의 주문인고. 어찌 얼굴도 직접 대면하지 않은 처자가 이름만 알고 있는 외간 남자를 사랑할 수가 있단 말인가. 아무래도 영화이다보니 극적인 효과를 높이기 위해 그리했겠지만 그가 수많은 여성들의 정조를 유린하고 방탕한 생활을 했다는 것은 사실. 심지어는 바티칸 교황청에 127건의 소송이 제기 되어 그를 체포하라는 명령이 내려지기까지 했다.

* 왼쪽이 지아코모 카사노바. 사육제란 축제에는 음란하고 방탕한 행위가 눈감아졌다고 한다. 바로 그 축제에 참가한 카사노바, 그 옆의 행운 혹은 불행의 여인은 누구일꼬.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지만 유일하게 그를 거부한 여자가 있었으니 그녀가 바로 '프란체스카'. 외모로 치자면 그녀는 다른 여성들에 비해 순위권에서 밀려보이지만 번뜩이는 지적 능력으로 카사노바를 사로 잡는다. 다가가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다가가려하나니, 그를 원하는 수많은 여성들은 이제 재미없고, 그에게서 멀어지는 그녀에게 다가가고 싶다. 연인들읠 전통적인 게임 '나 잡아봐라'가 유치하지만 재밌는것은 바로 이런 묘한 심리의 자극에서 발단한 것이 아니겠는가. 나 잡아봐. 못 잡을 줄 알고. 이리와. 잡아봐. 잡으려 들면 멀어지고, 멀어지면 더 잡고싶고. 그렇다면 수많은 남정네들의 사랑을 받진 못했지만, 수많은 여성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지아코모 카사노바의 사랑을 받은 프란체스카는 그보다 한 수 위?
히스 레저와 시네나 밀러라는 두 배우의 조합이 볼 만 하다. 언뜻 의외다 싶은, 주교 역할을 맡은 제레미 아이언스도 그럭저럭 잘 어울린다. 히스 레저는 나와 같은 79년생으로 - 이런 부러운 녀석 - 카사노바 역할 이외에도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에니스 델마를, <그림형제>에서 제이크 그림을, <기사 윌리엄>에서 윌리엄을 열연했다. 현재 <브로크백 마운틴>에 함께 출연한 미섈 윌리엄스와 결혼해서 딸 아이를 두고 있다고 하는구나. 나도 결혼하고파. -_- 81년생의 시네나 밀러는 사실 잘 모르는 여자이지만, 주드 로의 다이아몬드 프로포즈를 받아 그와 연인이 된 행운(?)의 여자라고 한다. 피플지에서 코가 아름다운 여인으로 뽑히기도 했다고.
카사노바가 되는 법. 아름답고 감미로운 말들로 귓가에 속삭여라. 혹시 천국에서 떨어질 때 아프지는 않던가요. 아버님께서 하늘에서 별을 훔쳐 당신의 두 눈에 넣으신건 아닌가요. 오 그대를 바라보니 내 마음은 순간 당신의 눈 속에 푹 빠져버렸습니다, 등등의 멘트들. 괜찮았나? -_- 무엇보다 이 느끼한 멘트들을 자연스럽게 몸에 뵈도록 하는 것이 중요. 그리고는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아 내 것으로 만들고 내겐 그대뿐이노라 마지막 말을 떨구며 종지부를 찍는다. 난 카사노바가 아니므로 내 말을 믿진 말 것. -_-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