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꼬시고 버리고 꼬시고 버리고, 진정한 선수들의 작업장으로 안내한다. 나를 포함한 이 세상 젊은 청춘 남녀들에 있어서 연애에 관심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 관심의 정도에 차이는 있을지 몰라도 아예 관심이 없다면 그것은 정말 거짓말. 남자가 여자를 꼬시고, 여자가 남자를 꼬시는데는 나름의 비법이 있다. 그렇다고 내가 작업남은 아니고. -_- 있다는건 알잖아. 다들.

* 분위기 있게 전망 좋은 공간에서 오봇하게 차마시며 슬쩍 작업 들어가는 지원과 민준.

* 오 제대로인걸! 바로 이 장면, 그리고 이어지는 물쑈. 영화 광고 제대로 먹힌 장면이다. 손예진의 저 뇌쇠적인 눈빛과 몸짓. 촬영하는 스텝들은 온전히 바라볼 수 있었을까. -_-
영화속 민준(송일국)과 지원(손예진)은 자칭 타칭 작업남 작업녀. 내 손에 걸려든 놈년은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 뒤에서 차로 들이받고는 "엄머 엄머 죄송해요. 저기요... 옆에서 어떤차가 횡하고 지나가는 바람에" 라고 시작되는 지원의 멘트는 뒷통수 얻어맞고 따지러 다가온 남자를 살살 녹이고는 수리비는커녕 식사대접에 선물공세까지 이끌어낸다. 과연 고수일세. 민준 역시 이에 못지 않다. 작업 한번 살며시 들어갔다 하면 안넘어오는 여자가 없고, 왠만한 여자는 이제 시시하다. 그러나. 작업에도 기본은 있다. 일단 여자건 남자건 반반한 얼굴과 매끈한 몸매는 기본, 여기에 넉넉한 작업 자금도 필요. 기본 조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면 작업은 물 건너갔다. 그러나 작업남과 작업녀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혹 가끔 돌연변이로 얼굴도, 몸매도, 돈도 안되는 남과 녀가 작업에 성공할 때가 있는 데 이건 예외. 그 비법은 나도 몰라.
선수는 선수를 알아본다. 딱 마주친 그녀와 그. 대번에 상대를 알아보고 뒷조사 들어간다. 그동안 써먹었던 왠만한 작업 기술들은 여기에 먹히지 않는다. 오랫만에 짱구 좀 굴려야겠는걸. 나는 너를 원해, 그리고 너는 나를 원해, 다 안다. 알지만 상대가 내게 먼저 다가오도록 만드는 것이 작업의 묘미. 내가 먼저 숙이고 들어가면 재미없잖아. 그건 작업에서 지는 거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작업은 이보다 좀더 넓은 범위. 일단 내가 숙이건 상대가 숙이건 내 여자 내 남자 만들면 그만이지. 이건 하수. -_-
진정은 프로들의 세계. 제주도 와서 뱅기표 없다고, 통통배도 없다고 서로 뻥을 치고는, 호텔에 갔더니 방도 하나네. 게다가 침대도 더블로. 아주 딱인걸. 그러나 여건상 여인숙으로 향하고, 옆방에선 웬간 남녀의 신음소리가 아아아아. 둘다 마음 속엔 딴 생각 뿐이지, 작업은 안먹히지. 야 니가 먼저 나 좋다고 해. 싫어 니가 먼저 해, 소리 없이 오가는 대화들. 결국 같이 잠자리에 들 것을 이리도 시간을 오래 끌었단 말이야. 사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작업은 쉽게 넘어오면 재미 없다. -_- 내가 그렇다는게 아니고. 낚시를 걸면 바로 물고기가 떡밥 먹으면 재미없잖아. 낚시의 재미가 뭔데. 오랜 기다림 끝에 올라오는 월척 아니겠어? 그러니 두 남녀 오랜동안 시간끌며 돈부어가며 작업 할 맛 나겠다. 인내 끝에 오는 열매는 매우 달콤하나니. 하지만, 작업은 성공한 순간 그것으로 게임끝. 더 이상의 재미는 없다. 그러니 남자와 여자를 찾음에 있어 '작업'만이 존재한다면 그처럼 또 허무한 것도 없을 터이다. 작업 뒤에 '사랑'이 있다면 그건 하나의 즐거움 끝에 또다른 즐거움이 이어지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