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센조 나탈리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했던 영화. 캐나다 출신의 그는 원래 만화가 지망생이었으나 애니메이션 스토리 보드 작가로 일하던중 캐나다 필름 센터에 들어가 영화에 입문하게 되었다. <큐브>는 90분동안 펼쳐지는 정육면체의 방안에서 벌어지는 공포와 생존을 위한 다툼을 다루고 있다.



* 목걸이, 반지, 시계, 귀걸이 등등 장신구 하나 없이, 입고 있던 옷도 어디론가 사라지고 흰옷으로 갈아입은 채 깬 사람들. 이 무슨 황당한 일이. 정부기관의 짓인가, 외계인의 실험인가. 것도 아니라면 한 돈 많은 녀석의 장난질.



* 각 방에 새겨져있는 의문의  숫자를 풀어라.

  장르상 공포영화로 분류된다. 무시무시한 살인마나 괴물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우물이나 티비에서 긴머리 늘어뜨리고 귀신이 나오는 것도 아닌 이 단순한 영화가 공포로 분류되는 이유는, 정육면체라는 폐쇄된 공간이 주는 공포감, 그리고 출구를 알 수 없는 미로가 주는 공포감을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밖으로 나가는 출구의 존재여부조차 알 수 없이 어느 날 갑자기 갇혀버린 여섯 사람에겐 그 자체가 공포다.   언제 누가 자신을 여기에 데려왔는지조차 알 수 없는 그저 깨어나보니 이곳이었다는 여섯 사람들은 특이하게도 그 이력이 각각 다르다. 경찰, 재능있는 수학도, 자폐아, 의사, 탈옥수, 의문의 사내. 탈출구는 있다. 우리가 각각 다른 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이유다.

  공포는 아주 일상적인 것에서 시작된다. 물, 불, 어둠 그리고 폐쇄된 공간. 어린 시절 낮잠 자고 일어나니 엄마가 없었다. 시장에 간 것이다. 깜깜한 밤도 아니었고, 내가 이상한 곳에 떨어져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그 자체가 나에겐 공포였다. 현관문을 열려고 했으나 키가 닿지 않아 문고리를 돌릴 수 없었고, 닿더라도 어떻게 여는지 알 수 없었다. 아주 꼬마였을 때니까. 순수하게 폐쇄된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포보다는 엄마의 부재에서 오는 불안감에서 일어나는 공포라고 볼 수 있지만, 문이 잠겨있는 것도 나에겐 하나의 공포요인이었다. 결국 울며불며 현관문 앞에서 눈물을 뚝뚝흘리고 결국 잔뜩 토해놓고 현관문 주변을 엉망으로 만들어놨다. 공포는 일상 속에서 아주 순식간에 사소한 것에서 다가온다.

   정전으로 멈춰버린 깜깜한 엘리베이터 안의 공포는 공포영화에서 자주 써먹는 수법 중의 하나이다. 언젠가 또 중학교였는지 고등학교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미술실인가에 여러 여학생들이 한명의 여학생을 가둬놓고 집에 갔고, 갇힌 여학생은 다음날 발견되었지만 정신이상증세를 보였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둬놓는다는 것 그 자체로 안에 갇힌 사람은 불안을 느낀다. 큐브는 여기에 분자화학장치, 염산총, 꼬챙이 등의 함정까지 더해놓음으로써 폐쇄된 공간의 공포를 두배로 키워놓았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이동하자니 함정밭이고, 함정을 피해간다고 하더라도 출구가 있는지도 의문이고. 6명의 배우와 독립된 공간만이 90동안 스크린을 메우고 있는 돈 안드는 영화. 매우 단순하다. 하지만 지루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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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6-0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편만 보면 될꺼라고 생각되네요..그후 나온 속편들은 영....(절래절래)

월중가인 2006-06-05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는 하이퍼큐브도 재미있었는데요~ 반전을 위해 너무 꼰게 거슬리지만 이것도 재미있었어요//

마늘빵 2006-06-05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큐브가 2편까지 있죠? 흠. 2편을 굳이 찾아보고싶지는 않고 보게 된다면 한번 보고는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