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기원 - 인간의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서은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10
꿀벌은 꿀을 모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인간도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벌도 인간도 자연의 일부이며 이 자연 법칙의 유일한 주제는 생존이다. 꿀과 행복, 그 자체가 존재의 목적이 아니라 둘 다 생존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간단히 말해, 행복하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기 위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것이 인간이다.

17
사실 인간의 모든 경험은 뇌에서 만들어내는 마법과 같은 놀라운 ‘쇼’라고 할 수 있다. (…)
행복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용돈을 받고 즐거워할 때 느끼는 행복 역시 돈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사과의 빨간색처럼 행복감도 뇌에서 합성된 경험이다. 돈이라는 자극이 뇌의 특정 부위들을 흥분시켜 ‘좋다’는 일시적 경험을 합성해내는 것이다. 돈은 무조건 누구에게나 행복감을 일으키지 않는다. 색깔을 지각하는 것보다도 훨씬 더 복잡 미묘한 경험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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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경우, 추가적인 경제 발전이 더 높은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예일 대학 경제학자 로버트 레인 교수에 의하면 지난 50년간 미국의 평균 가계 소득은 약 2배로 증가했지만, 미국인 중 ‘매우 행복하다’는 답변을 한 사람은 1957년에는 53%, 2000년도에는 47%다. 그래프에서 선명하게 볼 수 있듯 미국 경제는 성장했지만, 행복 수준은 자로 그은 것처럼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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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하는 만큼 행복해지지도 불행해지지도 않는다."(라 루시프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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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미래에 무엇이 되기 위해 전력 질주한다. 이렇게 becoming에 눈을 두고 살지만, 정작 행복이 담겨 있는 곳은 being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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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감을 예측하는 가장 중요한 문화적 특성은 개인주의다. 소득 수준이 높은 북미나 유럽 국가들의 행복감이 높은 이유도, 사실은 상당 부분 돈 때문이 아니라 유복한 국가에서 피어나는 개인주의적 문화 덕분이다. 그래서 개인주의적 성향을 통계적으로 제거하면, 국가 소득과 행복의 관계가 거의 소멸된다. 즉, 개인주의는 국가의 경제 수준과 행복을 이어주는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한다.
역으로 이 접착제(개인주의)가 부족한 사회는 경제적 발전을 이룩해도 거기에 상응하는 행복감이 뒤따라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한국과 일본이 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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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타인 의식은 집단주의 문화의 행복감을 낮춘다. 행복의 중요 요건 중 하나는 내 삶의 주인이 타인이 아닌 자신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169-170
"행복해지려면 다른 사람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마라."(카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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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결핍이 나타나는 부분은 더 이상 ‘경제적인 부’의 측면이 아니다. 행복과 직결된 ‘사회적인 부’다. 양적으로는 인간관계가 과할 정도로 차고 넘친다. 저녁마다 각종 모임, 회의, 약속이 있지만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만남이 아니라 대부분 어떤 필요나 목적 때문에 만나는 자리다. 에너지를 얻기보다 빼앗기고 돌아오는 만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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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가치나 이상, 혹은 도덕적 지침이 아니다. 그리고 쾌락적 즐거움이 그 중심에 있다. 쾌락이 행복의 전부는 아니지만, 이것을 뒷전에 두고 행복을 논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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