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감옥 올 에이지 클래식
미하엘 엔데 지음, 이병서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자유의 감옥> 리뷰를 쓰려고 컴퓨터를 오늘 세번째 켜고 있다. 켤 때 마다, 쓸 때 마다 이놈의 노트북이 벅벅 예고도 없이 전원이 꺼지는 바람에 미치고 환장하지만, 이제 이런 것도 적응 됐다. 그냥 응 꺼졌구나 그래 그래. 다시 켜면 되지. 괜찮아. 자식. 많이 열받았나보네. 근데 오늘 너 별로 쓰지도 않았는데 열받고 그러니 속으로 그렇게 달래며, 다시 전원을 켜고 또 켜고 그런다. 날리면 어떠니. 아까 그 글이 그대로 나오진 않겠지만 뭐 내가 언제 대단한 글이나 썼니. 그냥 허접하게 다시 쓰면 되지. 이번 또 꺼지면 가만 안둔다아아.

  환타지. 환타지. 환타지. <자유의 감옥>은 환타지 소설이다. 그러나 중고딩들이 교실에서 몰래 몰래 훔쳐보는 그런 환타지가 아니라 약간은 고급스런 환타지라고나 할까. 뭐가 고급이고 뭐가 저급인지 따지는게 참 우습긴 하지만 말야.

  내가 지금껏 읽은 환타지 소설은 <꿈꾸는 책들의 도시>가 전부였다. 흠. 문제있나? 너무 편식했나. 편식이라고 할만큼 다른 분야의 책들을 열심히 읽은 것도 아니니, 이것 찍접 저것 찍접 했달 밖에. 드라마 삼순이가 지난해 시상식을 화려하게 휩쓸어버리고, 약 한달이 못지났다. 삼순이 때문에 뜬 책이 바로 <모모>라는 환타지 소설인데, 이 책이 아마 <자유의 감옥>의 저자와 같다고 하지? 미하엘 엔데. 1995년 그가 세상을 떠난지 10년이란 세월이  흘렀고, 출판사들은 그의 사망 10주기를 기념하여 작품 복간에 들어갔다. '독일 문학의 마지막 낭만주의자'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미하엘 엔데.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 <모모>를 보기 전에 <자유의 감옥>을 접해 순서가 뒤바뀐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지만 일단 읽었으니 어쩌랴. 아마도 <모모>가 더 재밌고 쉬운 모양인데, <자유의 감옥>은 너무나 어렵고 좀 지루하고, 결과적으로 재미 없었다. 미안하게도.

  <자유의 감옥>안에는 여덟개의 각기 다른 작품들이 숨어있다. '긴 여행의 목표' '보로메오 콜미의 통로' '교외의 집' '조금 작지만 괜찮아' '미스라임의 동굴' '여행가 막스 무토의 비망록' '자유의 감옥' '길잡이의 전설' 이렇게 여덟개. 많은 이들이 이 책을 보았고, 그의 기발한 상상력과 무궁무진한 아이디어에 찬사를 보내는 반면, 나를 포함한 일부 몇몇 사람들은 재미없어, 지루해 라는 반응으로 일관. 아니 도대체 머리 속에서 어디에 이상이 있길래 많은 이들의 감상과 나의 감상이 다른 거지? 흠. 내가 아직 환타지 입문자이기 때문인가. 나도 인정한다. 미하엘 엔데의 그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 끊임없이 뽑아져나오는 아이디어. 좋아 인정해. 그런데 재미는 없어. 이야기가 너무 어려워. 혹자는 철학적인 환타지라고도 하는데. 음 맞다. 철학적이다. 그가 이 짧은 환타지를 통해 이야기하려고 하는 바가 분명히 있고 그것은 비판이기도 하며 교훈이기도 하다. 동화 같은 이야기 속에 그런 의도들을 숨겨놓았다는 점에서 분명 가볍게 볼 수 없고, 철학적이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어쩌냐고. 난 재미가 없다고.

  굳이 재밌는 작품을 골라보라면 '긴 여행의 목표' 와 '교외의 집'이 괜찮았다. '긴 여행의 목표'에 등장하는 순식간에 갑부가 되어버린 부도덕한 싸가지 없는 녀석이 과연 어떤 행동을 할까 궁금증을 가지며 읽었고, '교외의 집'에서는 공간을 차지 하지 않는 집이란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이를 풀어가는 과정이 괜찮았다. 어려워서 후딱 읽고 끝내야지 하는 마음으로 정말 후딱 읽어버렸지만, 전 국민이 본 그의 또다른 작품 <모모>는 좀 더 기대를 해봐야것다. 나에게 재미를 선사해줘. 보니깐 초등학교 5학년 이상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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