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언제적 보고 이제서야 그 감상을 올리고 앉았느냐. 정말. 언제 내가 이 영화를 봤더라? 이거 가을에 개봉하지 않았나? 춥지 않았을 때였는데. 아니 근데 2005년이 다 끝나가는 이 마당에 이제서야 감상을 올리고 있어. 사실 그 때의 그 감동 다 잊었다. 내 마음에서 사라졌다. 아 다시 끄집어내려니 힘들다. 그래서 감상이라는건 감동을 받은 그 순간, 써내려나가야하는 것이다. 그게 진짜 감상이야. 지금 이렇게 뒤늦게서야 본 영화에 대해 기록 좀 남겨보겠다고 끄적이는 이거. 에이~ 이건 감상이 아니다. 그래도. 그래도. 조금이라도 끄집어내보자.

  아 날짜를 보니 10월 7일에 개봉했단다. 그때 새드무브랑 머시기랑 한창 주가를 올릴 때였는데 보고 싶던 새드무비도 못보고.

  이 영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은 네 개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옴니버스 형식으로. 대표적인 옴니버스 형식의 사랑 영화가 <러브 액츄얼리>가 있는데, 이건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다시 보고 싶은 영화 일 순위에 들어간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이하 '내 생애')도 그와 같은 형식을 빌려 결국 하나의 감동으로 묶어내려 한 듯 한데, 사실 거기까진 아니었다. 그리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가서인지 내 기대를 100% 충족시킨 영화는 아니었다. 엄정화, 임창정, 황정민  등의 스타들과 함께 한 이 영화는 출연진만 봐도 즐겁다. 임창정은 그닥 싫어하지도 좋아하지도 않는 배우인데 그가 나오는 영화들이 웃음을 선사하는 것은 사실이다. 엄정화와 황정민은 개인적으로 관심이 있어 지켜보고 있는 '관심배우'들이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최고의 출연진은 그들 셋 다 아니었다. 탈렌트 주현과 오미희. 와 정말 다른 세개의 사랑보다 그 두 사람의 사랑의 장면이 나오기를 영화 보는내내 기다렸다. 극장빌딩 소유주이자 사장이지만 빌딩에 붙어있는 조그마한 카페를 운영하는 오미희를 향한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 정말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 저렇게 순박하고 아름다운 사랑이 있을까. 돈 많으면 뭐하니 자기 마음의 고백도 제대로 못하는데. 주현은 몇차례의 고백이 계획대로 딱딱 안떨어지자 안달난다. 도대체 내 마음을 아는 거니 모르는 거니. 나이들어서도 저렇게 아름다운 배우가 있을까 싶다. 오미희. 다시 주목하게 된 배우다.



* 가슴아프다. 우리 둘만 있으면 다 될 줄 알았는데. 아이를 가졌다. 근데 돈이 없다. 돈을 벌기 위해 거짓말하고 지하철에서 물건판다. 그런데 물건이 안팔리고 지하철 공익요원은 자꾸만 날 쫓아낸다. 슬프다. 삶이 이렇구나. 반대편에서 오면서 남편의 이런 모습을 보게 된 그녀. 울컥. 눈물이 나온다.

 

  "사랑에 제대로 미친 남녀들의 7일간의 기적같은 연애" 라는 문구에 걸맞게 일주일 사이에 이들에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위풍당당 페미니스트 여의사 엄정화와 전형적인 남성우월주의자이자 말보다 주먹이 먼저인, 하지만 마음만은 순박한 형사 황정민의 사랑 첫번째, 세상이 아무리 험악하고 살기 어려워도 우리 둘만의 사랑만으로 이겨나갈 수 있다라고 생각하는 두번째 커플, 교통사고 당한 꽃미남 가수와 그를 사랑해버린 예비수녀, 마지막으로 오드리 햅번을 사랑하는 구두쇠 극장사장 주현과 내가 곧 오드리오 라고 생각하는 오드리 오미희의 네번째 사랑. 이렇게 영화는 네 개의 각기 다른 색을 가지고 있는 사랑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어느 것이 아름다운 사랑이라 말하지 못한다. 사전에서 사랑이란 단어는 하나지만, 현실에서 사랑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 사랑은 다 비슷비슷하게 진행된다고 하지만, 아니다. 사랑은 너무나 다양하고 예측할 수 없어 사랑에 빠진 사람을 괴롭게 만든다. 괴롭지 않은 사람이 있다? 선수. 그러나 선수들이 하는 사랑도 매번 다를 수 밖에 없다. 또 그것이 사랑이 아닐 수도 있다.

 "사랑해" 라는 말 만큼이나 마음이 푸근하고 기쁘고 즐겁고 이전까지의 모든 안좋았던 기억들을 날려버릴 수 있는 단어가 있을까?

 "사랑해"

 함부로 내뱉어서도 안되는 말이지만, 너무 아껴서도 안되는 말이다. 이 단어를 내 입에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 그 순간, 나는 마법에 걸린다. 그리고 상대도 마법에 걸린다. 사랑은 너무나 다양하고 많다. 또 "사랑해"의 의미도 모두에게 다 다르다. 그러나 공통적인 것은 사랑을 하면 마법에 걸린다는 것이요, 누구도 그 마법에서 풀려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사실.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 사랑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