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구판절판


"저희 같은 직업에서는 좋은 문학과 나쁜 문학을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좋은 문학은 당대에 제대로 인정받기가 드물지요. 최고의 작가들은 가난하게 살다 죽습니다. 조악한 작가들이 돈을 벌지요. 항상 그래왔습니다. 다음 시대에 가서야 비로소 인정받을 작가의 재능이 저 같은 에이전트에게 무슨 상관이겠습니까? 그때쯤 가서는 저도 이미 죽어 없을 텐데요. 제게 필요한 것은 하찮더라도 상공을 거두는 작가들입니다." -117쪽

"상관없다! 중요한건 책이야! 사자! 사자! 나는 큰 바구니를 집어 들고 서가에서 책들을 마구 끄집어냈다. 제목이나 저자 이름은 물론, 가격이나 책의 상태를 볼 것도 가릴 것도 없이 하찮은 책들을 마구 쓸어 담았다. 비싼 초판본이건 값싼 덤핑 책들이건 나한테는 제기랄, 상관없었다. 그 책들이 내게 흥미 있는 분야든 아니든, 그것들을 구입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든 없든 상관없었다. 책들을 갖고 싶은 억제할 수 없는 뜨거운 갈증이 나를 사로잡아 오직 한 가지만 나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바로 책을 사는 것, 사는 것, 사는 것이었다."-206쪽

"정말이지, 대체 누가 이런 어리석기 짝이 없는 것들을 사들였단 말인가? 설마 내가?
나는 책더미 속을 마구 헤치면서 제목을 하나씩 읽어갈수록 더 정신이 났고 더 절망적이 되었다. 나는 재미있는 책이나 가치있는 책이라고는 한 권도 사지 못하고, 그저 종이 쓰레기들과 싸구려 책들만 쓸어 모은 것이었다. 내가 갖고 있던 돈을 전부 기껏해야 모닥불 속에나 던져질 만한 책들을 사는 데 지출한 것이다."-208쪽

"정말 어렵군요! 이해가 안돼요."
"이것을 이해하는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골고가 말했다.
"그 이해 안될 목적으로 이 책을 쓴 것이니까요."
"그건 오만한 짓이라고 생각됩니다."
내가 말했다.
"책이란 읽기 위해 써야 한다고 봅니다."
"글쎄요!"
(골고와 나의 대화)-3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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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5-08-28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책인가 구경하고 왔더니 마이리뷰가 무려 49개나 되네요. 리뷰 평도 다들 좋구요. 잘 읽구 갑니다.^^

마늘빵 2005-08-28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이게 그 서평 때문에 문제가 되었던 책일 겁니다. 알라딘을 얼마전 시끄럽게 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