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 고양이의 일기 난 책읽기가 좋아
앤 파인 글, 베로니크 데스 그림, 햇살과 나무꾼 옮김 / 비룡소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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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 책 읽기 제 3탄. 이번 연구소 특강을 위해서 동화책은 열 권 넘게 봐야 할 거 같은데 흠흠 이걸 언제 다 본다? 그다지 길지 않은 탓에 금방금방 읽기는 하지만 난 내가 읽고 싶은 다른 책들도 산적해있단 말이야. 하지만 재미있다. 아이들 동화책을 읽는 재미란... 내가 어린아이가 된 듯 한 기분이다. (넌 원래 어려! 퍽)

 <킬러 고양이의 일기>에 나오는 고양이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그런 고양이와 다를 바가 없다. 쥐를 보고너, 새를 보거나, 병아리를 보거나 하면 어김없이 달려드는 천상 고양이. 이 고양이는 사람들이 자기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며 불평불만이다.

 어렸을 때 단독주택에 세들어 살던 우리집에는 병아리가 생겼었다. 엄마가 어디서 사오신 건데 라면 박스 같은 상자에 입도 안아프진 하루종일 삐약삐약 거리는 노오란 병아리들 때문에 집이 조용할 날이 없었다. 그래도 쬐그많고 이쁘장한 병아리를 보고 만지고 하면 기분이 좋아졌다. 보송보송한 털하며 귀여운 주둥아리까지. 요놈들이 우리집에 온지 3일째 되는 날. 너무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어 집밖에 계단에다 놨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이놈들이 사라졌다. 라면박스는 이미 뚜껑이 열려버린채로. 바로 고양이짓이었던 것이다. 집 근처에는 도둑고양이가 많았다. 거넘들 중 하나가 우리 이쁜 병아리들을 잡아먹은 것이다. ㅠ_ㅠ 너무해. 하긴 집밖에서 삐약거리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고양이가 어디있을까. 그 뒤로 우리는 병아리를 키우지 않았다.

  <킬러 고양이의 일기>에서는 병아리는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고양이는 집안에서 사람들이 기르던 새를 죽였고, 당연히 주인님 가족으로부터 원망을 들어야했다. "아휴 저 녀석이 또 일을 저질렀네" 하지만 고양이는 그게 뭐 잘못된 일이냐고 투덜투덜댄다. 고양이가 나중에 밖에서 죽어있는 쥐를 하나 물고 집안에 들어왔을 때, 사람들은 또 그랬다. "얘야 니가 고양이인건 알겠는데 제발 그런 짓 좀 하지마라" 내가 죽였나 뭐? 내가 안죽였다고요. 난 그냥 밖에 죽어있는 쥐를 물어들어와야될거 같아서 그랬다고요. 그러나 사람들은 내가 입에 쥐를 물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가 이 쥐를 죽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나중에 옆집 토끼를 물어왔을 때 난리가 났다. 난 죽어있는 토끼를 물어온건데 내가 또 토끼를 죽였다는 것이다. 주인님은 어떻게이 사실을 숨길지 고민하기 시작했고, 죽은 토끼를 목욕시켜서 몰래 한밤중에 옆집 토끼집에 놔두고 왔다. 쿨쿨 자고 있는 포즈로. 난 아무짓도 안했다고요.

  동화는 매우 짧다. 그러나 재미있다. 나를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들과 함께 부대껴 살아가는 고양이의 애환.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본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고양이의 관점과 사람들의 관점을 비교해보며 읽는 것도 재밌다.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의 차이. 이 동화는 초등학교 3-4학년 쯤에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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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05-08-04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하고 웃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