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바나 소년한길 동화 34
명창순 지음, 백남원 그림 / 한길사 / 2003년 12월
평점 :
절판


 

 동화는 어렵다. 어른들이 읽는 소설류보다 아이들이 읽는 동화는 더 어렵다. 최근 동화를 읽어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면서 마지못해 책장을 넘겨보지만 쉽게 읽히면서도 동화 속의 글 한줄 한줄이 그냥 쓰여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유명한 작가들도 나중에 나이를 먹고 원숙해지면 동화를 써볼까 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동화라는 장르는 함부로 손댈 것이 아니구나 싶다.

 <안녕 사바나>라는 동화는, 명창순이라는 - 그다지 알려진 작가는 아닌듯 하다 - 공주대 대학원에서 독서치료를 전공하고,  제 1회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을 수상한 작가의 첫 작품이다. 또한 건국대학교 창작동화상 수상을 안겨준 작품이 이 작품이기도 하다. 어떤 사람들이 동화를 쓰는 것일까? 동화작가로 이름을 내는 사람들 보면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소설가도 한번에 알려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닥 화려한 경력조차도 없다는 말이다. 삶을 편안하게 아름답게 순수하게 살면 동화를 쓸 수 있을까?

  <안녕 사바나>에서 사바나는 사바나 원숭이라는 종에서 따온 말이지만, 동물원을 탈출한 한 어린원숭이의 이름이기도 하다. 마땅히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원숭이에게 동화 속 남우는 '사바나'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 "안녕 사바나?"

  아버지와 어머니가 아닌 할머니와 둘이 사는 남우는 동물원을 탈출한 어린 원숭이 사바나의 마음을 이해한다. 원래 사바나 원숭이는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데 그곳에 어미를 두고 홀로 외딴 나라인 한국으로, 그것도 동물원으로 오게되면서 얼마나 슬펐을까. 어머니가 안계신 남우는  사바나를 이해한다. 그리고 사바나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어머니는 살아계시지만 남우는 어머니와 떨어져 살고 있고, 원숭이 사바나도 그러하다. 원숭이가 동물원을 탈출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남우는 "왜 원숭이가 탈출했을까?" 를 생각한다. 나중에 남우가  원숭이를 발견하고는 동물원에 데려가지 않고 자신의 집에 숨겨주는 것은 그 때문이다.

 어려서 부모님과 이별을 겪었고, 나중에 엄마와 다시 만났다. 보고싶지만 보고싶다 말하지 못하는 남우의 마음을 할머니는 알고 있었다. 할머니가 남우에게 먼저 엄마 이야기를 꺼낸 것은 처음이었다. "엄마 보고 싶니?" 라는 말에 남우는 눈물이 글썽. 이별과 만남 속에서 남우는 한층 성장하게 된다.

  정서가 메말라서인지 그닥 감동은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잘 짜여진 한편의 드라마였다. 마음 여린 아이들이 본다면 눈물 뚝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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