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주제는 뭘까. 뭘 말하려했고 뭘 표현하려고 한 것일까? 보는 내내 이런 의문을 가지며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봐야만 했다. 일단 본 영화는 끝을 봐야한다는 나의 영화신념(?)을 가지고.

 처음에는 웬 창녀와 순수총각의 사랑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화면은 서부영화로 넘어가 총질을 해대고 있다. 뭐냐? 타임머신이냐? 아닌데...? 창녀와 사랑을 나눴던 총각은 그녀를 범하려는 한 사내와 총을 마주 대고 있다. 그 사내는 이 총각의 어깨에, 이 총각은 그 사내를 겨누었으나 총질의 미숙함으로 창녀의 머리 정 중앙에 맞추고 말았으니. 이를 어찌하랴. 그러나 이 사실을 모른 채 살아온 총각. 자신이 그 사내를 죽였다고 생각하고 살고 있다.

 서부영화로 넘어와서 이 총각, 인디언들에게 발견돼 구사일생으로 숨통이 붙어있다. 보안관으로 변신~ 얏! 나는 이제 정의의 사나이! 어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보던 놈인데? 생각해보니 오호라 그때 그 사내놈이 늙어 돌아왔구나. 죽었는 줄 알았는데 살아있네. 이 사내에게 풍기는 카리스마에 기가 눌려버린 우리 정의의 보안관. 이렇게 당하고만 있을수는 없다. 인디언에게 가서 신통력을 가르쳐달라는데...

 이제 영화는 주술영화로 바뀐다. 인디언들에 의한 신통력과 SF환상영화의 조화? 도대체 감독은 얼마나 많은 것들을 하나의 영화 속에 담으려 했던 것이더냐. 시도는 좋았으나 조화를 이루지 못했고 완성도는 팍팍 떨어지누나. 이  순간부터 영화는 내내 명상영화, SF환상영화, 주술영화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내내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요상한 음악과 함께 화면을 가득채운 컴퓨터 바탕화면의 4차원적인 알 수 없는 영혼의 통로(?)들.

 실망이다. 괜히 봤구나. 오랜 피곤을 없애려 잠시 쇼파에 누워 티비를 튼 것이 화근이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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