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초콜렛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5
라우라 에스퀴벨 지음, 박경범 옮김 / 울림사 / 2001년 4월
구판절판


"바라건대 로사우라의 입을 재가 되도록 태울 수 있다면, 그래서 그런 더럽고, 두렵고, 불쾌하고, 혐오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말을 꺼내지 못하게 하고, 그 말을 삼켜 썩을 때까지 담아두도록 하면 좋을 텐데. 언니가 그런 지독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는 것을 막을 수는 없을까. 그녀는 가장 행복해 해야 할 이런 시간에 왜 그렇게 불쾌한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야만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리고 왜 이렇게 신경이 날카로운 지도..."-151쪽

"얼마나 좋은 열매를 사용하는가. 몇 가지 다른 종의 초콜렛 열매를 섞는가. 그리고 얼마동안 볶는가 하는 것이다.
열매는 기름이 배어나오려 할 때까지 볶는다. 그 전에 불에서 내려 놓으면 색도 변하고 모양도 없는 데다 소화도 안 되는 초콜렛이 될 것이다. 반대로 너무 오래 불 위에 놓으면 열매가 거의 타서 쓰디쓴 초콜렛이 만들어진다."-163쪽

"차라리 이 몸이
들판에 흩날리는 씨앗이었다면
아이를 낳고 그게 누구의 자식이고
그것이 관습에 어떻게 어긋낫는지
구속되지 않아도 좋으련만
인간은 왜 이다지 자연의 원리인 생식과 번식에
하고 많은 금기와 법도를 제정했는지
생명 가진 것의 가장 큰 행복인 사랑마저도
이토록 고통스럽게 만드는 것이 인간 사회라면
인간이 들판의 씨앗보다
행복하다 할 것이 무엇인가."
-182쪽

그것이 타기 시작하자 그녀는 티타에게서 몸을 떼고 상냥하게 말했다.
"잠깐, 저걸 불에서 내려놓자. 그리고 나서 다시 울어. 알았니?"
티타는 그 순간 쓴웃음이 나왔다. 자기의 절실한 고민보다도 후식이 어떻게 될까 걱정하고 있으니. 하지만 그것은 헤르트루디가 동생의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탓이니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더군다나 그녀는 후식을 너무도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었다. -185쪽

숨이 끊어지자 칼을 꺼내 그의 고환을 잘라냈다.
"총으로 간단히 해치우지 않고 왜 그렇게 잔인하게 죽였소?"
헤르트루디가 물었다.
"나는 복수를 한 것입니다."
"복수라니?"
"몇 해 전에 사타구니에 거미모양의 검은 반점을 가진 자가 어머니와 누이를 강간했지요. 누이는 죽기 전에 그 사실을 말했지요."
"그렇다고 그 강간범이 이 자라고 할 수는 없을텐데."
"아무튼 나는 어머니와 누이의 강간범을 잡아죽인 증표를 얻었습니다. 이제 우리 가족의 명예를 회복하게 되었습니다."
-191쪽

"옛 적에 연금술이라는 것을 사람들이 연구하던 때가 있었지요.
귀중한 금을 다른 물질을 서로 섞어서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금은 다른 것을 섞어서 만들수는 없었어요.
왜냐면 금은 그 이상 다른 것으로 분해될 수 없고 다른 것으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 그 자체로서의 물질, 즉 원소이기 때문이었지요.
사랑도 역시 그와 마찬가지입니다. 사랑은 하나의 원소로서
다른 여타 감정으로부타 합성해 낼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우정과 성욕을 섞어 사랑을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은과 구리를 섞어 금을 만들려는 것과 같은 일이었지요."
-2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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