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사회 - 왜 일자리가 사라지고 실업이 넘쳐나는 세상이 되었을까
피터 카펠리 지음, 김인수 옮김 / 레인메이커 / 2013년 11월
품절


사실 빈자리를 채워야 한다는 압박감은 재정적 측면이나 산술적 계산이 아니라 인적 자원이라는 측면에서 가해진다. 예를 들어, 과로를 해서 진이 빠진 직원이나 진행 중인 새 프로젝트를 급하게 밀어붙이는 운영 관리자가 원인이라는 뜻이다. 그러는 사이, 비용 관리에 주력하는 조직에서는 채용으로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에 직원 채용에 부정적 선입견을 갖는다.
홈데포에서 부품을 구입하는 것과 현실에서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의 가장 중요한 차이는 기계 부품과 달리 자격 요건에 완벽하게 들어맞는 지원자가 없다는 사실이다. 표현을 달리하자면, 같은 업무라도 정해진 한 가지 방식만이 아닌 여러 방식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35-36쪽

남들보다 낮은 가격을 받아들이면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은 커지지만 결국 시장 가격보다 낮은 금액에 자신을 옭아매는 꼴이 된다. 하지만 연봉을 높게 부르면 소프트웨어가 자신을 경쟁 자체에서 배제시킨다는 사실을 지원자들도 알고 있다. 정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108쪽

공석을 그대로 두면 직원을 채용할 때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물론 자격 미달인 사람을 피하고 유능한 지원자를 찾아내는 일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지만 그렇다고 빈자리를 그냥 둬도 손해 볼 일은 전혀 없다는 말은 농담이더라도 하지 말자. 빈자리를 채우지 않아 돈을 잃느니 그 돈으로 차라리 직원을 채용해 훈련과 업무 적응 시간에 투자하면 일도 시키고 동시에 돈도 벌 수 있다. 조직에서 공석을 그대로 두는 데 발생하는 비용도 계산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사업이나 경제 감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할 수 있단 말인가?
-125쪽

이론적으로 보면 기업은 늘 기업의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업계에 몸담고 살아온 사람들은 비즈니스란 실제 사람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인간인데다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점점 눌리고 있다. 계속 외부 인력을 고용하기보다 사내 교육 훈련을 시키는 것이 더 나은지, 완벽하지 않은 지원자라도 일단 채용해서 업무를 파악할 때까지 시간을 주는 편이 오히려 비용을 줄이는 길인지, 사람을 배제한 현재의 고용 과정이 해결하는 문제보다 일으키는 문제가 더 많은지 등을 정교하게 분석해 알려 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곳은 초대형 인적자원 조직 말고는 없다.
-143-144쪽

수십 년간 고용주들은 노동시간에 진출하는 인력의 문제점이 학업 성취도가 아니라 직업을 대하는 자세에 있다고 말해 왔으면서 이제 와서 막상 자기 직원으로는 학교를 갓 졸업한 사람이 아닌 경력 사원을 뽑고 싶어 한다. 학교에 모든 잘못을 뒤집어씌우던 그들의 주장은 어찌 된 건가?
오늘날 고용주는 기술을 키워 주는 사람이 아니라 단지 구매하고 소비하는 사람일 뿐이라고 여기는 풍토가 가장 만연한 나라가 미국이다. 기술적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영리 목적의 교육 훈련 산업이 가장 발달했는데도 필요한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개인이 거의 모든 비용을 지불하는 상황을 보면 그 말이 이해가 된다. 실제로 기술 관련 자격증의 50퍼센트를 영리단체가 제공하고 있다. 결국 혜택을 받는 사람은 개인이므로 개인이 알아서 돈을 지불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나올 수 있다.
-145-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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