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클베리 핀의 모험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
마크 트웨인 지음, 김욱동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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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클베리핀. 굳이 미국인이 아니더라도 이 이름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허클베리핀은 '모험'을 상징하는 인물의 일반명사가 되어버렸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모험을 상징하는 다른 문학서 <톰 소여의 모험>과 함께 언급되곤 한다. 실제 <허클베리핀의 모험>에는 톰 소여가 중심인물로서 등장하고 <톰 소여의 모험>에도 역시 허클베리핀이 그의 친한 친구로서 등장한다. 두 소설은 어느 하나만 따로 떼어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내용을 공유하고 있다.

 <허클베리핀의 모험>은 수많은 번역서들이 있다. 하지만 지금 언급하고 있는 1998년에 민음사에서 나온 이 번역서는 이전의 다른 번역서들과 달리 <허클베리핀의 모험> 완역판이라고 할 수 있다.

 1990년 가을 로스엔젤레스의 한 다락방에서 우연히 발견된 마크 트웨인의 친필원고. 이전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허클베리핀의 모험> 보다 100페이지 가량이 더 첨가되었으며 질적으로도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다. 그래서 그런지 민음사에서 번역한 이 책은 분량이 매우 두껍다. 해설을 빼고만도 600페이지에 달한다. 그래서 어쩌면 청소년추천도서로 소개되곤 하지만 어마어마한 분량으로 인해 쉽게 읽히는 내용과 상관없이 청소년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책인지도 모르겠다.

 작가 마크 트웨인은 어릴적부터 인쇄소 견습 식자공, 저널리스트, 수로 안내인, 출판업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미시시피 강 주변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작가의 어린 시절 경험의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소설뿐 아니라 <톰 소여의 모험>과 <미시시피강의 추억>에서도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소설을 썼으며 후에 이 세 소설을 일컬어 미시시피 3부작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장난꾸러기 허클베리핀이 주정뱅이 아버지로부터 벗어나 있을 무렵 만난 흑인노예 짐과 함께 겪는 모험담을 담고 있다. 소설은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쉴새없이 펼쳐지는 구조로 되어있으며, 각각의 에피소드들에서 그리고 소설 전체에서 작가는 자연과 문명을 대립시키고, 문명을 비판하는 구도를 취하고 있다.
 
 문명 사회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타락한 모습들을 아버지, 공작, 왕 등의 캐릭터들을 통해 보여주고 헉과 짐, 톰 소여는 이들을 조롱하는 대립되는 인물로 묘사된다. 헉, 짐, 톰이 다른 이들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조롱하는 형태를 취함으로써 작가는 재미를 부각시키려한 것으로 보인다. 철학자이자 비평가인 진중권씨가 어디선가 신랄한 비판보다는 웃음을 자아내는 조롱이 더 효과적인 비판 방법이라고 말했듯 마크 트웨인의 문명을 향한 조롱은 매우 유쾌하다.

 쉽고 재미있는 내용임에도 600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분량은 역시 내게도 부담스러웠고 이 책을 읽는데 이주가 넘는 시간이 걸렸다. 물론 그것은 시간의 부족과 여유없음, 게으름의 조합으로 인한 결과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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